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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26)] 조천맹주 이색 판세분석 보니

 

연탄구이 삼겹살집은 적막했다. 취객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였다. 홀로 남아 격하게 외로워진 구자맹주 경학검(54)이 스마트폰으로 폭풍검색을 하고 있었다. 정치무공감각수련을 단 하루도 멈출 수 없었다.

 

그때였다. 경학검 스마트폰이 부르르 떨더니 환하게 웃고 있는 승찬검(49) 얼굴이 화면 가득 나타났다. 중고등무림 후배였다. 승찬검은 오랫동안 얼굴을 부르르 떨었지만 경학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번이나. 전화를 받을 기분이 아니었다. 지금이 어떤 시국인가. 우남거사(64) 불출전 후폭풍은 아직도 소주잔 속에서 찰랑거리고 있었다.

 

◆“내 상대는 상일검” VS “부정함에 찌든 정치 안 돼”

 

며칠 후. 맞대결이 중반전으로 돌입할 무렵이었다. 무림 2020년 2월 24일. 제이누리도장에서 두 명의 무사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심판은 제이누리도장에서 새로 산 인공지능(AI) 기자가 맡았다. 사표를 내고 제주시 갑에 출마한 AI기자보다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선거에 특화된 게 특징. 성격이 급해 속전속결로 끝낸다.

 

AI기자가 대회규칙은 없다고 선언했다. 마타도어, 암수, 뒷담화, 야자타임 등 모든 초식을 허용하는 서바이벌 비무. 점수계산은 신인가점 20%를 적용하기로 했다.

 

영훈검이 짧고 굵게 선방을 날렸다.

 

“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상일검이야.”

 

성동격서(聲東擊西)를 응용한 초식이었다. 상일검을 말하며 승찬검을 친다. 무시전략. 상대방을 당황하게 해 기선을 잡는 전략이었다.

 

승찬검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응수했다.

 

“어느 후보도 약하다, 강하다고 할 수 없어. 선거비무는 갑자기 판세가 바뀌곤 하기 때문이지. 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자네야. 오랜 시간 정치무공을 수련한 만큼 조직도 있고, 이름도 많이 알려져 있지. 정치무공에 처음 도전하는 나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지.”

 

이번엔 승찬검이 싱긋 웃음을 지으며 회심의 카드를 던졌다.

 

“제주시을은 제주무림에서도 상대적으로 발전이 부진해. 변하지 않는 모습에 기존 정치에 불만이 컸어. 중원무림은 지금 부정함에 찌든 정치가 아닌, 새롭고 깨끗한, 일하는 무사들은 원하고 있어.”

 

잠시 눈살을 찌푸린 영훈검이 외쳤다.

 

“전반기 국회무림에선 민주방 원내대변인을 맡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인 미르재단,케이스포츠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어. 후반기 국회무림에선 민주방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을 맡아 공익형직불제 도입과 월동무.제주당근 보험 적용 등 제주무림 농수축산업을 위해 노력했어.”

 

영훈검이 반격에 나섰다

 

“내 강점은 도전정신과 다양한 경험이야. 지난 총선비무서 막강한 내공을 지닌 우남거사를 이긴 것 역시 도전정신 때문이지. 나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잘해.”

 

승찬검이 코웃음을 치며 맞받아쳤다.

 

“나는 소소한 다정한 말을 잘하지 못해. 왜 그렇게 낯간지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 화려한 미사여구는 잘 사용하지 못하지만 항상 진심으로 대하고 다가가지. 그래서 내 제자들이 츤데렐라 라는 별명을 내게 붙이기도 했어. 화려한 미사여구로 현혹시키는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야.”

 

승부는 좀처럼 가려지지 않았다. AI기자가 비무중단을 선언하고 신상털기를 시작했다. AI검색엔진은 모든 걸 검색할 수 있었다. 인간들의 속내 정도는 우스울 정도였다.

 

◆영훈검과 승찬검은 누구인가

 

영훈검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에서 태어나, 흥산초.남원중.서귀포고를 졸업한 서귀포무림 토박이다. 그래서인지 제주시을에선 입버릇처럼 지연.혈연.학연에 치우쳐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제주대학무림 총학생회장 시절 최초로 4.3특별법 제정을 청원했다. 제주대학무림 총학생회장 출신 모임인 용암회의 주요 멤버. 멤버는 호진검(제주주민자치연대방 대표), 성곤검(중원무림의원), 희수거사(전 제주도의회무림 의장, 제주시갑 출전 중), 길호검(조천맹주), 철수검자(언론무림인), 용철검자(언론무림인), 진혁검(JDC방 소통협력 책사) 등이다. 1년에 네 번 공식회합을 갖는다고 알려졌다.

