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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뛰는 한국인] AI 개척...특징점 학습방식 연구UBC 이광무 교수, 로보틱스와 증강현실에 활용하는 3차원 비전 연구 중
한국과 스위스 연구실 운영 방식 다르나 장단점 있어
탄탄한 기초지식 위에 자신만의 무기 만드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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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02  11: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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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도전적 과제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키워나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 첫걸음이 인재 양성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때문에 해외 여러 곳에서 특히 미국 등 선진 국가에서 인공지능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인 연구자들을 발굴하고 탐색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또, 미래의 한국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들의 현재와 그 성과를 만나보는 건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활용 영역이 확대되면서 AI 분야의 접근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이 전문가의 영역인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다. 세계 AI 동향을 선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별도의 배경지식 없이도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코딩을 알지 못해도 다양한 용도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AI 툴을 공개한 바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분야의 진입 장벽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이광무 교수는 10년 이내에 누구나 AI 기술을 쉽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보편화가 머지않았다고 예측했다. 이 같은 전망을 고려해 이 교수는 AI 연구개발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인공지능과 융합할 수 있는 자신만의 특화 분야를 찾아 차별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I와 접목할 수 있는 자신만의 특화 분야를 발굴해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UBC 이광무 교수는 2020년부터 UBC 컴퓨터과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컴퓨터 비전 연구실 CAIDA ICICS에 소속되어 있다. 글로벌 학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이 교수는 AAAI와 ▶CVPR ▶ICCV ▶ECCV의 의장직을 수행 중이다. 또 CVPR 2023 조직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부에서 학사ㆍ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스위스 로잔 공대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보냈다. 한국과 스위스에서 수학한 경험에 비추어 이 교수는 두 연구실 간 운영 방식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에서는 팀별 미팅과 연구실 전체 미팅을 병행한 반면 스위스의 경우 1대1 미팅만 진행한 점이 다르다는 것. 또한 연구 논문을 작성하는 데 있어 한국은 교수의 피드백에 따라 학생이 보완하는 식이었다면 스위스는 교수가 직접 학생의 논문을 수정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 ICCV’21 논문 관련 연구(사진=이광무 교수 제공)

이광무 교수의 주요 연구 분야는 3차원 비전이다. 자신의 강점인 카메라 관련 선형 모델, 전통 컴퓨터 비전 처리법 및 렌더링 모델을 인공지능에 결합하는 ‘융합형’ 연구를 선보이고 있다. 주로 영상 또는 사진을 3차원으로 복원하고 이를 가공해 로보틱스와 증강현실 등에 활용한다. 

이광무 교수는 자신을 대표하는 연구로 특징점 학습 방식 ‘LIFT’를 손꼽았다. 해당 연구를 통해 전통적인 특징점 추출 방법을 AI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해 냈다. CVPR과 ECCV 등 각종 컴퓨터 비전 학회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관련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 연구라 애정이 간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광무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진=UBC 웹사이트, 이광무 교수 제공, 편집=박유빈 기자)

Q. 전기·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10살쯤 아버지께서 로봇 분야 박사 후 연구원을 하셨다. 당시 걷는 로봇이랑 로봇 팔을 보여주신 적이 있었는데 신기하기도 했고 많은 아이들이 그렇듯 로봇을 좋아하던 시기라 그날 일이 생생히 기억난다. 또 초등학생 때는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직접 만들어보고자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결국 게임 만들기에는 실패했지만, 컴퓨터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이 같은 유년 시절의 경험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로봇과 컴퓨터의 길을 걷게 된 듯하다.

Q. 컴퓨터 비전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안다. 이와 관련해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인가?

3차원 비전 분야를 주로 연구한다. 특히 영상 또는 사진으로부터 3차원 복원을 하는 데 쓰이는 주요 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 복원된 3차원 정보로부터 사진을 만들거나 복원된 물체에 대해 분석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은 로보틱스와 증강현실 등에 자주 활용한다.

