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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금고종, 대어를 낚으려면 짐짓 풀어줘라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53)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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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30  13: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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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 말기에 진(晉)나라에 권력을 장악한 귀족 지백(智伯)1이란 인물이 있었다. 이름은 지혜롭다는 뜻이지만 사실은 총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무지막지하였고 욕심에 끝이 없었다. 자신이 커다란 봉토를 가지고 있었지만 충분치 않다 여겼다. 한번은 이유 없이 위선자(魏宣子)2에게 토지를 달라고 요구하였다.

위선자도 진나라 귀족이었다. 그는 지백의 행동이 무척 싫었다. 토지를 그냥 줄 리 만무하였다. 신하 중에 지모가 있는 임장(任章)3이 있었다. 임장이 위선자에게 권했다.

“공께서는 지백에게 토지를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선자는 이해되지 않아 물었다.

“내가 왜 쓸데없이 토지를 넘겨준다는 말이요?”

임장이 말했다.

“그가 아무 이유 없이 토지를 요구하면 분명 이웃나라의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이웃나라도 그를 싫어하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사리사욕에 정신이 팔린 그는 이번으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도처에 손을 뻗어 요구할 게 뻔합니다. 그렇게 되면 천하의 모든 이들이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주군께서 그에게 토지를 내어주시면 모든 이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더욱 오만해 질 것입니다. 교만해진 그는 더욱 자신이 적대하는 이들을 경시하게 됩니다. 방자하게 거리낌 없이 다른 사람들을 괴롭힐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웃나라도 두려워하고 싫어하게 되어 연합하게 될 것입니다. 연합해 상대하게 되면 그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 뻔합니다.”

   

임장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가만히 위선자를 바라보았다. 깨달은 바가 있는 듯 위선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연이어 말했다.

“『주서(周書)』에 ‘훗날 상대를 패배시키고 싶으면 잠시 상대를 도와야 하고 상대를 얻고 싶으면 잠시 상대가 요구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도리를 얘기한 것입니다. 그래서 공께서 그에게 토지를 건네주시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그를 더 교만하게 만드십시오. 덧붙여 말할 것은 만약 지금 토지를 주지 않으시면 그는 공을 과녁으로 삼아 군대를 일으켜서 공격해오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토지를 줘 천하사람 모두 그와 적이 되게 하십시오. 토지를 주면 그를 뭇사람이 비난하는 대상이 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만히 듣던 위선자는 기뻤다. 곧바로 자신의 생각을 바꿔 많은 토지를 지백에게 할양하였다.

싸우지도 않고 토지를 획득하는 단맛을 본 지백은 다시 조(趙)나라에 손을 뻗어 토지를 요구하였다. 조나라가 대답하지 않자 지백은 군대를 보냈다. 진양(晉陽)을 에워싸 외부와의 연락을 끊게 하였다. 그때 한(韓)나라와 위나라가 연합해 기회를 틈타 밖에서 진양으로 진격하고, 조나라는 안에서 호응하였다. 안팎에서 서로 호응해 협공을 펼치니 지백은 멸망한다. 임장의 뜻대로 된 셈이었다. 탐욕을 참지 못한 결과는? 자멸일 뿐이다.

한 개인이 사욕에 빠져 국가와 백성의 이익을 돌보지 않고 돈과 권력에만 눈독을 들인 결과다. 탐욕이 과중하면 다른 사람이 그 약점을 이용해 공격할 것이 뻔하다. 탐욕을 이겨내는 것이 명석하고 총명하다는 표현이다.

‘욕금고종(欲擒故縱)’, 탐욕스런 자를 격파해 승리하는 묘법이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욕금고종이란 큰 적을 붙잡기 위하여 짐짓 풀어준다는 뜻이다. 적을 크게 공략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계책이다.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면 반대로 적이 달려든다. 적이 도망가도록 만들어 기세를 약하게 한다. 추격은 하되 너무 바짝 쫓아서는 안 된다. 적의 힘을 소진시키고 투지를 사라지게 만들어 뿔뿔이 흩어지면 추격해 사로잡을 수 있다. 칼날에 피를 한 방울도 묻히지 않게 된다.

“크게 육성하고자 할 때 성실한 믿음을 갖고 기다리면 크게 형통한다.”

이 뜻을 지닌 「수괘(需卦)」의 ‘수(需), 유부(有孚), 광(光)’ 괘사와 같은 취지다.(『三十六計』攻戰計·欲擒故縱)

□ 춘추시대(春秋時代) :

동주(東周) 전반기에 해당하는 역사시기다. BC770년부터 BC476년 까지를 ‘춘수시기’라 부른다. 노(魯)나라 사관이 당시 여러 나라의 사건을 년(年), 계(季), 월(月), 일(日)로 나누어 기록했는데 1년을 춘(春), 하(夏), 추(秋), 동(冬) 4계절로 나누어 기록하였는바 그 편년사를 개괄해 『춘추(春秋)』라 일렀다. 295년 동안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 순요(荀瑶, BC506~BC453年), 성은 희(姬), 지(智)씨, 이름은 요(瑶), 바로 지요(智瑶)다. 지(智) 씨는 순(荀) 씨에서 기원했기에 순요(荀瑶)라고도 한다. 지백(智伯), 지백요(智伯瑶)라고도 불린다. 시호는 ‘양(襄)’으로 역사에서는 지양자(智襄子)라고 부른다. 춘추시대 말기의 진나라 집정대신이다.

2) 위선자(魏宣子, ?~BC446), 위환자(魏桓子)라 부르기도 한다. 춘추시기 진(晉)나라 위(魏) 씨의 우두머리로 성은 희(姬), 위(魏)씨, 이름은 구(駒), 위양자(魏襄子) 위치(魏侈)의 아들이다.

3) 임장(任章, BC457~BC47 전후), 전국시대 도학자로 위선자(魏桓子)의 가신(家臣)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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