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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그대로인 후보자의 내면 ... '고스톱'의 진실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21)] 창일거사, 거취표명 또 연기
강정태 객원기자  |  kjt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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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31  14: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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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선무림입니다. 희룡공 진영, 제주 갑, 을, 서귀포 순서로 10여회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상황, 대사 등은 상상력으로 꾸며낸 허구입니다. 오버액션도 빈번하게 사용했습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존인물도 등장시켰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십시오. 제주가 바뀌고, 한국이 바뀝니다. 4.15총선은 이미 시작됐습니다.[편집자 주] 
   

한파경보가 발효된, 산천초목이 얼어붙은 섣달 그믐날이었다. 제이누리도장 AI기자가 긴급 속보를 전했다. 뜨거웠던 대련장도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창일거사 수하 신혁검에게 물어보니 답신 카톡을 보내왔다. 카톡 내용은 ‘창일거사 거취표명은 내년 1월 12일 오후 3시로 연기됐음. 한라아트홀에서 열리는 무림의정보고회에서 거취 밝힐 예정.”

제이누리 도장에 모인 무사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길현훈장과 희수거사, 원철검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그도 그럴 만 했다. 이달 20일 거취표명, 연말로 연기, 또 내년으로 연기한다는 통보였다.

밀당(밀고 당기기)초식의 고수인 창일거사 스타일에 익숙해졌다는 듯 AI기자가 별다른 말없이 대회 시작을 선언했다.

자헌검의 좌구대법 필리버스터

두터운 방석을 앞에 두고 영진검과 경실거사가 마주 앉았다. 어쩐 일인지 자헌검은 그대로 선채 앉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자헌검은 고스톱 경연에 참여하지 않아 필리버스터(filibuster)로 대체한다. 혹독한 조건이 있다. 한숨에 말해야 한다. 발언 도중에 숨을 쉬면 안 된다는 애기다.”

AI기자의 말에 영진검과 경실거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만약 날이 새도록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면 애써 준비한 회심의 전략을 펼쳐보기도 전에 '나가리'가 되기 때문이다.

자헌검이 누구였던가. 무림검찰 칼잽이 시절, 숱한 잠복수련을 거치며 좌구대법(坐口大法, 숨을 쉬지 않는 수련)을 익힌 그였다. 그 무공 덕분에 그는 매춘여인 선불금을 가로챈 윤락업소 주인장을 구속하는 성과도 거둔다. 당시 중원여성무림인 여성권익 ‘디딤돌’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복식호흡을 마친 자헌검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세대교체의 염원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고, 지난 16년 동안 민주당 무림의원들의 독식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필요성, 창일거사에 대한 피로감이 널리 퍼져 있다는 기본적인 정세 속에서 참신한 무사인 나를 도민무림인들이 받아드릴 것으로 기대한다.”

“조직력이 비교적 약하고, 지연.혈연이란 1차 집단이 약하다는 게 내 약점이지만, 난 흙수저의 이미지와 무림검찰 칼잽이라는 전문성을 겸비한 비무후보다. 노쇠한 후보들에 비해 젊은 후보라는 말이다.”

“선거는 통상 구도의 싸움이다. 구도 상 자유한국방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다. 이번만큼은 더불어민주방 독식구조를 깨보자는 무림인의 바람이 보태지고, 인물의 참신성이 중도무림인의 마음을 움직여 기존과 다른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말을 끝낸 자헌검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내공이 예전 같지 않는 모양이었다.

영진검, 팔광-비 석장 폭탄 VS 경실거사, 똥광-일월 홍단

고스톱 결투가 시작됐다. 민주방처럼 '맞고'였다.

답변지를 먼저 보내 선이 된 영진검이 팔광으로 바닥의 팔월 십격 고도리를 먹으며 말했다.

“일단 고도리라는 큰 단을 가르고, 광박을 면한다. 보수를 대표하는 자유한국방 후보지만 당리당략, 진보, 보수를 떠나 제주무림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풀어낼 예정이다. 자유한국방이 비무 때마다 문제가 되어왔던 역사인식 문제나, 4.3문제는 내 가족들이 직접 피해를 겪었다. 도민무림인에게 자연스럽게 어필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경실거사는 똥광으로 똥쌍피를 먹으며 응수했다.

“난 제주시맹주직을 수행하면서 이미 한차례 검증을 거친 경륜과 청렴성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약점이라면 정치무림 신인으로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이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신선한 개혁적 민생 정치무림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

똥광에 그려진 오동나무와 봉황은 군주를 의미했다. 그는 제주시맹주를 지내며 키운 야심을 은근슬쩍 드러내고 있었다.

영진검은 회심의 패를 갖고 있었다. 손에 든 비 석장 폭탄으로 바닥의 비광을 먹었다.

“상대방의 피를 쓸어 와서 고를 할 수 있는 기선제압을 하는 패다. 내 강점은 희룡공과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비무에서 가장 큰 강점이 될 것이다. 난 사회생활에서 사람에 대한 신의를 중히 여기며 일반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화투판에서 한번 맺은 인연을 끈끈하게 이어왔다.”

그가 먹은 비광엔 개구리가 있었다. 빗물로 불어나 급류가 된 개울에 고립 된 개구리.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 오르다 결국 수양버들 나뭇가지에 오르는데 성공한다. 영진검의 자화상처럼 보였다.

경실거사는 일월 홍단으로 학은 천년, 소나무는 만년이라고 하는 삥광을 먹으며 말했다.

“당내 경선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심은 천심이다. 무림인들의 마음을 일월 새해를 시작하는 초심으로 차곡차곡 얻어 나가면 해 볼만 한 판세가 될 것이다. 1차산업.상공무림인들이 살아가기 위해 어렵게 애쓰는 상황에서 한 알이 밀알이 되어 민생무림정치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

두 번째 패까지 오고가자 AI기자가 아무 말 없이 휘장을 쳤다.

“날 것 그대로인 내면을 보여줘야”

AI기자가 생각에 잠겼다.

‘경실검은 피를 많이 모았어. 무려 3,500피야. 그래도 불안해하는 눈치야. 인재영입, 전략공천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지. 열심히 경선비무를 준비했건만, 한방에 나가리가 될 수 있지.”

“영진검은 인재영입, 자헌검은 전략공천에 승부를 걸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 그래서인지 피를 모으는 움직임은 별로 보이지 않아.”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초짜야. 단 한 번도 선거비무에 출마한 적이 없는, 말 그대로 생초짜지.”

“지금이 어떤 시국이야. 그들이 보기엔 진보가 분열된 절호의 기회지. 보수 분열을 선언한 용철경리도 있지만, 진보대분열에 비하면 급이 좀 약하지. 누가 나서든, 자유한국방 후보가 곧 본선비무승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해.”

AI기자가 갑자기 공손하게 말했다.

   
▲ 강정태

“야자타임 끝입니다. 비무에 고스톱경연을 도입한 일을 두고 불만이 많을 것으로 압니다. 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내면을 스스로 끄집어내게 하려 했던 것입니다. 유권자무림인은 비무후보자의 내면을 들여다 볼 권리가 있습니다.”

“어깨에 힘주는 고상한 정책대결만으론 꽁꽁 숨겨둔 속내를 알 길이 없습니다. 날 것 그대로인 후보들의 내면을 무림인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평가는 당신 앞에 서 있는 무사도, 언론무림도 아닌, 오직 유권자무림인이 합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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