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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서 고로쇠나무·때죽나무 서로 엉겨 한 나무처럼 보여

 

너무도 사랑이 깊어서일까? 본디 한 몸이 아니었던 나무들이 서로 몸을 합쳤다. '연리지' 또는 '연리목'이라 불린다. 2006년 개봉, 제주의 우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연리지'를 통해서 더 잘 알려진 나무다.

 

제주시 5.16도로(용강동)  지경인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한라생태숲에서 그 '사랑나무'로 알려진 수령 100년의 자생 연리목(連理木)이 발견됐다.

 

한라생태숲 직원들이 지난 5일 숲 가꾸기 작업 중 '숫모르' 숲길에서 발견한 이 연리목은 지름 60㎝, 높이 8m의 고로쇠나무와 때죽나무가 지상에서 1.5m이상 살을 맞대어 엉겨 마치 한 나무처럼 보인다.

 

기이한 나무의 형태는 상서로운 기운을 느낄 만큼 오묘하고, 사람으로 비유하면 어깨동무하고 얼싸안은 모습이다. 마치 남녀의 애틋한 감정이 연상될 정도다. 도내에서 발견된 연리목 중 사랑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물론 우리 조상들은 연리나무가 나타나면 희귀하고 경사스러운 길조로 여겼다.

 

 

《후한서(後漢書)》 채옹전(蔡邕傳)에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후한 말의 문인인 채옹(蔡邕)은 효성이 지극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채옹은 어머니가 병으로 자리에 눕자 삼년 동안 옷을 벗지 못하고 간호해드렸다. 마지막에 병세가 악화되자 백일 동안이나 잠자리에 들지 않고 보살피다가 돌아가시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시묘(侍墓)살이를 했다. 그 후 옹의 방앞에 두 그루의 싹이 나더니 점점 자라서 가지가 서로 붙어 성장하더니 결(理)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한그루처럼 되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채옹의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리목은 옛 중국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사랑 노래인 장한가(長恨歌)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삼국사기와 고려사에도 연리나무에 관한 기록이 있다.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당현종과 양귀비의 뜨거운 사랑을 읊은 시 ‘장한가(長恨歌)’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
 

 

칠월칠일장생전(七月七日長生殿;7월 7일 장생전에서)
야반무인사어시(夜半無人私語時;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약속)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가 있건만)
차한면면무절기(此恨綿綿無絶期;이 한은 끝없이 계속되네.)

 

위 시의 비익조는 날개가 한쪽 뿐이어서 암컷과 수컷의 날개가 결합되어야만 날 수 있다는 새로서 연리지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해발 600∼900m에 조성한 한라생태숲(면적 58만8000여㎡)은 구상나무숲과 참꽃나무숲, 단풍나무숲 등 13개의 테마숲이 있다. 한라산 고지대, 1100고지 습지대, 능선에 서식하는 식물 등 129과 750종 28만8000여 그루의 식물이 자라 한라산 식생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한라생태숲은 연리목 주변에 꽝꽝나무를 심어 울타리를 만들어 아름다운 나무로 특별관리 하기로 했다. 또 탐방객 동선에 포함시켜 가족과 연인들의 사진 촬영 장소로 제공하기로 했다.

 

강병식 한라생태숲 소장은 "경이로운 자연의 현상이자 옛 선현들마저 길조로 본 나무이기에 생태숲으로선 경사로 보고 있다"며 "인간의 스토리를 담은 자연의 선물이란 의미를 잘 간직할 수 있도록 특별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연리는 두 몸이 한 몸이 된다 하여 흔히 남녀 간의 사랑에 비유된다. 나아가서 부모와 자식, 가족 사이, 친구 사이의 사랑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모든 사랑은 하나로 이어진 두 나무로 형상화된다. 나뭇가지가 서로 이어지면 연리지 連理枝,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 連理木이라고 한다.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에 소나무 연리지가 유명하며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의 소나무도 연리지로 알려져 있다.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에는 동백나무 연리지가 있으며 마을사람들에게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로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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