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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트램? ... 도시철도.환경전문가 '갸우뚱'[제주특별자치 정책진단(3)] 막 던지는 공공정책
조시중 논설위원  |  joe-micha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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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5  10: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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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 미래전략용역은 제주도의 신교통수단으로 트램(tram)을 제시하면서, 트램 노선은 ① 도심 내 교통 원활화를 위한 '도심형' ② 주요거점 연계를 위한 '거점 연계형', 그리고 ③ 관광상품화를 위한 '해안일주형'을 구상하고 있다.

트램은 도시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도시교통권역에서 건설 운영하는 철도, 모노레일, 노면전차, 선형유도전동기, 자기부상열차 등 궤도에 의한 교통수단의 하나이다.

유럽과 미주에서는 트램, 경전철, 모노레일, 케이블카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마차(馬車)와 시가전차(市街電車)는 1차원이고, 현재의 트램은 2차원으로 전세계 380여개 도시에서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일부는 관광수단으로 운행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6개 도시에서 총연장 224km의 트램을 경쟁적으로 추진 중이며, 이미 기술적인 문제와 재정 파탄을 경험한 바 있다. 대전시에서는 36km의 트램 로선 건설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고가도로형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추진하다가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어 9년 만에 트램으로 바꾸어 추진하고 있다.

애초에는 선로 없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무가선(無加線) 방식'으로 추진하다가 기술적인 문제로 '가선(加線) 혼합 방식'으로 변경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전시가 검증되지 않는 기술을 무리하게 적용한 점을 지적하면서, '가선과 무가선 트램을 혼용하는 해외의 트램은 10km 이내'이며 '버스보다 느린 트램을 누가 탈지 걱정!'이라면서 교통체증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는 실정이다. 현재 진행형이다.

   

노선의 구조와 기울기

유럽과 미주의 도시들은 200여년 전 부터 도시계획이 발달되어 바둑판 같이 잘 갖추어진 구조에다 평지에 자리를 잡고, 도로는 가로와 세로 모두 반듯한 직선거리이다. 트램은 잘 짜여진 도로 중에 한 개 노선에 운행하며 버스와 승용차의 운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의 전문가 회의에서는 노면전차 철길의 기울기(steep gradients)는 5% 이하로 하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독일에서는 4% 이상일 경우 특별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철도건설규칙은 트램 로선의 기울기를 '1천분의 35(3.5%)'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평선 같은 평지라야 한다는 얘기이다.

   
▲ 독일에서 가장 경사진 트램 로선 중에 하나 : 기울기가 4%
이상인 경우에는 특별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럽에는 오래 전에 건설된 일부 철길에 기울기가 10%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나 폐쇄되는 중이다. 산악열차와 같이 철길에 톱니바퀴를 설치한다든지, 케이블로 끌어 당긴다든지 혹은 차축엔진 동력(axle power)으로 움직이는 트램은 별개의 문제이다.

대전시는 최근 일부 노선의 경사진 언덕(6%)를 트램이 넘어가지 못한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공사를 중단하고 수백억원을 추가로 투자하여 지하도를 설치하기로 추진 중이다. 예산확보가 어려워 지금도 비난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고가도로와 트램

제주 트램은 '도심형'과 '거점연계형' 그리고 '해안일주형'의 노선을 합하면 300여 km가 되지 않을까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구간은 호주 멜버른 트램 노선이 256km이다. 그러므로 제주 트램 노선은 국내에서 추진되는 총연장보다도 길며 세계에서 가장 긴 구간이 된다. 그러나 대전시와 같이 km 당 200억원을 건설비로 투자하려면 6조원이 되며, 이 경우는 제주도의 지형을 거의 평지로 보았을 때 비용이다.

트램 전문가들은 '고가도로는 정상적인 방법이 없을 때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제주의 도로는 가파른 언덕과 구릉이 대부분이고, 구불구불하고 직선거리도 찾아보기 힘들다. 시가지는 물론이고 일주도로와 해안도로는 거의 모든 지형이 그렇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가도로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외국의 트램 노선도 고가도로를 설치하기는 하지만 시외를 벗어난 일부구간이다. 대전시 일부구간에 고가도로 건설비는 km당 476억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전 구간에서 고가도로와 지하도를 개설하거나 경사진 언덕을 파 해칠 경우에는 상상할 수도 없다.

정거장은 1km 마다 설치하여야 하므로 고가도로 위에 설치되어야 하고, 트램을 타기 위하여 지상에서 정거장으로 가는 계단이나 승강기가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상상할 수 없는 재정이 필요하다.

제주의 해안도로는 왕복 2차선이다. 그러나 트램이 해안도로 2차선을 전용도로로 점유하게 되면, 별도로 차량 통행을 위한 도로가 개설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동해안에는 관광전용 바다열차가 58km 구간에 운행 중이기는 하지만 열차 철길과 차량 도로가 따로 있다.

뿐만이 아니다. 제주도의 해안도로는 대부분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도로이므로 직선으로 만들어야 노선 개설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천문학적 재정이 필요하며 대규모 환경 재앙을 피할 수 없다.

주민들이 직접 입는 피해는?

용역보고서는 관광상품화를 위한 '해안 일주형'을 제시한다. 그러나 제주 해안을 둘러싸게 되는 고가도로와 교각은 해안 경관을 완전히 망가뜨리게 된다.

어느 날 주택이나 상가 앞을 가로막는 고가도로와 교각이 세워지거나 혹은 경사진 언덕을 파헤쳐서 절벽을 마주치게 된다면 황당한 노릇이다. 고가도로는 주택과 상가에 햇빛을 가리고, 차량과 사람들의 동선이 바뀌고 영업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사람들은 몇 걸음 나가서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공중에 고가도로를 지나가는 트램을 매일 올려다 보면서, 트램을 타려고 고가도로 위에 설치된 정거장에 승강기나 계단을 타고 오르내려야 한다.

공공정책은 막 던지는 것이 아니

누구든지 국내외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대이다.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의견이 없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이 조용히 있으면 무지막지하게 추진하였던 '메가 리조트'와 '칠대경관'과 같이 선거용으로 조급하게 만들어 실패하였던 사건이 다시 반복되지 말았으면 한다.

   
▲ 조시중 논설위원.

한 트램 전문가는 "제주에서 짧은 구간에 해볼 수는 있지만 해안도로 전 구간에는 생각해 본 일이 없다."고 몇 년 전 자문하였던 기억을 되살렸다. 천문학적 재정과 환경 재앙, 주민에게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정책을 고민도 없이 가볍게 내던지지 말아야 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관광객을 반영하는 수요예측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일단 하고보자는 식은 낭패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 특히 제주에서 깊이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다. 제주에서 트램을 하고자 한다면 회계 전문가가 아니라 도시철도와 환경전문가에게 우선 자문 받기를 권한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조시중은? =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무관으로 장기간 근무하다가 은퇴하였다. 근무 기간 중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턴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 제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제이누리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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