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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꼬리가 최후의 승자가 아닐 수도 있다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76)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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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07  09: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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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立身)하고 처세(處世)함에 있어 높은 곳에 서서 멀리 볼 수 없다면 먼지 속에서 옷에 묻은 먼지는 터는 것과 같고 흙탕물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어찌 남보다 뛰어날 수 있겠는가. 세상사의 사물을 처리하는 데에 여지를 남겨두지 않으면 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고 숫양 뿔로 울타리를 들이받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스스로 위험한 곳에 뛰어들어 자멸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어떻게 자신을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 안락하고 즐겁게 살 수 있겠는가.

“사람은 앞날을 고려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데 우환이 생긴다.” 라고 하지 않는가.

장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코앞에 근심이 생긴다.

총명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대할까? 부유하게 살고 있다면 부족할 때를 생각하지 않을까. 편안하게 살고 있다면 곤란할 때를 생각하지 않을까. 안전하다면 위급할 때를 생각하지 않을까. 주도면밀하고 신중하게 화가 미칠 때를 대비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현명하게 대처하여 위험에 빠지지 않게 되리라.

일하는 데에 있어 이익에 따라 함께 다가오는 손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해득실을 고루 살펴야 한다. 문제를 살피고 해결책을 내놓을 때에는 관점과 각도를 달리하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다방면에서 사고하는 것, 그것이 정확한 사유 방식이다.

   

옛 성현 장자(莊子)가 겪었던 경험은 거울로 삼을만하다. 어느 날, 장자는 사냥하다가 기이한 새를 발견하였다. 머리 위로 날아가더니 멀지 않는 나뭇가지에 앉았다.

“정말 기이한 새로구나! 저렇게 큰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날지 않고, 저렇게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냥꾼을 보지 못하는구나.”

장자가 밤나무 숲에 들어가 활을 당겨 새를 조준했는데 새는 나뭇가지에 있는 사마귀를 잡으려고 몰두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마귀는 작은 나뭇가지에 앉아 울고 있는 매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본 장자는 놀랐다.

“도대체 사냥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사냥당하는 것인가? 눈앞의 이익을 쫓아서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구나!”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그래서 장자는 새 사냥을 포기하고 밤나무 숲에서 나왔다. 그때 장자의 뒤편에서 숲을 지키는 사람이 나타나더니 밤을 훔치려 했다고 우겨대면서 한 바탕 치욕을 주었다.

『한시외전(韓詩外傳)』에도 유사한 이야기가 나온다.

초(楚) 장왕(莊王)은 대군을 동원하여 진(晉)나라를 공격하려고 독단적으로 결정하였다.

“이 일은 내가 이미 결정하였다. 다시 감시 간언하는 자는 죽음으로 다스리리라!”

이때 손숙이 용감하게 나서서 죽음을 무릅쓰고 간언하였다.

   

“신의 정원에 느릅나무가 있습니다. 그저께, 신이 느릅나무 위에 매미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침이슬을 마시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매미 뒤에는 사마귀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잡아먹으려는 태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마귀도 뒤에서 자기를 조준하고 있는 꾀꼬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닥쳐올 위험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진나라는 아직 쇠퇴하지 않았는데도 대왕께서 정벌하시겠다는 것이 어찌 그와 다름이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장왕은 이미 내린 명령을 거두어들였다.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평지가 보이지 않는 법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지 않던가.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 손숙오(孫叔敖, 약 BC630~BC593), 성(姓)은 미(芈), 위(蔿) 씨(氏), 이름은 오(敖), 자는 손숙(孙叔), 초(楚)나라 기사읍(期思邑)〔현 하남 신양(信陽)시 회빈(淮濱)현〕 사람이다. 춘추시기 초나라 영윤(令尹)으로 역사에 치수로 이름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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