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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제주형 생활임금 … 민간부문은 그림의 떡내년도 준.공공부문만 적용 ... "개선 위해 노력 중이나 민간경영주 의지 중요"
도내 중소기업 77% 최저임금 인상률 '높다' ... 전문가.노동자는 긍정적
박지희 기자  |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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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25  14: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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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바리스타가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생활임금이 뭔가요? … 취지는 좋게 생각하는데 만약 제 직원이 요구하면 고용주 입장에서는 부담되긴 하죠.”

2년 전부터 제주시내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45)씨는 장사를 시작한 이후 '잘 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엎친 데 덮친 격 운영을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겹쳐 상황은 더 불안정해졌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사실 요즘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을 줄여야 할지, 아내와 둘이 가게를 운영하는 게 나은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제주형 생활임금이 소폭 인상됐다. 이를 두고 저임금 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입한 취지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적용대상이 아직까지 준·공공부문에만 한정돼 공공과 민간의 격차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17일 생활임금위원회를 열어 2022년도 생활임금 시급기준을 1만66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1만150원보다 510원(5.02%) 오른 것이다.

생활임금은 근로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가능하게 할 목적으로 최저임금이 보장하기 어려운 주거·교육·문화비 등을 고려한 비용이다.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책정하는 최저임금과 지역특성 등을 고려, 보완한 것이다.

제주도는 2017년부터 제주형 생활임금제도를 도입했다. 제주형 생활임금과 최저임금을 연도별로 보면 처음 시행된 ▲2017년 각각 8420원·6470원 ▲2018년 8900원·7530원 ▲2019년 9700원·8350원 ▲2020년 1만원·8590원 ▲2021년 1만150원·8720원 등이다. 차액은 1350원에서 1950원선이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생활임금은 제주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임금근로자들이 기본적인 소비지출에서 최소한의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면서 “새로 개발한 생활임금 산정모형을 적용, 생활임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의결했다”고 밝혔다.

   
▲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제주도내 일자리 유형과 시급이 적혀 있다. 특히 단기 아르바이트인 경우 대부분 최저임금인 8720원을 적용받고 있다.

◆다음해 준·공공부문까지만 ... 제주도 "민간 확대하려면 경영주 의지 중요"

내년도 제주 생활임금액은 정부가 정한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보다 1500원 높다. 이를 근로기준법 상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222만7940원이다. 수당과 상여금을 제외한 일반직 9급 공무원 8호봉(217만5400원)과 9호봉(225만1400원) 사이다.

그러나 생활임금을 적용받는 도내 노동자는 및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 등 기존 공공부문부터 민간위탁 소속 근로자 등 준공공부문까지만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적용대상이 민간까지 확대되지 않는 상태로 생활임금만 계속 인상된다면 ‘최저임금-생활임금’이라는 이중 임금구조로 공공과 민간의 격차만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민간까지 확대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벌여 지난해 제주형 생활임금 모델을 만들었다. 그러나 민간부문까지 확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민간기업 경영주들의 의지”라면서 “현재 민간기업 경영주들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말 조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저임금도 벅찬 자영업자 ... 민간확산 기대 무리였을까?

현재 도내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의 경우 대부분 최저임금인 8720원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최저임금을 감당하기도 벅찬 자영업자에게 자체적 생활임금 적용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오히려 임금인상이 구직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제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도내 중소기업 111곳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지역상공인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결과 2021년 최저임금 5.1% 인상률에 대해 ‘다소 높다 45.5%’, ‘매우 높다 31.8% 등 77.3%가 ‘높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 인상 대응방안에 대해선 ‘주 52시간제 연계한 근로시간 조정(25.7%)’과 ‘인력재배치 등 고용인원 조정(24%)이 제시됐다. 

최저임금 인상문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42.2%)'과 '세제혜택 등 임금보전지원(35.6%)'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최저임금 결정주기 변경(11.1%)', '최저임금산입 임금범위 확대(8.1%)' 순으로 나타났다. 

   
▲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노동자가 손님이 떠난 자리를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 전문가 및 노동자 "공공의 적절한 역할 ... 사회분위기 긍정적으로 조성해야"

그러나 전문가와 노동자는 생활임금제도 자체는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김도균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업종이나 지역 등 상황이 모두 달라서 쉽게 말할 순 없다”면서도 “생활임금제를 통해 임금하한선을 끌어올리는 것은 공공의 적절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노동시장은 이중노동시장이다. 최저임금도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시장 내 공공임금의 하한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다만 2~3년 전 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해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생활임금제가 민간으로 확산되더라도 속도조절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간부문에 재정을 지원,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고용인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장원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처장은 “"생활임금은 민간부문 확대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도가 재정을 확보해서 제주형 생활임금과 최저임금 차액의 일부분을 민간부문에 지원해주는 ‘인센티브’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부 사무처장은 또 “준.공공부문의 경우 도가 하청한 관공서에서 재하청을 할 수가 있다. 재하청기관 소속 노동자도 생활임금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역 평균임금은 전국 대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제주지역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은 307만3000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임금 396만8000원과 비교하면 89만5000원이 적다. 전국평균 임금의 77.5%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서울과 제주의 임금 차이는 무려 137만9000원에 달했다. 제주는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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