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에서 소속 직원이 지난해에도 삼다수를 무단반출하려다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일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물류팀 소속 직원 1명이 지난해 3~4월 9차례에 걸쳐 삼다수 198팔레트를 빼돌린 사실이 확인됐다.
삼다수 1팔레트에는 2ℓ 기준 삼다수 570여개가 담겨있다. 낱개로 환산하면 8000만원 상당인 11만2800여개다.
대리급인 해당 직원은 배송지를 허위로 기재, 삼다수를 거래처가 아닌 경기도 지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공사는 이 직원을 지난해 10월 파면했다. 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특별업무보고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이날 삼다수 무단 방출이 장기간 오랫동안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제주개발공사 측에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추궁했다. 결국 김미정 제주개발공사 감사실장이 이에 대해 해당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날 의원들은 공사 측에 과거 유사 사례가 없는지 물으면서 시스템 마련을 요구했다.
조훈배 의원은 "중간 책임자부터 밑에 있는 직원까지 무려 여섯 사람이나 공모해서 삼다수를 무단반출했다”면서 "전에 이런 사건이 없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데 공사는 이 사건으로만 단정 짓고 무마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이에 대해 "아직 조사가 끝난 게 아니다. 1차 조사는 조치했고, 지속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그런 일을 묵히거나 축소할 생각이 없다. 반드시 일벌백계하고 유사사례가 없도록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머리를 조아리고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이며 시스템상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의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은 "제주개발공사는 일반인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는 조직”이라면서 "눈높이를 맞추려면 더 냉혹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제주 삼다수로 연간 수백억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국내 먹는 샘물 기업 1위 업체로서 선진적으로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이 일을 계기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특단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최근 삼다수 무단반출 사실을 확인, 관련 직원 6명을 업무상 횡령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개발공사가 자체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범행에 가담한 직원은 생산직 3명, 물류직 1명, 설비.자재 1명, 사회공헌팀 1명 등이다. 이 중에는 간부급(과장)도 있다.
이들은 파손품 등을 빼돌리거나 정상적으로 생산된 제품 중에서도 QR코드를 찍지 않고 일부를 남기는 수법 등을 통해 약 400만원 상당의 삼다수 6912병(2L)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