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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의붓아들 살인 '전면 부인' ... 공소장 보니남윤국 변호인 "범행 직접적 증거 없어" ... 제주지법 "병합심리 기만" 불만 표출
이주영 기자  |  anewell@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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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9  1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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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정(36·여)이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추가 기소된 의붓아들 살인 사건의 검찰측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10시30분 피고인 고유정에 대한 의붓아들 살해 혐의(살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을 정리하는 자리다. 정식 공판과는 달리 피고인이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고유정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고유정의 법률대리인으로는 '전 남편 살인사건'과 동일한 남윤국(42) 변호인이 출석, "피고인이 행위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이어진 모두진술에서 대략적인 공소사실을 언급하며 고유정의 범행동기와 계획범죄에 대한 입증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남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한 인정 여부를 확인하는 증거 인부에서 "준비가 안 됐다"고 밝혔다.

남 변호인은 전날 열린 '전 남편 살인사건' 7차 공판에서도 "의붓아들 살인사건 병합을 고려하다 보니 피고인 신문과 최후변론을 준비 못했다"면서 결심 공판을 미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왜 그러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협조를 안 하면 병합을 할 수가 없다"면서 "둘 중에 한 재판은 준비가 돼있어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변호인측이) 병합 심리를 기만하고 있다"면서 "오늘 공판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증거인부를 확인할 시간을 주겠다며 20분간 휴정하기도 했다.

   
▲ 검찰로 송치되는 고유정. 오른손에 감은 붕대가 보인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 3월1일 오후 9시에서 10시사이 현 남편 홍모(36)씨가 아들 홍(5)군을 씻기는 동안 지난해 11월1일 구입한 수면유도제를 가루로 만들어 홍씨가 마실 찻잔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홍씨가 깊은 잠에 빠진 뒤인 지난 3월2일 오전 4시에서 6시 사이 침대에서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홍군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홍군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도록 머리를 돌린 후 뒷통수 부위를 10분 이상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유정이 현 남편과의 사이에서 두 번의 유산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현남편 홍모(37)씨가 의붓아들만을 아끼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해 10월15일과 지난 2월10일 2차례 유산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고유정이 1차 유산을 한 지난해 10월15일 이후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봤다. 일주일 뒤 홍씨가 SNS(사회관계망) 프로필 사진을 피해자인 아들 사진으로 바꿔 고유정이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메시지를 홍씨에게 보냈기 때문이다.

고유정의 문자메시지에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고유정은 홍씨에게 "모든 걸 다 무너뜨려줄테니까", "사람 하나 미친× 만든 결과가 어떤 건지 끝을 보여줄게 걱정마", "난 너한테 더한 고통주고 떠날거니까 해봐라 한 번" 등의 저주가 담겨있다.

고유정은 지난해 11월4일 홍씨와 메신저로 말다툼을 하던 중 갑자기 "(잠을 잘 때 홍씨가) 몸으로 누른다고 해야되나? 나도 잠결이라 뭔가 막 힘에 눌리는 기분에 잠 깼는데 당신이 잠꼬대하면서 눌렀나 싶어서 살짝 흔들어도 반응 없이 잠자고 있더라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고유정은 지난해 11월4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모두 5차례에 걸쳐 홍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인 홍군을 충북 청주시 자택으로 데려올 것을 요구했다.

문자메시지에는 "홍군은 언제 데리고 올 생각?", "일단은 홍군 먼저로~~", "당신은 홍군 챙겨서 와"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고유정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동안 청주가 아닌 제주도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현 남편의 잠버릇을 언급한 날부터 고유정이 홍군을 청주로 데려와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후 고유정은 홍군이 청주시 자택에 오기 이틀전인 지난 2월26일 "(당신은) 아무래도 잘 때 코도 많이 골고 막 움직이기도 하고, 뒤척이고 영 개운하게 자는 거 같지가 않아서, 깊이 자는 거 같긴 한데 여보 기억 안나는 것도 있자네"라며 재차 현 남편의 잠버릇을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제시한 또다른 증거는 고유정이 현 남편과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외에도 수면유도제를 구입한 사실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1일 고유정이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은 정황을 포착했고, 이어진 국과수 2차 성분 분석 의뢰 과정에서 홍씨의 체내에 남아있던 같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 7일 고유정에게 의붓아들에 대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 제주지법에 추가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숨진 의붓아들에게서) 살인으로 볼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증거는 모두 정황 증거에 해당할 뿐,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 증거는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입증에 난항을 겪게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제주지법은 19일 '전 남편 살인사건'과 '의붓아들 사망사건' 재판 병합을 결정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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