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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곳간 봐가며 재정지출도 구조조정하자[양재찬의 프리즘] 5년 만의 세수(稅收) 펑크
양재찬 대기자  |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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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9  10: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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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제3차 재정관리점검회의에서 구윤철 기재부 2차관(맨 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기재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해 참석자들에게 꽃을 나눠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나라살림에 1조3000억원의 펑크가 났다. 정부는 국세가 294조8000억원 걷힐 것으로 보고 예산을 짰다. 그러나 실제 국세 징수액은 293조5000억원에 머물렀다. 2015~2018년에는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혀 복지를 확대하는 등 풍족하게 썼는데, 돌연 ‘세금 풍년’ 기조가 꺾인 것이다.

지난해 세수稅收 결손이 난 것은 정부의 경제전망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했는데, 실제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2.0%에 그쳤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반도체 경기 불황 등 대외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기업투자가 감소하고 내수도 부진한 국내 요인도 결코 적지 않았다.

특히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법인세가 예상보다 7조1000억원 덜 걷혔다. 법인세 징수액이 7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어나긴 했어도 세입예산(79조3000억원)에는 크게 미달했다. 오차율이 -8.9%나 됐다.

증세의 역설 현실화

문재인 정부는 2018년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세율인상에 따라 법인세가 많이 걷힐 줄 알았는데 결과는 딴판이었다. 세율을 올렸지만 기업심리 위축과 실적악화가 겹치며 세금은 더 걷히지 않는 ‘증세의 역설’이 현실화한 것이다.

올해 사정은 더 걱정스럽다.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2.4%로 잡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수출과 내수에 복합적으로 충격을 가하면서 지난해 수준(2.0%)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부과되는 법인세수는 64조4000억원으로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판이다.

정부는 올해 60조원의 사상 최대 규모 국채까지 발행하며 512조원 초슈퍼 예산을 짰다. 집행을 시작한 지 두달도 안 됐는데 일각에선 벌써 추가경정예산을 거론한다. 코로나19 사태 수습 등 쓸 데는 많은데 세입이 받쳐주지 못하면 국채를 더 발행하는 방식으로 빚을 내야 할 것이다.

   

나라살림을 건실하게 꾸려가려면 기본적으로 세수 예측이 정확해야 한다.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히면 빚을 내야 하고, 이는 국가채무를 늘려 후세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사실 경제가 어려우면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경기회복의 마중물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침체 기간을 단축하면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도 보탬이 된다. 그러나 이는 재정 지출이 생산적 분야에 집중돼 경기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라는 전제에서 가능한 일이다.

결국 관건은 재정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다. 문재인 정부가 해온 것처럼 생산성 증대나 신성장동력 육성과 거리가 먼 분야에 돈을 마구 풀면 재정 건전성 악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무상급식ㆍ무상보육ㆍ노인기초연금ㆍ아동수당 등 현금지원, 노인층의 단기 일자리 만들기, 공무원 증원 등에 집중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높였다. 최근에는 부동산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을 통한 보유세 증세도 꾀하고 있다. 증세나 세무조사 강화가 세수를 늘릴 것 같아도 불경기에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국세청장이 신년사에서 올해 업무목표로 ‘세수 확충’을 강조했다. 아무리 세무조사 강도를 높여도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세수는 늘어나기 어렵다.

표퓰리즘 지출 경계해야

 

 

 

세입 감소가 눈에 보이는 상황에선 정부 재정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억제해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높여야 마땅하다. 집행 실적이 부진한 사업과 관행적인 보조 사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요구된다. 생산유발 효과가 낮은 돈 풀기식 사업이나 선거용 ‘표票퓰리즘(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지출도 경계해야 한다. 3월 확정해 각 부처에 보낼 내년 예산편성지침에 이를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세수 확충의 왕도는 경기 회복이다. 재정은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따름이다. 민간 부문의 활력으로 이뤄내는 경기 활성화여야 지속 가능하다. 법인세율을 올렸는데 세수가 줄어든 이유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과감한 규제혁파와 노동 유연성 확보로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기업의 기를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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