3차원 비전 연구를 위해서는 딥러닝 기술을 많이 응용한다. 우리 그룹이 하는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전통적인 3차원 비전과 인공지능의 접목이다. 예를 들어 빛이 어떻게 카메라에 들어와서 이미지를 형성하는지와 같은 물리적인 현상에 관해 이미 잘 알려진 수식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수식 사이에 사람이 세운 가정을 AI가 데이터로부터 추출한 정보로 변환하는 연구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 이광무 교수 LIFT 연구(사진=이광무 교수 제공)

Q. 개인적으로 가장 좋게 평가하는 자신의 논문이나 연구가 있다면?

다 자식과 같은 연구들이라 하나만 선택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만 나의 연구 중 가장 유명한 연구는 ‘LIFT’라는 특징점 학습 방식이다. 전통적인 특징점 추출 방법을 인공지능 방식으로 대체해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다. 이전부터 참여했던 관련 연구들을 통합한 논문으로 이 연구 분야를 어느 정도 개척했다고 생각한다. 해당 연구는 ▲CVPR’15 ▲CVPR’16 ▲ECCV’16 ▲NeurIPS’18 ▲ICCV’19 등 다양한 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특징점 활용에 관한 연구들 또한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다. CVPR’18에서 딥러닝과 ‘Eight-point’ 알고리즘을 통해 특징점 유사성(Correspondence)을 후처리 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최근에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를 통해 비슷한 문제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관련 논문은 arXiv에 선공개 되었으며 곧 ICCV’21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Q.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스위스 EPFL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내신 것으로 안다. 한국과 해외에서 수학한 경험은 어떻게 다른지?

한국과 해외 모두 연구실마다 연구 환경과 방식 등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박사 과정은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 운이 좋아 한국과 스위스에서의 연구 경험이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국 연구실에서는 팀별 미팅과 연구실 전체 미팅을 병행하며 동료들과 활발히 협력 연구를 했고, 교수님께서도 즐겁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학회 논문을 작성할 때는 교수님께서 꼼꼼히 논문을 봐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나의 첫 ICCV 논문은 수많은 교정본이 존재한다. 지금 생각해도 수없이 수정본을 검토하고 세부 사항을 일일이 지적해주신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내가 소속되었던 스위스 연구실의 독특한 특징은 단체 미팅 없이 1대1 미팅만 존재했다는 것이다. 보통 1~2주에 한 번씩 지도교수와 만났고 다음 미팅 전까지 달성해야 할 연구 목표를 매번 설정했다. 일종의 연구 ‘과외’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스위스의 모든 연구실이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또 한국에서는 교수님이 피드백한 부분을 학생이 반영해 수정하는 것과 달리 스위스에서는 교수가 학생 논문의 많은 부분을 ‘직접’ 수정했다. 이에 따라 논문 서론에는 교수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문장이 거의 없었다. 박사 후 연구원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지도교수는 두 분이었는데 서로 계속 수정사항을 주고받았던 점이 재밌었다.

두 방식 다 일장일단이 있다. 한국에서 경험한 방식은 제가 직접 경험하고 배우는 부분이 많았다. 다만 학생과 교수 양쪽의 인내심이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정년보장을 받지 못한 교수의 입장에서는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학생의 습득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경우 연구 자체가 버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연구실의 방법은 학생의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학생이 자신의 연구 결과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법을 잘 배우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

   
▲ 이광무 교수 CVPR’18 연구(사진=이광무 교수 제공)

