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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에는 합당한 제약 조치가 있어야 한다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48)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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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23  10: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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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唐) 왕조 때 누사덕(婁師德)¹은 세가공자로 몇 대에 걸쳐 삼공에 올랐다. 자기 대에도 조정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었다. 나중에 동생이 대주(代州)에 태수로 가게 되자 떠나기 전에 그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누사덕이 당부하였다.

“누 씨 집안은 대대손손 조정의 은혜를 입었다. 지금 우리 형제도 관직에 있다. 일반인은 우리 세가공자가 제멋대로 군다고 비판하고 있다. 네가 관직에 있을 때에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잘 견뎌내 우리 누 씨 가문을 욕되게 하지 말거라.”

동생이 대답하였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누가 내 얼굴에 침을 뱉어도 닦아버리면 그만이지요.”

누사덕은 고개를 가로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네가 침을 닦으면 속으로 원망하게 된다. 그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겠느냐! 누가 네게 침을 뱉거든 그저 침이 얼굴에서 마르도록 놔두어라.”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일반인이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려거든 반드시 일반인이 참을 수 없는 것까지 참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자고이래로 영웅 중에서 이것을 가장 멋들어지게 보여준 인물은 전국시대 때 제(齊)나라 환공(桓公, ?~BC643)이다.

환공은 공자 소백(小白)이란 신분으로 제나라로 돌아와 왕위에 오른 후, 포숙아(鮑叔牙)를 재상에 임용하기로 결정하고 관중(管仲)을 추포해 참수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때 포숙아는 오히려 관중을 재상으로 삼으라고 추천하였다. 자신은 조역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환공이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자 포숙아가 말했다.

“당시에 저와 관중은 각기 모시는 군주가 있었습니다. 관중이 활로 주군을 쏜 것은 그의 마음속에 공자 규(糾)가 있었을 뿐입니다. 관중은 저보다 천 배나 월등합니다. 만약 주군께서 부국강병을 이루시고 패업을 성취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관중을 재상 자리에 앉혀야 합니다. 주군께서 그를 중용하신다면 그는 주군을 위하여 활을 쏴 천하를 얻을 것입니다. 어찌 허리띠 고리만을 맞추겠습니까?”

그래서 제 환공은 관중을 재상에 앉혔다. 관중은 대내에 경제, 정치, 군사 등 여러 방면에 개혁을 이루고 대외적으로는 ‘존왕양이(尊王攘夷)’ 구호를 제시하였다. 그렇게 제나라를 안정시키고 제후들을 통치하면서 춘추오패(五霸)의 하나가 됐다.

제 환공이 일반인이 참기 어려운 것을 참을 수 있었던 까닭은 스스로 개인감정은 마땅히 국가 안정이라는 대계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대의(大義)다.

   

다음은 장열(張說)²에 대한 이야기이다. 장열은 당(唐) 현종 때 명신이다. 장열은 타인을 용서할 수 있었기에 자신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모를 뚜렷이 보여준다.

장열이 가장 아끼는 비녀(婢女)가 그의 식객과 사통하였다. 장열이 그런 사실을 알고는 대단히 화가 났다. 식객을 경조윤(京兆尹)으로 보내 죄를 물으려 했다.

시종이 식객을 포박하려고 준비할 때에 식객은 몸부림치며 큰소리로 외쳤다.

“미색을 보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잖소. 당신은 재상이라는 귀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상황이 급박할 때에 도울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른다는 말이요? 상공은 어찌 노비 한 명에게 그리도 미련을 두시는 게요?”

장열은 식객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기묘하지 않은가. 그 비녀를 식객에게 하사하고 여비까지 얹혀서 보내주었다. 그 식객은 그때부터 종무소식이었다. 10여 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가 갑자기 장열 앞에 나타나 말했다.

“저는 장공의 은덕에 감격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듣기로 요(姚) 상국(相國)이 장공을 음해하는 상소를 올렸다고 합니다. 어사대(御史臺)는 이미 조사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장공에게 위험이 닥쳤습니다.”

장열은 놀라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서생은 장열이 가장 아끼는 보물 중 야명렴(夜明簾)을 가지고 구공주(九公主) 부저로 가서 헌납하고 황상에게 용서를 구해달라고 부탁하라고 했다. 선물을 받은 구공주는 현종에게 말했다.

“황상, 동궁에서 태자로 있을 때가 생각나지 않으십니까? 줄곧 장 승상을 잘 대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지금은 어째서 그에게 불리한 말 한 마디 듣고 그를 엄하게 처벌하려 하십니까?”

현종은 깨우친 바가 있어 장열을 사면하였다.

남송(南宋) 때 휴녕(休寧) 사람 정탁(程卓)³이 가흥(嘉興) 태수를 맡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관부 아문(衙門)의 빈 공문을 날조해 불법을 저지르는 무리에게 팔아넘겨 계약 증권으로 도용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 문건은 이미 널리 유통되고 있었다. 서리(書吏)도 공무를 볼 때서야 그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대한 문제였다. 진짜든 가짜든 일일이 조사해야만 했다. 처벌로 몰수된 금액은 실로 지방 재정 수입에 적지 않은 손실을 가져오게 될 터였다.

정탁이 말했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이 일은 위조한 자를 문책하면 될 일이요. 하나하나 모두 조사하면 현지 백성 모두에게 폐를 끼치게 될 게요. 나는 민심 안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오. 수입에 손실을 가져오는 것은 두 번째 문제요.”
정탁은 백성에게 다음과 같이 선포하라하였다 : 가짜 문서를 잘못 산 자가 자진 신고하면 곧바로 진짜 관인을 찍은 것으로 바꿔줄 것이다. 기간이 지났음에도 신고하지 않고 사용하다가 발견되면 일률적으로 몰수할 것이다.

그러자 가짜 문서를 가진 자들이 소식을 듣고 모두 자진신고하고 새 것으로 바꿨다. 전 지역이 아무 동요도 없이 평안하였다.

용서를 어떻게 하여야 할까? 넓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와 동시에 반드시 일정한 제약이라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용서에 어느 정도 자제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적당한 제약은 필요하다. 상응하는 제약의 조치가 없으면 커다란 권한이 가볍게 넘겨져 권리가 쉬이 분사되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 누사덕(婁師德, 630~699), 자는 종인(宗仁), 정주(鄭州) 원무(原武, 현 하남河南 원양原陽) 사람으로 당 왕조 재상이요 명장이다. 진사(進士) 출신으로 나중에 문관이 종군해 토번(吐蕃)을 공략하면서 전공을 세워, 전중어사사(殿中侍御史) 겸 하원군사마(河源軍司馬)에 임용돼 둔전(屯田)을 관리하였다. 후에 좌금오장군(左金吾將軍), 검교풍주도독(檢校豊州都督)까지 올랐다.

2) 장열(張說, 667~730), 자는 도제(道濟) 또는 열지(說之), 하남(河南) 낙양(洛陽) 사람으로 당(唐) 왕조의 정치가, 군사전문가, 문학가이다.

3) 정탁(程卓, 생졸 미상), 정대창(程大昌, 1123~1195, 자는 태지泰之, 휘주徽州 휴녕休寧 사람으로 남송 때 정치가, 사상가, 문학가, 철학가)의 둘째아들로 자는 종원(從元), 순희(淳熙, 1174~1189, 남송南宋 효종孝宗 조신趙昚의 세 번째이면서 마지막 연호) 때에 예부 자원, 형부랑중(刑部郎中)을 역임하였다. 금(金)나라에 사신으로 가 굽힘이 없자 금나라가 두려워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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