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지난 7월 25일 자 조선일보의 ‘동서남해 해상풍력의 큰손, 맥쿼리가 한국 바다 노리는 까닭’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잘못된 기사의 내용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필자가 소장이었던 삼달풍력발전소가 운전되기 전까지 제주도는 1998년부터 약 10년간 겨우 약 50MW가 운전 중이었고, 모두 적자투성이였다. 2009년 삼달풍력발전소 준공 전까지는 적자가 나서 망한다는 우려가 깊었다. 풍력발전사업은 당연히 적자일 수밖에 없고 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무모한 것이라는 우려였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프로젝트 자체의 보증뿐만 아니라 추가 100%의 별도 담보물을 제공하는 등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 사업 추진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9년 9월 준공하고, 1년이 지난 2010년 10월 1년 후의 경영실적은 모두가 놀라워할 만큼 성과를 냈고 드디어 풍력발전의 상용화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제주는 약 300MW 이상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운전되고 있다. 

 

이것이 한국의 금융산업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후진금융산업은 ‘Low Risk Low Return’, 선진금융산업은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삼달풍력발전사업으로 Risk가 제거된 후 급격히 제주에 풍력발전사업이 추진돼온 것을 볼 수 있다. 육상풍력은 삼달풍력발전소를 기점으로 민간사업자가 투자해서 경제성을 확보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필자는 부유식해상풍력의 가능성을 보고 2012년부터 부단히 노력해왔다. 2017년부터 30여 개 투자사를 찾아다녔으나, 맥쿼리 캐피탈을 제외한 어느 투자사도 투자에 흥미를 보지 않았다.

 

2017년 7월 신문에서 영국의 국영투자펀드인 그린인베스트뱅크가 맥쿼리에 M&A 됐다는 기사를 읽었다. 직관적으로 내가 추진하는 해상풍력에 관심을 가질 투자사는 맥쿼리 밖에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나머지 투자사들에게 선진투자금융사인 맥쿼리로부터 투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해도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것이 한국금융산업의 현주소다.

 

투자에는 높은 위험이 존재하고, 이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투자금융사가 선진금융기술을 보유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민간투자회사가 지금까지 성공해 본 적이 없는 사업에 투자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사실은 2009년 삼달풍력발전소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미 익히 알고 있었다. “금융상품에는 특허가 없다”는 한탄이 금융권 직원의 입에서 나오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기술에는 특허라는 제도가 있고, 일정 기간 고유의 특별 권한을 유일하게 부여함으로써 산업사회가 발전해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누가 금융상품을 개발해 큰 이득을 봤다면 곧바로 복사해 고객에게 제공하면 되기 때문에 구태여 높은 리스크를 가질 필요가 없는 구조다. 이런 금융산업의 습성 때문에 론스타 등 많은 수업료를 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삼달풍력발전소는 당시 총공사비가 880억 원에 불과했지만, 맥쿼리가 투자하는 1.5GW 규모의 울산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은 총 투자 규모가 약 9조 원으로 또 다른 도전이다. 미래 비전으로 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이런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는 조직 문화가 부럽고, 그런 투자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투자가 성공한다면, 아마도 여의도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강남 아파트로 향하는 투자자금이 해상풍력에 투자의 기회를 만들 것이다. 그것은 곧 한국의 해상풍력발전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고, 이것이 선순환 구조를 이뤄 과거에 얽매이는 산업에서 탈피하는 기회를 만들 것이다. 또한 재생에너지산업이 필요충분하게 한국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본사 제휴 울산저널 = 장대현 장풍리뉴어블 대표]   

 

☞장대현은? =현대그룹에 입사, (주)지엠비의 기술상무를 거쳐 (주)한라파워 대표를 지냈다. 2005년 아시아 첫 해상풍력발전단지를 표방했던 삼무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초기 기술자문역이었다. 한신에너지(주)의 삼달풍력발전소장을 거쳐 현재 WPK(주)의 기술총괄 부사장, H-WIND의 기술부분 총괄본부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부유식 분과위원, 대한조선학회 VLFS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