Q. AI 분야로 해외에 유학을 하고자 희망하는 이들을 위해 유학 준비 과정 및 생활에 대해 설명/조언한다면?

지금은 내가 유학을 했을 때랑 상황이 많이 다른 듯 보여서 어떤 조언을 해야 할지 조금 조심스럽다. 다만 학생을 뽑는 입장에서 볼 때, 요즘은 박사 유학을 하려면 논문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한국 학생들은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한국에 훌륭한 AI 연구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환경의 장점을 잘 활용해 학부 3~4학년 때부터 연구실에서 인턴을 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논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구실에서 연구 경험을 쌓고 이를 추천서 또는 다른 증빙 가능한 자료를 통해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학 생활에 관해 간단히 조언하자면 ‘아카데미아는 마라톤’이라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우울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논문 실적이 많으면 물론 좋겠지만 의외로 단기 스프린트로 끝나는 연구자들도 많고, 기다리다 보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꾸준히 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유학할 때 주변의 많은 사람이 우울감에 빠지는 것을 보았다. 박사과정 자체의 어려움도 있을 테고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를 될 때까지 붙잡고 시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주변에 잘하는 사람이 많아 자신과 비교하기도 한다. 비단 한국 학생뿐만 아니라 절반 이상의 박사 과정 학생들이 우울하게 지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꾸준히 연구하되 운동도 하고 정신 건강에도 유의하라고 꼭 당부하고 싶다.

Q. 머물고 있는 지역의 커뮤니티을 소개한다면? 다른 곳과는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을지?

벤쿠버는 살기 좋은 날씨가 큰 장점이다. 올해는 예외적으로 30도를 넘어가는 더위가 있었지만 대부분 28~29도를 웃돈다. 평소에는 여름에도 20~22도 정도로 많이 덥지 않고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주변에 한인들도 많이 살아서 한국 음식을 구하기도 쉽다. 스위스에서 살다가 캐나다로 오니 이런 부분이 좋았다.

또 지금 사는 곳은 바로 뒤에 숲이 있다. 공기가 좋아 산책하기도 좋고 당분간은 이 숲 때문이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을 듯하다.

   
▲ 이광무 교수 스포츠 영상 관련 연구(사진=이광무 교수 제공)

Q. 향후 10년 이내에 이 분야가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10년 뒤를 내다보기란 쉽지 않다. 10년 전을 돌아보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고,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도 지금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다만 이 같은 발전 속도에 비추어볼 때 10년 뒤에는 아마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대부분 사람이 일정 부분 개입해서 가르쳐야 하는 방식이다. 10년 뒤라면 인간의 개입 없이 데이터만으로 자가 개선되는 방법이 대세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AI가 ‘보편화’ 할 것이다. 요즘 비전문가가 인공지능 개발 툴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쉽게 얻는 것도 일종의 조짐이다. 사람들이 틱톡 필터를 사용하듯이 미래에는 누구든 간단한 AI 기술을 쉽게 다룰 수 있을 것이다.

Q. 본인의 주요 연구 분야에 대한 글로벌 동향은 어떤지? 미국, 중국, 한국 등 각 국가 상황을 비교한다면?

국가별로 연구 현황을 구분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대부분의 연구자가 모든 연구 코드를 공유하는 추세라 전통적인 의미의 ‘기술 격차’는 큰 의미가 없다. 연구의 프레젠테이션 품질(presentation quality)이나 윤리적인 측면에서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AI 강국 간 격차는 크지 않다고 본다. 그나마 있는 격차도 수년 내에 동등해질 것으로 추측한다.

다만 연구 리소스의 측면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경우 많은 연구 그룹이 자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국가 단위의 연산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비 시스템도 소수의 핵심 프로젝트 위주가 아닌 다양한 연구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딥러닝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연구 그룹 셋 중 둘이 캐나다 출신이다.

   
▲ 이광무 교수ㆍ힌튼 교수 공동 연구(사진=이광무 교수 제공)

Q. 한국의 AI 개발자 혹은 엔지니어들과 교류가 있는지? 혹시 있다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가길 희망하는지?

한국의 중앙대, 포항 공대 및 DGIST 교수님들과 계속 교류하고 있다. 앞으로도 같이 재밌는 연구를 많이 했으면 한다.

Q. AI 개발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개인적으로 인공지능’만’ 연구하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앞으로 AI는 점점 더 사용하기 쉬워질 것이고 사람의 손길이 덜 필요할 것이다. 프로그래밍이 쉬워진 과정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어떻게 수학적으로 표현하며 이를 AI에게 전달하느냐다.

결국 탄탄한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나의 경우 카메라 관련 선형 모델들, 전통 컴퓨터 비전 처리법 및 렌더링 모델이 강점인 것처럼 누가 더 특별한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지 않을까 싶다. [본사 제휴 Ai타임스=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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