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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려면 교묘하게 하여야 한다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56)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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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20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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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비평)은 사람을 더욱 성숙하게 하고 완미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이다. 사람을 성공으로 내닫게 하는 층층대이다. 비판하는 말에서 자신의 결점과 오류를 인지하면 자신의 언행, 사상을 고칠 수 있다. 자기 스스로 정확한 처세 방법과 생활 태도를 만들 수 있다. 타인이 자신을 비판하면서 풍자하며 타격을 가했다고 치자. 듣자마자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거나, 우레와 같이 펄쩍 뛰며 노발대발한다면 어떻게 하여도 발전할 수 없다.

옛날에 곽(郭)1나라가 있었다. 곽나라의 국군(國君)이 전란을 피하여 도망하다가 수레를 몰고 있는 마부에게 말했다.

“목이 탄다. 물을 마시고 싶구나.”

마부는 산뜻한 맛이 나는 좋은 술을 바쳤다.

잠시 후 국군이 말했다.

“배가 고프구나. 먹을 것이 있으면 좋겠다.”

마부는 또 육포와 건량을 올렸다.

곽나라 국군이 물었다. “어떻게 그대가 이처럼 모든 걸 준비했는가?”

마부가 답했다. “제가 저장해 두었던 것입니다.”

국군이 물었다. “어째서 이런 것을 저장해 두었느냐?”

마부가 답했다. “주군께서 도망칠 때 마시고 먹게 하기 위함입니다.”

국군이 물었다. “내가 도망칠 것이라는 것을 네가 알았단 말이냐?”

마부가 답했다. “그렇습니다.”

국군이 물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내게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

마부가 답했다.

“주군께서 다른 사람이 아첨하는 말만 듣기 좋아하고 진실 된 말을 듣기 싫어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도 주군께 권고하고 싶었지만 곽나라가 멸망하는 것보다 제 목숨을 먼저 잃을까 걱정되어 아직까지 주군께 권고하지 못했습니다.”

   

국군이 듣고는 얼굴색이 변했다. 화내면서 말했다.

“내가 이런 지경에 빠진 것이 도대체 무슨 까닭이라는 말이냐?”

마부는 상황을 보고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

“주군께서 덕이 너무 많아 유랑하게 된 것입니다.”

국군이 듣고는 다시 물었다.

“덕이 있는 사람이 백성에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렇게 유랑하게 됐으니, 무슨 까닭인가?”
마부는 답했다.

“세상에 덕이 있는 사람이 주군밖에 없기에 그렇습니다. 주군 혼자 덕이 있기에 유랑하게 된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곽나라 국군은 기쁘기 한량없었다. 수레 앞 횡목에 기대어 파안대소하면서 말했다.

“아이고, 어찌 덕이 있는 사람이 이런 고생을 하여야 한다는 말인가!”

곽나라 국군은 피곤해 마부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잠이 왔다. 마부는 자고 있는 국군의 머리맡에 건량을 두고 혼자 조용히 자리를 떴다. 나중에 곽나라 국군은 들판에서 굶어 죽었다. 이리의 밥이 됐다.

곽나라 국군은 막다른 골목에 처했으면서도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마부의 참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조차 깨닫지 못했다. 여전히 아첨하는 말만 좋아하는 결점을 고치지 못했다. 곽나라가 어찌 멸망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고심해 봐야 한다. 비판하는 말에는 각별하게 마음 쓰는 표현이 있어야 한다. 비판하는 사람이 실제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고 자신을 지지하고 있거나, 자신을 위하여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진심으로 비평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비판하는 사람은 먼저 고려하여야 한다 : 상대방에게 이익이 있는가 없는가? 비판받은 사람이 비판하는 말처럼 하면 고칠 수 있는가? 그 자신에게 이로운가? ‘이익’이 없는 비판으로는 유혹할 수 없다. 비판받은 사람이 자신을 고치면 이익이 있다는 것을 감득할 수 있어야 한다. 비판할 때는 절대 위화감을 줘서는 안 된다. 방법이 바르지 않으면 오해를 불러오게 된다.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비판과 비판받는 과정은 비판하는 자와 비판받는 자 사이에 사상, 감정 상 서로 교류하고 인정해 가는 과정이다. 비평 과정 중에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고 이해하면 할수록 상대방이 자신을 비판하는 의견을 더욱 중시하고 쉬이 받아들이게 된다. 비판하는 의견을 낼 때는 타인의 자존심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체면을 지켜주어야 한다. 마음 상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당연히 입씨름은 없어야 한다. 상대 입장에서 고려할 줄 알아야 한다. 독선적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 강요해서도 안 된다. 비판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이익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고 인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적극적으로 긍정할 수 있도록 입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시킬 수 있도록 하려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상대방을 마주보고 있어야 한다.