 

제주시무림 일도2동에서 제주도의회무림 2선, 2012년 19대 중원무림의원 경선서 낙선, 낙향해 아버지를 도와 버섯농사무공을 수련하며 설욕을 노린다. 참나무 정기를 흡수한 버섯의 힘이었을까. 20대 중원무림의원 경선에서 0.6% 차이로 3선 우남거사를 누르는 저력을 발휘한다. 당시 신인가점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일로 그와 우남거사는 철천지원수지간이 된다.

 

승찬검의 어린 시절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드라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어촌마을에서 2남 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지독하게 가난했다. 83살의 엄마는 아직도 상군 해녀로 바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중학무림 시절 아빠의 사업실패로 집안이 더욱 기울자 방황을 시작한다. 고등무림에서의 무공성적도 하위권. 7남매를 위해 홀로 일하던 엄마가 몸져눕자, 정신을 차린다. 때는 고등무림 2학년이었다. 집이 가난해 일반대학무림은 꿈도 꿀 수 없었다. 2시간만 자고 공부하기 수련을 시작해 학비가 없는 공군사관무림학교에 입학한다.

 

중학무림 같은 반 친구로 만난 애란낭자와 10년 열애 끝에 결혼한 로맨티스트 아내바보다. 연세무림대학원 시절 호는 문, 호칭은 정인거사와 운명적으로 만난 뒤 새로운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다. 정치학무공 박사과정을 수련하기 위해 미련 없이 15년 군생활을 마친다. 5개월만 참으면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미련 없이 포기한다. 이후 중원무림의원 보좌관 등을 거치며 정치무공을 수련했다. 정인거사는 재인지존이 애지중지하는 무사다.

 

◆조천맹주의 이색 판세전망

 

AI기자가 신인가점 20%를 변수로 놓고 CPU(중앙처리장치)를 돌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복잡했다. 신인가점은 총 점수의 20%가 아닌 자신의 얻은 득표의 20%를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후보자 종합평가 등도 변수다.

 

AI기자가 양쪽 캠프에 전화를 걸었다. 점수계산 방식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승찬검 캠프에선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방에서도 신인가점 20%만 통보했지 룰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며 난감해했다.

 

영훈검 캠프도 마찬가지. 비서관은 사람마다 알고 있는 게 달라서 중앙 민주방에 물어봐야 한다며 말했다. 넘버2인 보좌관도 정확히 모르겠다며 여론조사 전문가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그 전문가가 말했다.

 

“계산방식이 복잡해서 여론조사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합니다. 비율개념이 아닌 득표수 개념입니다. 권리당원투표 50%와 여론조사 50%는 등가로 계산을 하고, 백분율 퍼센트의 개념이 아닌 득표수로 계산됩니다."

 

‘삐익’ 소리와 함께 AI기자의 눈에 빨간 불이 켜졌다. AI는 계산을 포기하고 고민했다.

 

‘우남거사의 승찬검 캠프 전격방문 이후 판도가 심상치 않다는 조짐이 있다는 말이 있어. 우남거사 참모 출신 두 명의 책사가 결합했지. 캠프에 상주하지는 않고 조언만 해주고 있다고 해. 승찬검 캠프 측에선 그 책사가 누구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하더군. 인간들은 비밀이 너무 많아.’

 

잠시 생각에 잠겼던 AI기자가 무릎을 쳤다. 조천맹주 길호검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학무림 시절 옥중 총학생회장 당선, 용암회 멤버, 무현지존 시절 청와대방 출신, 전 제주맹주인 근민거사의 대표책사, 중원무림 부동의 1위인 삼다수 넘버 2를 지낸 인물이다. 무림 2004년 열린우리방 제주시.북제주을 총선 후보 경선에서 우남거사와 맞붙었다가 패배한 전력도 있다. 제주시을 판도를 꿰고 있는 몇 안 되는 무사로 꼽힌다.

 

“점쟁이가 아닌 이상 누가 이길지 어떻게 알아요. 근데요. 제주시을 민주방 소속 도의회무림의원 대부분은 영훈검 체제로 바뀌었죠. 우남거사가 대 놓고 지원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겁니다. 모든 제주시을 도의회무림의원들은 중원무림 진출 꿈을 갖고 있죠. 4년 후에 영훈검과 승찬검, 누구와 맞붙길 바랄까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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