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굴 유해 발굴 30년을 맞아 제74주년 4·3추념식을 앞두고 다랑쉬굴 발굴이 4·3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미친 영향과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언론학회와 4·3평화재단, 제주4·3연구소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제주4·3어린이체험관 평화교육강당에서 '다랑쉬굴 발굴 30년, 성찰과 과제'를 주제로 4·3과 언론 특별세미나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1부에서는 1992년 발굴 당시 제민일보 4·3특별취재반 기자로 현장을 취재했던 김종민 4·3위원회 중앙위원이 '다랑쉬굴 발굴의 언론 보도와 진실 찾기'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송창우 제주교통방송 사장(전 제주MBC 기자)이 '다랑쉬굴 언론 보도가 4·3 진상규명 운동에 미친 영향', 박경훈 제주4·3평화재단 전시자문위원장이 '다랑쉬굴의 진상규명과 남겨진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2부 토론회에서는 허호준 한겨레신문 부국장의 사회로 박재현 KBS PD, 강철남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강민철 제주도 4·3지원과장 등이 토론한다.
김동만 제주언론학회장은 "다랑쉬굴 발굴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참상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며 굴은 방치돼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희생자 명예 회복과 추모비 건립, 다랑쉬굴 유적 보존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2년 다랑쉬굴에서 발굴된 11구의 시신은 4·3의 참화를 피해 숨어 있던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종달리 주민들이다. 이들은 1948년 12월 토벌대가 굴 입구에 지핀 불의 연기에 질식해 희생됐다. 이들 중에는 아이 1명과 여성 3명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유해발굴 후 희생자들의 주검은 무덤에 안장되지 못한 채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당시의 처참한 상황이 응축된 이 사건은 4·3의 참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돼 진상규명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