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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더큰내일센터 창업팀 2기 고시연, 김유정 ... ‘IDGE’, '리毛티브' 서비스

꿈꾸지 않은 자에게 내일은 없다. 언뜻 무모해 보이지만 그 또한 젊음이자 새로운 가능성이다. 목 마른 자 스스로 우물을 판다. 바라는 미래를 위해 부단히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 않은 후회보다 하고 난 뒤의 후회가 후련하다고 했다. 무한한 잠재력을 믿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번째 주인공은 창업 준비생인 고시연(24)씨와 김유정(35)씨.

 

 

고시연(24)씨는 ‘IDGE(잇지)’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제주청년들에게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장(場)을 제공하고자 한다.  

 

약 2년 반 전, 여느 대학생들처럼 대외활동 정보를 찾고 있던 고시연씨는 어딘가 꽉 막힌 답답함을 느꼈다. 공모전, 대외활동, 지원사업 등 더 나은 내일을 계획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커뮤니티는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제주청년인 시연씨에게 필요한 정보는 없었다. 어디에서 어떤 정보를 찾든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치중돼 있었다. 

 

21세기는 정보의 시대라 하지 않던가. 부족한 정보는 곧 기회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정보의 중심지로부터 물리적으로 떨어진 제주청년의 미래는? 고씨는 자신과 같은 고충을 겪을 친구들을 생각했다. 어떤 대책이 필요했다.

 

이런 생각을 주변 지인들에게 털어놨더니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정보의 우주 속에서 ‘제주’만 골라잡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려 찾기도 전에 지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IDGE’의 전신이 탄생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서비스를 활용한 제주청년 정보교류의 장이다. 2년 반 전 지인과 함께 만들어 고씨가 도맡아 운영해왔다. 제주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다. 

 

같은 이해관계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또 다른 정보를 갖고 있다. 고씨가 장을 일구면 모인 누구나 자신이 가진 정보를 공유했다. 제주도내 대외활동, 공모전, 제작.지원 프로그램, 일자리 등 모든 정보가 오고갔다. 꼭 제주지역 정보가 아니더라도 지역 구분없이 참여자를 모집해 제주청년도 지원할 수 있는 정보라면 다양하게 오고갔다.

 

누군가는 커뮤니티 내 정보를 보고 공모전에 참가해 입상하기도 했다. 또 누군가는 타지에서 제주살이로 잠깐 왔다가 ‘제주도도 충분히 기회가 있는 살만한 곳’이라며 아예 정착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의 장을 통해서 누군가가 제주에서 또다른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게 참 고무적이었다. 커뮤니티 내 인원이 900여명까지 늘어났을 때 고씨는 대학졸업 후 전공과 관련된 회사에 취직한 상태였다. 정보의 풀이 늘면 늘수록,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하는 멤버들이 늘어날수록 ‘이걸 진짜 내 업무로 삼아보면 좋겠다’는 바람이 뚜렷해졌다.

 

마치 “그렇게 하라”고 등을 떠밀 듯 제주더큰내일센터가 고씨에게 다가왔다.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교육 등을 지원해준단다.  제주청년들이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총망라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제주청년으로서 겪는 정보의 불평등을 몸소 겪고 그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지역기반 커뮤니티를 운영해왔다. 만약 사업으로 확장한다면 같은 불편을 겪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의 청년이면 어디에 살든 누구나 자기계발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수요는 확실했다. 하지만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해 나가려면 뚜렷한 수익구조가 필요하다. ‘잇지’의 첫 시작은 수익 목적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수익모델은 아직도 고씨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지 않는 것도 고씨의 또다른 고민거리다. 창업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피드백이다. 고시연씨는 창업을 결심하면서 기존에 운영하던 커뮤니티의 플랫폼을 늘렸다. 지금은 카카오톡 채널(잇지제주)외에도 같은 목적의 홈페이지(http://idge.co.kr/), 인스타그램(@idge_jeju)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플랫폼에 더 비중을 둘지는 예비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며 고심해야 한다. 하지만 비대면 활동이 장려되는 시기니 어떻게 예비 소비자와 활발한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

 

 

고씨는 예비 소비자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무작정 들어간 카페에서 진행한 첫 인터뷰를 생생히 떠올릴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난 대학생이었다. 정보의 불균형에 직면한 제주청년들에게 자기계발 기회와 가능성의 기로를 터주고자 한다는 고시연씨의 사업의도에 몹시 공감한 분이었다. 설명을 들은 그는 고씨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들어가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첫 고객유치였다. 

 

창업에 도움을 얻고자 찾은 더큰내일센터에서도 고씨가 뿌린 씨앗의 싹을 만날 수 있었다. 입소자들끼리 통성명하는 자리에서 몇 분이 고씨의 이름을 알아봤다.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덕분에 더큰내일센터를 알게 돼 교육 기회를 얻었다’는 말을 들었다.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니 더욱 힘이 솟았다. 

 

고씨는 더 큰 앞날을 꿈꾼다. ‘잇지’는 ‘잇지제주’로서 제주지역 청년들에게 정보격차를 해소시켜주는 자기개발의 장으로 첫발을 디뎠다. 하지만 정보의 중심지에 비껴난 것은 비단 제주뿐만이 아니다. 고시연씨는 ‘잇지제주’에 이어 ‘잇지부산’, ‘잇지광주’ 등 지방의 모든 청년들과 손잡고 싶다. 나아가 지역주민 모두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

 

 

김유정(35)씨는 16세에 미용사 자격증을 딴 타고난 헤어디자이너다. 30년 이상 탈모인 전문 미용실을 운영해 오신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연스레 고객들의 머리카락을 만지게 됐다. 어린시절 대부분을 어머니의 곁에서 보내며 탈모인들의 고충을 귀담아 들었다. 동생이 어머니를 따라 먼저 탈모가발 전문디자이너가 됐다. 이제 김유정씨의 차례다. 김씨는 탈모인들의 ‘내일’을 같이 고민해주고자 한다.