존중과 이해는 귀에 거슬리지 않는 충언이 되게 한다. 들어도 화내지 않게 만드는 조건이다.

사경(師經)2은 위(魏)나라 궁궐의 악사(樂師)로 위(魏) 문후(文侯)3에게 거문고를 자주 연주해 주었다.

어느 날, 사경이 거문고를 연주하는데 위문후는 악곡에 맞춰 춤추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내 말은 아무도 위배할 수 없다!”

사경은 거문고를 들고 위문후를 내리치려 했으나 빗나가 모자에 달린 술이 끓어졌다. 위문후는 수하에게 물었다.

“신하된 자가 국군을 때리면 어떤 형벌에 처해야 마땅한가?”

수하가 답했다. “마땅히 불태워 죽여야 합니다.”

그래서 당하의 계단으로 사경을 데리고 가 처분을 기다리게 했다.

사경이 말했다. “신이 죽기 전에 한 말씀 드리고자 하는데, 가능합니까?”

위문후가 말했다. “말하라.”

사경이 말했다.

“옛날에 요순(堯舜)이 국군일 때에는 자신이 말한 바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것을 염려했습니다. 걸주(桀紂)는 국군일 때 자신이 한 말을 다른 사람이 반대할까만을 염려했습니다. 내가 내리치려고 한 것은 걸주이지 신의 국군이 아닙니다.”

   

위문후가 듣고는 말했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풀어주어라! 내 잘못이다. 거문고를 성문에 걸어두어라. 내 신표로 삼겠노라. 모자의 술을 고치지 마라. 그것으로 매일 내 자신을 경계하겠노라.”

사경의 충심을 위문후가 받아들인 것이다. 사경은 위문후가 오랫동안 안정되게 통치할 수 있기를 바랐다. 위문후가 걸주의 독단과 전횡을 경계하도록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위문후도 자신에 대한 경사의 충심과 관심을 알아보았다. 귀에는 거슬리나 충언을 받아들였다. 신하된 자가 망동했으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 용서하였다. 그 주군에 그 신하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 곽국(郭國)은 하(夏), 상(商), 주(周) 왕조의 제후국으로 현 산동(山東)성 요성(聊城)일대에 존재하다가 BC670년에 제(齊)나라에게 망했다. 곽국의 곽(郭) 씨는 가장 오래된 성씨 지파다. 주(周)대 희(姬) 성(姓)보다 곽 씨가 2000년이나 앞선다고 한다. 곽 씨는 한위(漢魏) 이후 중산(中山) 곽 씨를 이뤘다. 곽국의 후예는 현재 하북(河北), 요녕(遼寧), 산동성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2) 사경(師經, 약 기원전 5,4세기), 전국시대 위(魏)문후(文侯)의 악사(樂師)로 위문후가 힘을 다하여 나라를 다스리도록 격려하고 위문후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하였던 현신(賢臣)이다.

3) 위문후(魏文侯, BC472~BC396), 성은 희(姬), 위(魏) 씨, 이름은 사(斯, 일설에는 도都), 안읍(安邑, 현 산서山西 하현夏縣)사람으로 위(魏) 환자(桓子)의 손자다. 기원전 445년에 진(晉)나라 위 씨 우두머리를 계승하였다. 위(魏)나라 100년 패업의 개창자로 전국시대 위나라 개국 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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