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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을 잡으려면 정곡을 찌르고 급소를 찔러야 한다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60)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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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18  13: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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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뱀은 머리에서 일곱 치 되는 곳을 쳐야 한다.”

뜻인즉 뱀을 잡자면 뱀의 머리를 치기보다 머리에서 일곱 치 떨어진 곳을 치면 더 치명적이라는 말이다.

또 다른 속담도 있다.

“백이면 백 사람 모두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

십인십색이다.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도 있고 외향적 성격을 가진 사람도 있다. 부드러운 성격을 지닌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강직한 성격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일반 규율로 얘기하자면 강직한 사람은 부드러운 사람에게 정복당하거나 이용당하기 쉽다.

커다란 돌 하나가 면화 덩어리에 떨어지면 면화가 가벼이 품는다. 강함으로 강함은 이기는 것은 양패구상하기 쉽다. ‘사량발천근’1보다 못하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기원전 201년, 유방(劉邦)이 중국 천하를 통일한 이듬해에 큰 공을 세운 무신 20여 명을 봉했다. 공을 세웠지만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밤낮으로 공을 다퉜다. 하루는 유방이 궁전의 높은 누대에 서 있었다. 대소 장수들이 궁중의 모래 위에 앉아 손짓몸짓하며 이러쿵저러쿵 격앙돼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는 장량(張良)에게 물었다.

“저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가?”

   

장량이 답했다.

“설마 폐하께서 아직까지도 모르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저들은 모반을 꾸미고 있습니다.”

유방이 물었다.

“지금 천하가 이미 태평케 됐는데 어째서 모반을 꾸민다는 말인가?”

장량이 말했다.

“폐하는 평민 신분으로 저들을 이끌고 천하를 평정하셨습니다. 지금 폐하는 고귀한 천자 자리에 앉아서 폐하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들에게 관직을 하사하셨습니다. 이전에 원한이 있는 자들은 모두 죽이셨습니다. 저들은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들은 폐하가 저들의 과오를 문제 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보전하지 못할까 두려워, 모여서 모반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유방이 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좋은가?”

장량이 답했다.

   

“가장 미운 장수가 누구입니까? 폐하께서 미워한다는 것을 대신들도 다 아는 장수에게 상을 내리십시오. 그러면 모두가 안심할 것입니다.”

유방은 장량의 말을 듣고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옹치(雍齒)에게 상을 내렸다. 그제야 장수들이 평온해졌다.

나중에 초왕(楚王) 한신(韓信)이 모반을 꾸민다는 고발이 들어왔다. 한고조가 여러 장수에게 계책을 물었다. 여러 장수가 말했다.

“마땅히 그 자를 토벌해야 합니다.”

한고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앉았다가 진평(陳平)에게 물었다. 진평이 되물었다.

“한신이 모반을 꾸몄다는 상소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알고 있습니까?”

한고조가 답했다. “알고 있는 사람이 없소.”

진평이 물었다. “한신이 이 일을 알고 있습니까?”

한고조가 답했다. “모르오.”

진평이 물었다. “폐하의 정예 부대와 초왕의 군대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한고조가 답했다. “초왕의 군대가 강하오.”

진평이 또 물었다. “폐하의 부하 장수 중에 용병술에서 한신을 이겼던 인물이 있습니까?”

한고조가 답했다. “그를 이길 수 있는 장수가 없소.”

진평이 말했다.

“지금 우리 병사들은 초왕의 정병을 이길 수 없습니다. 장수들도 한신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군대를 일으켜 초왕을 치는 것은 사서 고생하는 것입니다. 제가 폐하를 걱정하는 까닭입니다.”

한고조가 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겠소?”

진평이 말했다.

   

“옛날에 천자는 각지를 순행하고 제후와 회맹하였습니다. 남방에 운몽택(雲夢澤)이 있습니다. 폐하께서 잠시 순행하시면서 운몽택에 가서 진(陳) 땅에서 제후와 회맹하는 척 하십시오. 진의 땅은 초(楚)나라 서부 변경입니다. 한신이 폐하께서 순행하면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들으면 반드시 교외에 와서 영접하고 배알할 것입니다. 폐하께서 그 기회에 한신을 붙잡으시면 됩니다. 대력사 한 명이면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한고조는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였다. 사신을 파견해 제후들에게 황제가 순행한다고 통보하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은 바로 뒤에 출발하였다. 과연 한신은 한고조를 영접하러 길에 나왔다. 한고조는 미리 날랜 무사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한신을 보자마자 곧바로 체포하도록 명했다.

이것은 ‘약팽소선’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생활 속에 이러한 이야기들이 적지 않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소를 끌려면 쇠코뚜레를 당겨야 한다. 뱀을 잡으려면 7촌이 되는 곳을 때려야 한다. 핵심을 짚어 정곡을 찔러야 한다.

가랑비가 사나운 불길을 대하는 것처럼 하여야 한다. 맹렬하게 불이 타오른다. 가랑비는 부슬부슬 내린다. 장대를 세우면 그림자가 나타나듯이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지만 효과적으로 불길을 잡을 수 있다. 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는 사나운 불길을 잡을 수 있다. 부드러움은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 ‘사량발천근(四兩拔千斤)’은 4량밖에 안 되는 작은 힘으로 천근을 뽑는다는 말이다. 중국 전통 무술인 태극권의 전문용어로 4량(약 19g)의 무게로 능히 천근(600Kg)의 힘을 분산시킨다는 의미다.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뜻이다.

2) 약팽소선(若烹小鮮) :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무위(無爲)’를 강조하며 말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듯이 하여야 한다.” 작은 생선을 요리할 때 이리저리 뒤집어서는 안 된다. 마구 휘저으면 살이 연해서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노자는 작은 생선을 요리할 때 가만히 두고 세심하게 살피는 것과 같이 정치에서도 무위를 중시하였다. 법치를 강조한 한비는 『한비자(韓非子)』「해로(解老)」편에서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작은 생선을 요리할 때 자주 뒤적이면 생선의 윤기를 해칠 수 있다. 큰 나라를 다스릴 때 자주 법을 바꾸면 백성이 고통스러워 할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릴 때 법을 자주 바꾸면 백성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여팽소선(如烹小鮮), 팽선(烹鮮)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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