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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1)] 연재를 다시 시작하며

 

제주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감칠맛 나는 제주민요들이 신문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1938년 6월 7일자 조선일보에는 “제주도야 말로 참으로 민요의 나라이다. 고랫노래라고 하여 방애 찧을 때에 부르는 노래도 있고 바다 위에 배를 띄워 놓고 저어가며 노에 맞춰 부르는 뱃노래도 있으며 들에서 김을 맬 때에 그 힘들고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볼까 하여 이 고랑에서 멕이고 저 고랑에서 받는 엄부가(嚴父歌)도 있다.”라고 나와 있다.

 

민요는 민중의 생활을 노래한 단순 노래 차원을 넘어 민중들의 사상, 생활, 감정을 담고 있다. 또한 노동이나 생산 활동과 불가분 관계이며 생산적 노래이다. 제주민요에는 농사짓기 소리(農謠), 고기잡이 소리(漁謠), 일할 때 부르는 소리(勞動謠) 의식에서 부르는 소리(儀式謠), 부녀요(婦女謠)와 동요(童謠), 통속화된 잡요(雜謠) 등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이어도 호라 이어도 호라
이어 이어 이어도 호라
이어 홈민 나 눈물 난다
어어 말난 말아근 가라
이어도 하라 이어도 하라
이어 이어 이어도 호라
강남(江南)가건 해남을 보라
이어도가 반이라 혼다(이어도 노래)

 

이 섬의 노래 가운데서 가장 대표되고 특징을 나타내는 것은 ‘이어도’의 노래가 첫째일 것이다. 이와 같이 이어도가 늘 붙어 다니니 그러면 이 이어도라는 것은 무엇일가? 이것은 한 전설(傳說)의 섬이니 이허도(離虛島)라고 까지 쓰는 사람이 있어서 본도(本島)와 지나(支那)와의 사이에 위치를 둔 섬이지마는 본도에서는 퍽 먼 곳에 있으므로 보이지도 않고 또 일찍 한 사람도 가본 일이라고는 없는 그런 신비스럽고 허무(虛無)한 전설의 섬으로 알아오는 이가 많다. 그리하여 이 도녀(島女)들은 그가 사랑하는 남편이 지나(支那)에 공물(貢物)을 싣고 한번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후에 한 번도 그 배가 다시 돌아온 일은 없었다고 하니 이 여자들이 얼마나 이 이허도가 원망스러웠으랴(조선일보, 1938.06.07.).

 

농사짓기 소리는 ‘검질 매는 소리’로 김매는 소리가 가장 많다(사대소리, 사디소리). 그 밖에 밭 밟는 소리(踏田謠), 도리깨질 소리, 방아 찧는 소리 등이 있다. 고기잡이 소리로 해녀들이 전복을 따러 갈 때 노를 저어가면서 부르는 해녀 뱃소리, 즉 ‘노 젓는 소리’와 ‘멸치 후리는 소리’가 있다. 그리고 일하며 부르는 소리로 맷돌질하면서 부르는 ‘고랫소리’, ‘가래질소리’, ‘꼴 베는 소리’, ‘톱질소리’, ‘방앗돌 굴리는 소리’ 등도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검질 짓국 굴 너른 바테
압멍에야 들어를 오라
뒷멍에야 나아를 오라(검질매는 노래)

 

방아귀낭 시왕댄 갓난
심어서난 설운 말한다.
지을 방이 다 지여 가도
불을 노래 수 만 일너라(방아 찧는 노래)

 

제주민요에는 ‘이어도 노래’ 같이 신비스런 이상향을 노래하는 민요가 있기도 하지만 생산을 위한 노동활동을 소리로 표현하는 노래가 많다. 사회사·경제사적 측면에서 볼 때 제주민요는 제주 사회경제사 연구의 생생한 기초 자료이다. 제주민요에 나타난 당시 생활상을 살펴봄으로 해서 제주지역 사회경제사 연구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그래서 이 연재를 시작하려 한다.

 

지금까지 제주민요 연구는 주로 국문학, 민속학, 제주학, 민요학, 음악 분야에서 많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발품 팔아가며 제주민요를 채록하고 정리하여 체계화시킨 선학들의 노고와 학문적 성과는 존경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나 같은 문외한들이 제주민요 공부에 무임승차할 수 있는 사회적 관용과 학문적 포용은 1세대 제주민요 연구자님들의 자기희생과 학문적 헌신에 전적으로 기인한다. 다시금 존경을 표한다.

 

연재를 시작하며 한 가지 양해를 구하고 싶다. 이 연재를 위해 자료를 모으고 골격을 구성하면서 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친절한 글쓰기’를 포기했다. 이 글은 ‘산남에서 태어나 촌에서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나온 오고답답한 50대 섬 놈’의 눈높이로 쓰여 졌다. 사실 제주어로 노래한 제주민요는 고증을 거친 후 표준어(현대어)로 번역하고 해석하여 이해하기 쉽게 재작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엔 나의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건 제주어 전공자님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대신 제주민요의 풍자와 해학, 삶의 고달픔과 승화를 고스란히 살려보고자 노력했다. 차츰 차츰 다듬어가려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자료>
김영돈(2002), 「제주도 민요연구」, 민속원.
좌혜경 외(2015), 「제주민요사전」, 제주발전연구원.
제주연구원〉제주학아카이브〉유형별정보〉구술(음성)〉민요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o?cid=210402)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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