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의 대권 행보에 대해 공무원 노조가 "순서가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원 지사가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16일 성명을 내고 "원희룡 지사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면서 "매듭을 풀어야 할 지역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중앙정치에 목을 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도민들은 원희룡 지사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중앙정치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도민만 바라보고 도정에만 전념하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해 선택을 받았음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공무원노조에서도 (원 지사가) 도민과의 약속 따위 아랑곳 하지 않고 개인의 대권행보에 도청조직과 인사권을 수단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들로부터도 절대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원희룡 지사는 대권 주자로서의 지지율 한계를 직시하고 진정성 있게 도민들에게 인정받고 설득하려는 겸허한 자세가 요구된다"며 "그렇지 못하면 당당하게 도지사직을 사퇴해 중앙정치에 올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5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 정기모임에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의 연사로 나서 "국회의원과 도지사 도합 5번의 선거를 치렀는데 당에서 저를 공천 주시기만 하면 한 번도 져본 적 없다. 이기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제가 우리 팀의 대표선수로 나가고 싶다. 자신 있다"고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원 지사는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네, 준비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겠다'는 것을 조만간 당당하게 밝힐 것이다. 10~11월에 구체화해서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