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전 아이들을 이끌고 만장굴을 찾아 나선 부종휴 선생과 꼬마 탐험대가 걸었던 길이 다시 열렸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과 함께 지난 21일 김녕초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부종휴 만장길 걷기 행사를 가졌다.
부종휴 만장길은 김녕초에서 만장굴 1입구까지 약 4.2km 구간으로 조성한 故부종휴 선생 기념길이다.
세계유산본부와 제주학연구센터가 지난해 6월부터 故부종휴 선생이 만장굴 탐험을 위해 직접 걸었던 길을 조사·고증하고 표지석과 이정표를 설치했다.
이번 걷기 행사는 73년 전 미지의 용암동굴을 탐험하기 위해 故부종휴 선생과 함께 꼬마탐험대가 오갔던 길을 후배들이 따라 걸으며 선배들의 업적을 배우고 학교와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만장길을 걸으며 지질 뿐만 아니라 마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3일 김녕초 학생들에 이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계자연유산 해설사들과 함께 부종휴 만장길 걷기 행사를 갖는다. 부종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세계자연유산의 진정한 가치를 홍보할 예정이다.
고길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행사가 세계자연유산의 기틀을 마련한 故부종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73년 전 김녕초 선배 꼬마탐험대가 걷던 길을 후배들이 따라 걸으며 모험심과 탐험 정신을 기르는 생생한 교육이 됐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故부종휴(1926~1980) 선생은 제주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과학자다. 그는 1946년 김녕초 교사로 부임한 직후 5~6학년 학생 30여명과 함께 꼬마 탐험대를 조직해 4차례의 답사 끝에 동굴 전 구간을 탐험해 동굴의 끝인 만쟁이거멀(지금의 3입구)의 실체를 확인했고 이를 만장굴로 명명했다. 또한 빌레못동굴, 수산 동굴, 미약굴 등 제주의 많은 동굴들을 직접 탐사했다. 더불어 한라산 곳곳을 누비며 330여종의 식물을 직접 찾아내 숨겨진 제주의 가치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