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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역 소멸할 수 있다[양재찬의 프리즘] 기초단체 39% 인구감소지역 지정
文 정부, 지방균형발전 공약 못 지켜 ... 정주 여건 · 안정적 일자리 확보해야
양재찬 대기자  |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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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27  10: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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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생색내기에 그쳤다. 사진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상주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9년 2월 21일 경북 상주시 공무원들이 ‘상복 차림’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인구 10만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성의 의미였다. 상주가 어떤 곳인가. 경상도 명칭이 경주와 상주에서 유래할 정도로 들 넓고 교통이 좋아 물산이 풍부하고 인구가 많았다. 

수도권 집중이 심해지기 전인 1965년 26만5000명이었던 상주시 인구는 2019년 2월 8일, 9만9986명으로 끝내 시와 군을 구분하는 마지노선 1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그로부터 2년 반이 경과한 2021년 9월 주민등록인구는 9만5788명. 그새 4198명이 더 줄었다. 결국 행정안전부가 지난 18일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검은색 상복까지 입었던 상주시 공무원들이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상주에서 아이를 낳거나 어린아이와 함께 이사 오는 가구에 출산육아지원금을 지급함은 물론 중·고·대학생 자녀에게는 학기당 학자금 20만원, 1년 동안 쓸 수 있는 쓰레기봉투를 제공했다. 다른 시군구에서 상주시 관내 기숙사로 전입 신고하는 고교ㆍ대학생에게는 학기당 30만원씩 기숙사비도 지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상주시를 포함해 89곳. 전국 228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39%에 이른다. 경북과 전남이 각각 16곳, 강원 12곳, 경남 11곳 등이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기고 빈집이 늘어나며 노인들이 대다수인 곳들이다. 농촌과 산촌, 어촌 등 군 지역만이 아니다. 부산과 대구 광역시의 5개구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에 청년 유출이 가세했다. 일자리가 부족하고 경제기반이 취약하니 사람이 떠나고, 인구가 줄어드니 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생색내기에 그쳤고, 수도권 집중은 심화됐다. 지역 소멸 위기는 한국고용정보원 등에서 몇년 전부터 제기해왔다. 정권 초기에는 허송세월하다가 임기를 6개월여 남긴 시점에 내놓은 이번 대책이 과연 통할까. 

매년 1조원씩 10년간 1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재정지원 방안도 안이하다. 정부가 2006 ~2020년 1~3차 저출산 고령화 기본계획 아래 225조원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1명 아래로 내려갔다. 

   

지역 소멸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청년인구 유출이다. 얼마 되지 않는 지역의 청년인구를 수도권이 빨아들이는 계기는 대학 입학과 취업이다. 이른바 명문대와 괜찮은 일자리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서다. 이 둘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분산시켜 지방을 젊은이들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혁신도시 사업을 추진했지만, 정치적 결정에 따라 계획이 바뀌어 공공기관과 공기업을 지자체 10곳에 분산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을 늘려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에 머물러선 곤란하다. 주거ㆍ보육ㆍ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정주 여건을 갖춰야 한다. 정부 부처가 이전한 세종시의 출산율이 전국 시도 중 가장 높고 평균 연령도 젊어 소멸 위험도가 낮다는 점은 안정적 일자리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디지털·정보기술(IT)ㆍ문화 콘텐츠 같은 산업이 지역에 자리 잡도록 조세ㆍ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고향 등 지방 이주를 유인하는 방안도 검토해보자. 은퇴자가 귀향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한 수도권 주택을 처분할 경우 양도소득세 감면을 확대해주면 지역 인구를 늘리는 한편 주택 매물이 증가해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설마’ 하며 대비를 소홀히 한 탓에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국토 균형발전을 구호로만 외쳤다가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역이 소멸할 수 있다.

인구 유출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는 지방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 등 수도권도 일자리가 한정돼 있는데 젊은이들이 몰리며 취업난이 가중된다. 집값이 뛰고 전·월세난도 심해진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심화라는 ‘국토의 두 번째 분단’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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