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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던지 끝을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김선완의 시론담론]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칼럼 ... 민주당은 그리도 옹졸한가?
김선완 객설논설위원  |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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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7  13: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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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미리 교수가 2020년 1월29일자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 캡처 [사진=뉴시스]

“민주당을 빼고 찍자”는 제목으로 최근 경향신문에 게재된 ‘정동칼럼’ 기고자인 고려대 임미리 교수와 경향신문사를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4일 고발을 취하했다.

이날 민주당은 입장문에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임 교수는 특정 정치인의 싱크탱크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라는 배경까지 설명했다.

민주당은 고발을 취하하면서도 ‘임교수는 특정 정치조직의 싱크탱크 출신’임을 강조한 것은 한때 민주당에서 활동하다가 탈당하여 ‘국민의 당’을 창당했던 ‘안철수’를 떠 올린 것으로 보여진다.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은 빼고’라는 제목의 ‘정동칼럼’에서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며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 등 민주당이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이 되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글을 실었다.

칼럼에서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분노로 집권했으면서도 대통령이 진 '마음의 빚'은 국민보다 퇴임한 장관(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 임 교수와 경향신문사를 지난 5일 검찰에 고발하자 최근 경향의 사설과 중앙일보 등에서 여당의 고발조치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와 글쓴이를 탄압한다’는 논조가 나왔다.

또 소셜미디어에서 평소 ‘민주당을 찍지 말자’고 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나도 고발하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무려 수천명이 공감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어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 박권일 사회비평가 등 진보성향 지식인들도 일제히 “나도 고발하라”며 민주당에 칼날을 세웠다.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도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야말로 전체주의이자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하는 등 야권 역시 거센 비판에 나섰다.

결국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13일 늦게 “해당 고발 건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당에 제시하는 등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진보적인 노동학자 임미리 교수​는 13일 오전 "민주당의 (총선) 완패를 바란다"는 제목으로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난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며 민주당을 거듭 비판했다.

글에서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정권과 특정 정당을 심판하자고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해 '총선 승리는 촛불혁명의 완성'이라고 했다.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나의 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임 교수는 또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때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근거로 "내 칼럼은 문제될 게 없다”고도 했다. 당시 야당은 노 전 대통령이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아 사전선거운동을 했음을 들어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임 교수는 "당시 헌재는 '후보자의 특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한 것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면서 자신의 칼럼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지지 호소가 선거운동이 아니므로, 반대 호소 역시 선거운동이 아니라는 논리다. 임 교수는 "전직 판사가 얼마 전까지 대표(추미애 법무부 장관)로 있던 정당이 이런 유명한 판례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신을) 위축시키거나 번거롭게 하려는 목적일 텐데, 성공했다. 더 크게는 노엽고 슬프다.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며 “민주당의 완패를 바란다"고 썼다.

   
▲ 김선완 객원논설위원

임 교수는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보기드문 진보 성향의 여성학자다. 이번 칼럼도 ‘현 정권 출범 후 재벌개혁이 물건너 가고 노동여건이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등 진보적인 관점에서 민주당을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은 칼럼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임 교수와 경향신문 칼럼 편집 담당자를 고발했다. 그러자 불어 온 역풍은 가뜩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민주당을 화들짝 놀라게 만들었다.

고인이 되신 필자의 할머니는 늘 나에게 “얘야 항상 무슨 일이던지 끝을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말씀을 주셨다.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고 칼럼 기고자와 경향신문사를 덜컥 고발했던 민주당이 되새길 구절이다. 지금도 할머니의 그 말씀이 새롭게 가슴에 사무친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 산학연구원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을 지냈다. 대구경북언론인회 사무총장과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에서 역량강화 분야 산업강사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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