 

김씨의 ‘리毛티브(리모티브)’는 공감에서부터 출발했다. ‘리모티브’는 탈모커버 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기획됐다. 그의 어머니 또한 처음부터 탈모인 전문 미용실으로 시작하신 건 아니었다. 탈모로 인한 고민을 호소하는 손님이 한두명 방문한 것이 계기였다. 그의 어머니는 손님의 입장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머리카락 뿌리에만 펌을 하는 등 다른 미용실에서는 잘 하지 않는 ‘탈모인 전문’ 스타일링을 처방했다. 

 

긍정적인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탈모인 고객들이 점점 늘어났다. 김씨도 어머니의 곁에서 고객들의 고충을 마음 속으로 깊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항암치료로 몸이 아픈데도 탈모까지 신경써야 하는 환자,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 겁이 나 스스로 머리를 감을 수 없게 된 고등학생, 탈모 때문에 위축돼 한 번도 연애를 제대로 해보지 못한 남성...

 

그 과정에서 김씨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은 대다수 ‘내일’이 걱정돼 미용실을 찾았다. 두피에 좋다는 약도, 마사지도 ‘내일’ 앞에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내일이 당장 중요한 면접이고 동창회인데 약과 마사지가 아무리 효능이 좋아봤자 당장 큰 효과를 주지 못한다. 김유정씨는 바로 지금이 중요한 탈모인들에게 소중한 ‘힌트’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비 창업자가 되기까지 여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여느 창업자들처럼 고뇌에 고뇌를 거듭했다. 어린 나이에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머니처럼 미용사가 되려고 했지만 스무살을 갓 넘기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미용업은 그 어떤 분야보다 고객의 피드백이 그 자리에서 이뤄지는 분야다. 첫 사회생활에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키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관련 분야에 취직하는 친구들이 부러워보이기도 했다. 김씨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이 ‘정도(正道)’를 걸어가는 것 같았다. 

 

꽤 큰 기업의 인사팀에서, 또 어떤 때는 모 기관의 취업지원팀에서 오래 근무했다. 하지만 원하는 바가 아니니 어느 순간 회의감이 찾아왔다. 고향인 대구에서 천혜의 섬 제주로 무작정 내려와 올레청년활동가로서 제주지역 자원보호 및 경제 보존에 앞장서기도 했다. 

 

길 하나가 뚫리니 다른 기회도 속속 찾아왔다. 제주지역 스타트기업에 근무할 기회가 있어 3곳에서 자신만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그 무렵 모호했던 열망이 뚜렷해졌다. ‘나만의 가치를 반영한 나만의 기업을 만들자’... 창업교육을 지원한다는 더큰내일센터로 와 교육과정과 수행 프로젝트를 해내면서 열망은 김씨만의 모양으로 구축됐다. 

 

어릴 적부터 봐왔던 고통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 국내 탈모인구는 산업계 추산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중 78%가 치료시기를 놓쳤거나 약 부작용 등으로 인해 병원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고 한다. 탈모의 부정적인 인식 탓에 고객들은 스스로의 치부로 여기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 이들의 ‘내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씨는 ‘리모티브’ 플랫폼 서비스(remotive.co.kr)로 모든 탈모인들이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한다. 당장 내일 있는 면접, 중요한 회의에 스스로 당당하게 들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탈모 유형에 맞는 스타일링을 추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탈모전문 미용매장을 소개할 예정이다. 탈모 커버제품 정보는 물론 탈모유형별 커뮤니티를 제공해 정보교류의 장도 만들고자 한다.

 

모든 것을 해내려면 실제 소비자의 수요와 니즈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김씨는 이 부분에서 약간의 곤란함을 겪고 있다고 한다. 

 

거리로 나가서 예비 소비자로 보이는 분에게 “탈모이신 것 같은데요”라고 먼저 다가갈 수가 없다. 먼저 ‘탈모’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설문지를 보이면 예비 소비자는 기분나빠할 수도 있다. 원체 예민한 문제라서 그렇다. 사회에 만연한 부정적인 인식 탓이기도 하다. 김씨는 “탈모인이 있다면 어떤 의견이든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고민거리가 많은 현대사회다. 김씨는 탈모인의 '내일'을 대신 고민해주고, 더 나아가 탈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보고 싶다. 그의 어머니와 동생이 앞서간 길에 또다른 색채를 입히고 싶다. 어릴 적부터 줄곧 생각해온 김유정씨의 '내일'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후원 :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통상진흥원]

 

제주더큰내일센터는 매년 2회에 걸쳐 만 34세 이하의 청년을 선발, 최대 2년간 월150만원 상당의 생활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매해 4월 또는 10월에 입소하는 참여자들은 6개월간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센터 내부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이후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은 3개월 간 전문기관의 교육을 받으며 외부기관의 창업지원사업 연계를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시제품개발, 고객검증, 초기시장 진입 마케팅 등 창업실무를 진행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 더큰내일센터 1기 창업팀 중 일부는 제주청년창업사관학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예비창업패키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문화콘텐츠 청년창업지원사업) 등 도내 주요기관의 창업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사업을 운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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