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세월은 흰 망아지가 문틈 사이로 휙 지나가는 순간과 같다. 백구과극(白駒過隙)이라는 옛 선인들의 말씀을 곱씹게 되는 요즘이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2년의 시간이 됐다. 취임하면서 두 가지에 역점을 두었다. 산적한 현안을 풀어내는 것, 그리고 변화된 환경에 맞는 JDC 미래비전을 세우는 것. 당시 사람들은 “예래단지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만류했다. 이미 법적 소송 절차가 진행되는데, 어떻게 협상이 가능하겠냐는 말이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한 번 부딪쳐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거절당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해외투자자와 만남을 시도했다. 칠전팔기 자세로 계속 두들겼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버자야그룹 탄스리 회장과의 만남이 마침내 성사됐다. 지성(至性)이면 감천(感天)이라는 진리를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탄스리 회장을 비롯해 버자야그룹과 29차례 만나면서 분쟁의 실마리들을 하나씩 풀어갔다. 급기야 작년 6월 버자야 그룹은 JDC만이 아니라 제주도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4조5천억 규모의 모
▲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휴일을 맞아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은 채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문득 집안일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향 밭을 찾았다. 한참 일하다 보니 어느덧 햇살이 뉘엿해졌다. 초여름 해질녘 햇살을 받고 반짝이는 풀과 나무 그리고 돌담들, 순간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잊어버리고 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망중한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동안일 뿐, 온갖 생각이 영화 속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6월 14일이 되면 JDC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난다. 막중한 부담감, 주위의 기대와 우려 속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숨 가쁘게 달려왔다. 마치 몇 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손에 확실히 잡히는 것은 아직 없다. 취임할 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이 대신 어깨를 짓누른다.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진다. 취임사에서 “제주도민과 제주도, 정부가 공감하고 환영할 수 있는 국제도시의 이상과 목표를 제시하고, JDC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지난 100일은 이러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체제를
▲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화수미제(火水未濟)’,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널 즈음에 그만 꼬리를 적시니 일의 마지막 단계에서 ‘완성이 아닌 작은 실수가 있는 미완성’으로 끝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주역의 괘다. 책장에 꽂아 두었던 신영복 선생의 책을 꺼내 흘낏 보다가 주역의 64괘 중 마지막 괘인 ‘화수미제’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게 됐다. 일의 마지막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반성적 의미의 일반적인 해석을 먼저 소개하고 있다. 이어 완성이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국면의 완성일 뿐 궁극적인 완성이란 있을 수 없다는 독법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주역에서 완성의 괘를 이 미완성 괘 앞에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세상에 완성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완성보다는 미완성이 보편적이다. 화수미제를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대입해 국제자유도시는 한 국면이 마감되고 새로운 시작이 연결되는 과정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 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도민의 합의를 거쳐 수립된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제주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