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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법, 어디로 가야 하나(14)]'실행력 없는 제주특별법→도 조례' 무용지물

 

국가최저기준과 초과조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는 헌법과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따라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되어야 한다. 특히 국민의 권리제한과 의무부과, 벌칙을 제정할 경우에는 법령의 구체적인 위임이 있어야 한다. 이 원칙은 국민의 권리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헌법 제37조에 의한 법률 유보의 원칙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의 기준보다 엄격하게 정할 수 있는 분야는 환경 분야에 한하여 허용되며 별도로 국가의 법령이 명시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

 

이 원칙은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추세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 수질보호법(the Federal Clean Water Act)은 수질을 보호하기 위하여 연방의 기준보다 주(州) 법률이 더욱 엄격하게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 제3항은 '국가의 환경기준'보다 시도의 '조례'로 엄격한 '지역 환경기준'을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출허용기준(대기환경보전법)', '방류수질기준(하수도법)', '방류수질기준(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국가 기준보다 지역 환경기준을 엄격하게 정할 수 있다.

 

이와같은 추세에 따라 '경기도 환경기본조례'는 '국가 환경기준'보다 '지역 환경기준'을 엄격하게 정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반면에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기본조례' 제24조 제2항은 '지역 환경기준이 별표의 제주특별자치도 지역환경기준보다 강화된 때에는 그 기준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국가 환경기준'과 '지역 환경기준'을 착각한 것으로 보여 지며, '국가 환경기준'보다 '지역 환경기준'을 낮게 설정한다면 이미 그 효력을 상실한다.

 

환경정책기본법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기본조례

 

제12조(환경기준의 설정) ① 국가는 생태계 또는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환경기준을 설정하여야 하며, 환경 여건의 변화에 따라 그 적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③ 특별시·광역시·도·특별자치도(이하 “시·도”라 한다)는 해당 지역의 환경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해당 시·도의 조례로 제1항에 따른 환경기준보다 확대·강화된 별도의 환경기준(이하 “지역환경기준”이라 한다)을 설정 또는 변경할 수 있다.

 

제24조(지역환경기준의 설정) ① 도지사는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 제3항에 따라 도의 지역특성과 환경여건을 고려한 지역환경기준을 설정하고, 이의 유지를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대기와 하천 수질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 지역환경기준은 별표와 같다. 다만, 지역환경기준이 별표의 제주특별자치도지역환경기준보다 강화된 때에는 그 기준에 따른다.

 

경기도 환경기본조례

 

제13조(도 환경기준의 설정) ① 도지사는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 제3항에 따라 도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도의 환경기준에 적합한 도 환경기준을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에 따른 환경기준보다 엄격하게 설정하고 이의 유지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실행력이 없는 제주특별법 → 도 조례

 

이어서 제주특별법 제465조는 '관계 법령에 따른 기준보다 완화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선언하면서 '도 조례' 제정의 최소기준을 정하고 있다.

 

제주특별법

 

제465조(조례제정사항의 최소 기준) ① 제367조제2항, 제369조제2항, 제370조제2항, 제371조제2항, 제372조제2항, 제373조제2항, 제374조제3항 및 제375조제2항에 따라 도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경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9조제5항·제6항, 제23조제1항·제7항, 제54조제12호 및 제55조제7호, 「대기환경보전법」 제16조제1항, 제29조제3항 및 제32조제2항·제4항·제5항, 「소음·진동관리법」 제7조제1항, 제21조제2항, 제24조제2항 및 제27조, 「물환경보전법」 제12조제3항, 제32조제1항·제2항, 제53조제1항·제4항 및 제61조, 「하수도법」 제7조제1항 본문 및 제40조제1항·제2항·제4항,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3조제1항, 「토양환경보전법」 제4조의2, 제15조의3제1항 및 제16조, 「폐기물관리법」 제19조, 제29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 제30조제1항(같은 항 전단 중 폐기물처리시설에 한정한다), 제31조제1항부터 제4항까지 및 제7항부터 제9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기준은 관계 법령에 따른 기준보다 완화되어서는 아니 된다. 다만, 「토양환경보전법」 제4조의2 및 제16조에 따른 기준은 환경부장관과 협의하여 완화할 수 있다.
제320조 부터 제332조까지, 제334조 부터 제337조까지, 제340조, 제454조 및 제455조에 따라 도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경우 그에 따른 각종 행정처분 등의 규제기준이 관계 법령에 따른 기준보다 완화되거나 지원 수준이 낮게 되어서는 아니 된다.

 

그러므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7항의 규정에 따른 유해 야생동물 포획시 안전수칙을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환경부령)'으로 정하도록 한 사항에 대하여 '도 조례'는 이보다 완화되어서는 아니 된다.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환경부령)

 

제주특별자치도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조례

 

제31조의2(유해야생동물 포획 시 안전수칙) 유해야생동물 포획허가를 받은 자는 법 제23조제7항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1. 총기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포획허가 지역의 지형·지물(地物), 산림·도로·논·밭 등에 주민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할 것
2. 포획허가를 받은 자는 식별하기 쉬운 의복을 착용할 것
3. 인가(人家)·축사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총기를 사용하지 아니할 것. 다만, 인가·축사와 인접한 지역의 주민을 미리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한 후에는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

 

제15조(유해야생동물 포획 시 안전수칙) 유해야생동물 포획허가를 받은 자는 특별법 제367조제2항과 법 제23조제7항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1. 총기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포획허가 지역의 지형·지물(地物), 산림·도로·밭 등에 사람이 있는 지를 미리 확인할 것
2. 포획허가를 받은 자는 식별하기 쉬운 의복을 착용할 것
3. 인가(人家)·축사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총기를 사용하지 아니할 것. 다만, 인가·축사와 인접한 지역의 주민을 미리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한 후에는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환경부령'과 '도 조례'가 정하는 '안전수칙'이 글자 하나도 다르지 않다면 '제주특별법 → 도 조례'는 무용지물이다. 특히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안전수칙' 위반에 대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상한선을 정하고, '대통령령(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 별표 2)'은 과태료에 대하여 1차 위반 50만원, 2차 위반 100만원, 3차 위반 이상 100만원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 조례'는 '안전 수칙'을 위반하더라도 과태료를 정하지 않았으므로 실행력이 없다. 따라서 '안전 수칙' 위반에 대하여는 다시 거꾸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 대통령령(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 환경부령(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적용하여야 한다.

 

도 조례로 엄격하게 정하더라도 실행력이 없다면 마찬가지이다. 결과적으로 '제주특별법 → 도 조례'는 실행력이 없으므로 적용할 수가 없다. 이런 지경이라면 법률 수요자인 국민들도 '대통령령 혹은 환경부령'을 혹은 '도 조례'를 적용하는지 조차도 판단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오류는 '법률'에는 '구체적인 위반행위'에 대한 '형벌'과 '과태료의 상한선'이 규정되고, '대통령령'에는 구체적인 과태료 금액이 규정된다는 법률유보의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조시중은? =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무관으로 장기간 근무하다가 은퇴하였다. 근무 기간 중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턴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최근에는 제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제이누리 객원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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