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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완의 시론담론] 아쉬운 '조국사태' 사과발언 ... 진영논리에 매몰된 국민통합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끝내 ‘조국사태’와 관련 사과발언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눈은 안중에도 없듯 '막가파 액션'을 보여줬다. 흡사 오로지 '편싸움' 뿐인 현장을 본 것 같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33분 연설하는 동안 수많은 당부와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조국사태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말에는 인색한 연설이었다.

 

청와대가 21일 초청한 종교계 지도자를 향해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던 국가지도자이기에 국회연설에서는 두달동안이나 국론분열을 가져왔던 ‘조국 임명과 사퇴’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 대신 은근한 사과발언까지는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 연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야유와 반발에도 ‘검찰 개혁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하는 것이었다. 이번 국회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과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공수처 설치를 지나치게 강조한 연설이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경제'였다. 무려 29번 언급했다. 그 다음 많은 단어(키워드)는 ‘공정’으로 27번 언급됐다. 최근 조국 장관 사태로 돌아선 국민의 마음과 중도층을 달래기 위해 ‘공정’을 주요 이슈로 다룬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경제’와 ‘공정’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현실적인 경제문제가 절박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조국 사태로 인해 무너진 국민들의 감정속에 ‘공정사회’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보다 직설법으로 ‘조국사태에 거듭 사과한다’는 한마디가 민초들의 마음을 녹였을 것이다.

 

또 그의 연설에서 ‘포용’이란 키워드가 14번, ‘검찰’과 ‘검찰개혁’이 11번, ‘평화’가 11번, ‘예산’이 9번, ‘일자리’가 8번, ‘복지’가 2번 등으로 언급됐다. 과거 연설에서 자주 언급된 ‘북한’과 ‘비핵화’는 각각 2번, 1번 언급에 그쳐 최근 경색된 북한과의 관계가 반영된 연설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국회 시정 연설은 취임 후 네번째로 여당의원들로부터는 총 26번 박수를 받았으나 야당의원들로 부터는 야유와 양손으로 거부의사를 나타내는 엑스자(X) 액션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 야유를 덮기 위해 더욱 크게 박수로 맞서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공정 사회'발언 부분에서 크게 반발했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하자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입시 특혜를 비판하는 듯 '조국'을 외치며 비웃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여러명의 한국당 의원들은 "그만하세요" 등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하는 주장을 소리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어떠한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면서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 등이 언급될 때엔 의원들이 양손으로 'X자'를 만들며 "안 돼요" "야당 무시하지 마세요" 등의 강렬한 거부의사가 현장 중계방송을 타고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해졌다.

 

이같은 국회 분위기는 사실상 꼴불견스러운 것이다. 대통령의 권위를 여지 없이 무너뜨리는 연설로 만들었다. 국회의원들은 국제적으로 생중계 되었던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한번도 보지 못했는가? 최소한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의 연설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될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2017년 5월 취임 당시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강조했고, 그동안 ‘국민통합’을 여러차례 주장 했으나 정작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생각이 다른 국민들과는 얼마나 소통 했었는지를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

 

대통령은 집권 초기 청와대 기자들에게 “매주 한번씩 이라도 직접 춘추관 등에서 기자들과 궁금한 것에 대해 맘껏 소통하겠다”고 했으나 올들어 연두기자회견도 MBC와 한차례 대표 인터뷰 하는 것에 그쳤다.

 

이번 국회 연설에서도 대통령의 자기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왕 사퇴한 ‘조국 장관사태’에 대해 솔직한 고백과 사과를 했다면 어땠을까? 국민의 정서를 달래줘야 남은 임기동안의 비전이 국민에게 다가간다. 어찌보면 국회에서 보이는 꼴불견은 어느 한쪽이 먼저 손을 내밀 때 사라질 풍경인지도 모른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 산학연구원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을 지냈다. 대구경북언론인회 사무총장과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에서 역량강화 분야 산업강사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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