▲ 문영인 제주농업기술센터 소장 제주의 농촌은 굉장히 특별하다. 자연, 문화, 사람 모든 것이 특별하게 엉켜있다. 사람을 보면 지역주민과 육지에서 이주해온 주민으로 나뉜다. 또 이주민들은 원래 제주에서 태어났으나 대도시에 살다가 되돌아온 사람, 대도시에 살다가 덜컥 제주로 내려온 사람으로 나뉘고, 그 외에 외국인들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일자리를 찾아 오기도 하고 국제결혼을 통하기도 하고 그저 제주가 좋아서 눌러붙은 이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사람들이 엉켜 있으니 문화 충돌도 엄청나다. 원래 제주만의 섬문화도 독특한데, 이런저런 문화가 섞여있으니 문화이민자라는 신조어도 나타났다. 또한 농업환경에 의하여 생산과 유통에 대한 관계도 엉켜있다. 생산적 측면에서는 관행농업과 친환경농업, 유통으로 보면 예전의 농업과 SNS시대의 농업이 공존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충돌도 빼뜨릴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아주 과거의 제주 돌담은 삶의 방편이었으나, 산업사회에서는 기계농업을 방해하는 걸림돌이었고, 지금 6차산업화의 관점에서는 지역의 삶과 정신이 담겨있는 인문학적 세계유산이다. 농촌의 자연, 문화, 사람 모든 것이 경계를 갖고 관계를 갖는다. 이런 제주농촌이 나아
▲ 문영인 제주농업기술센터 소장 지난 5월 9일은 「세계 공정 무역의 날」이였다. 공정무역이란 단어가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대부분 ‘그런날도 있었나’ 싶은 게 사실이다. 공정무역이란 왜곡된 무역시장에서 소비자의 것을 소비자에게, 생산자의 것을 생산자에게 공정하게 되돌려 주자는 활동이다. 보통 커피를 통해 공정무역을 설명한다. 커피는 세계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음료이고 석유 다음으로 많이 거래되는 무역량 2위의 농산물이다. 하지만 커피 생산국들은 대개 최빈국들이다. 다국적 기업과 매입상들이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5,000원짜리 커피를 한잔 마신다면 실제 커피농장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10~20원 내외라고 한다. 이것을 공정무역을 통하여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하여 중간이득을 낮추고 낮게 책정된 단가를 올려 제값을 지불하여 서로 상생하며 어린노동자의 착취를 막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공정여행이 화두이다. 관광이 단순관광 형태에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농촌생태관광으로 바뀌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관광을 지향하며 공정여행이 대두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행은 여행객이 여행지에서 쓰는 돈의 70~8
▲ 문영인 제주농업기술센터 소장 지난달 앙상한 가지 한 켠에 매화 꽃망울이 촘촘하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매화꽃이 흐드러져있다. 3월이 시작되어도 여전히 쌀쌀한 지금, 매화꽃을 보고 있으려니 그 올곧은 모습에 빠져들었던 옛 어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매화는 가난(貧)을 상징한다. 가난하지만 결코 초라하지 않는 기품 있는 지조와 절개를 동시에 상징한다. 사람의 영혼을 가장 맑게 해 주는 꽃이라고 말해 오기도 했다. 청렴결백한 청백리의 정신을 비유하는 꽃이기도 하다. 조선조 중기의 문신 상촌(象村) 신흠(申欽)이 지은 시에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는 구절이 있다. 아무리 불우한 환경 속에서 좌절을 맛보며 춥고 배고픈 시절을 보낸다 하여도 지조를 무너뜨리지 않고 군자의 덕과 선비의 올곧은 기품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다. 매화는 그리하여 매화를 한사(寒士)라고 비유해 말하기도 했다.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여 역경 속에서도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정신을 대변하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매화의 이미지는 고결한 정신의 맑은 기품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상징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