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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을 알고 살짝 귀띔하는 원칙을 지키라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57)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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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27  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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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晏子)1는 충간을 잘했던 제(齊)나라 대신이다. 안자가 죽은 지 17년 후 제(齊) 경공(景公)은 대부들을 청하여 연회를 베풀었다. 경공이 쏜 화살이 과녁을 벗어났는데도 연회에 있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단하다며 환호하였다. 환호를 들은 경공은 얼굴색이 변하며 탄식하고는 활을 옆에 내려놓았다.

때마침 들어오는 현장(弦章)을 보고 경공이 말했다.

“현장, 내가 안자를 잃어버리고 지금까지 17년이나 됐는데 여태껏 다른 사람이 내가 잘못한 일에 비판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소. 오늘 내가 활을 쏘아 과녁을 맞히지도 못했는데 그저 저들은 이구동성으로 나를 찬미하기에만 급급하구려.”

현장이 말했다.

“그것은 대신들의 잘못입니다. 자신의 소양이 높지 않아 국군(國君)의 단점을 보지 못합니다. 그들은 용기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국군의 존엄을 감히 범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군께서 마땅히 주의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제가 듣기로 ‘국군이 좋아하는 의복이 있으면 대신들이 가져와 입힌다. 국군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대신들이 들고 와 바친다’고 하였습니다. 자벌레 같은 벌레는 황색의 먹이를 먹으면 몸이 황색으로 변하고 녹색의 먹이를 먹으면 녹색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국군이 되면 결국 아첨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경공이 들으니 현장의 말이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였다. 아첨하는 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바를 따를 따름이다. 자신이 아첨하는 말을 극도로 미워한다면 스스로 나서서 아첨하는 사람이 적어지게 마련이다. 현장은 경공이 아첨하는 말을 좋아했기에 그러한 상황이 조성됐다는 말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경공은 이미 그 점을 깊이 깨달았던 것이다. 실제로 현장이 화사첨족 하여 경공을 다른 말로 비판했다면 간단하게 언급하는 것보다 좋은 효과를 얻지 못했을 터이다.

   

비판 의견을 내놓을 때 말을 계속 늘어놓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주의하여야 한다. 당사자가 제기한 의견을 고려할 시간과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수다처럼 늘어놓는 행위는 주제를 희석시킬 뿐 아니라 당사자를 존중하지 않는 표현이 될 수 있다.

심리상담 중 자문을 구하는 사람은 말하는 도중에 잠시 멈추어 상대방이 할 말이 있는지를 관찰한다. 동시에 끊임없이 침묵으로 상대방이 자기가 한 말을 고려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기를 암시한다. 이런 수단은 상담하는 사람이 말하고 생각할 기회를 충분히 줄 뿐 아니라 자문을 구하는 사람과 상담하는 사람 사이에 공감하고 서로 이해하도록 촉진시킬 수 있다.

비평(비판)의 예술은 언어가 간명하고 요점을 찌르는 데에 있다. 상대에게 풍부하게 연상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 있다. 반대로 말이 너무 많으면 역효과를 낸다. 상대방에게 반감을 사게 되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것이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이치다.

비평의 의견을 발표할 때 사건의 원인(진상)을 확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련 없는 일도 들먹이게 된다. 그러면 당사자가 들으면 들을수록 견디지 못하고 비판에 대한 위화감이 커진다. 특히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비판 의견을 말할 때 비판 범위를 계속 확대시키면 상대에게 비판 의견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부부 사이, 부모 자녀 사이에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잔소리이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다. 본래 피차간 사랑과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에 입각해 시비, 득실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일을 실수하면 이전에 잘못했던 일까지 끄집어내어 비판하게 된다. 상대방에게 당시의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게 만든다. 자신이 한 이전의 행위를 변호하게 만든다.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비판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확대하는 것은, 원래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지 대상과 그 인정의 조건을 바꿔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이것은 앞선 예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남편이 하루 집안일을 돕지 않자 부인이 여태껏 집안일을 돕지 않았다고 질책할 때 남편은 본능적으로 반박하게 돼있다. 비판 화제의 본질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날 하루의 구체적인 사건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잘못이나 별스럽지 않은 일까지 끼어들어간 까닭이다. 남편이 어찌 억울하다 생각하지 않을 것인가. 불복할 것은 당연하다.

잘못한 일 하나만을 가지고 비판하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번으로 끝내야 한다. 상대방에게 한 번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려면 한 번만 주의를 환기시켜주면 충분하다. 두 번 비판할 필요가 없다. 여러 번 비판하면 잔소리가 된다. 과거 잘못을 가지고 계속해서 잔소리처럼 여러 번, 끝도 없이 비판한다면 결국 비판하는 사람이 바보가 된다.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것을 가지고 계속 이야기하니 무슨 말을 하랴. 자신이 비판받아야 할 상황이거늘.

“오묘한 논점과 정교한 언어는 많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宋·歐陽修『六經簡要說』)

라고 하였다. 비평하는 사람은 말이 많아서는 안 된다. 정묘하여야 한다.

“말은 정확하고 정당함이 중요하다.”

언어가 정제되면 한 마디로 급소를 찌를 수 있다. 그러면 듣는 사람은 짧은 시간에 비교적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한 마디 말로 정통을 찌르면 상대방을 뒤흔들어 빨리 각성하게 만들 수 있다. 간결하지 않고 조리 없이 함부로 말하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요점을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어 구름 속에 갇히게 되면서, 무엇을 말하는지 알 길이 없게 된다. 심지어 조급하게 만들어 비평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물극필반(物極必反) :

사물의 발전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反轉)한다는 뜻이다. 사물이나 형세는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반복하게 마련이라는 뜻도 있고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도 담겨 있다. “세력이 강성하면 반드시 약해지기 마련이다(勢强必弱)”와 연결해 ‘물극필반,세필강약’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노자도덕경》에 나오는 “만물은 장성했다가는 쇠퇴하기 마련이다”(物壯則老)나 “열흘 붉은 꽃이 없다”(花無十日紅), “달도 차면 기운다”(속담) 등과 같은 의미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 안영(晏嬰, ?~BC500), 성은 희(姬)(일설에는 성이 자子), 안(晏) 씨, 자는 중(仲). 시호는 ‘평(平)’, 역사에서는 ‘안자(晏子)’라 부른다. 이유(夷維, 현 산동山東성 고밀高密시) 사람으로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유명한 정치가, 사상가, 외교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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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려면 교묘하게 하여야 한다
‘마음을 얻는 법’으로 상대를 감화시키라
버리지 못하는데 어찌 얻을 수 있겠는가?
욕금고종, 대어를 낚으려면 짐짓 풀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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