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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전의 한" ... 그 한풀이의 여정 다시 시작됐다4.3생존수형인 8명, 제주지법에 재심 청구 ... "일반재판도 포함, 쟁점될 것"
고원상 기자  |  kws8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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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2  17: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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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와 4.3수형생존자 및 그 가족들이 2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1년 전 일반재판 및 군사재판에 대한 재심청구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71년 전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던 이들의 누명을 벗기 위한 여정이 다시 시작됐다. 제주 4.3생존수형인들이 제2차 재심 재판 청구에 들어갔다.

이번 재판에서는 청구인 전원이 군사재판을 받았던 지난 1차 재심과는 달리 일반재판을 받았던 생존수형인도 포함됐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2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반재판과 군사재판에 넘겨져 평생 전과를 안고 살아오신 8명의 4.3생존수형인과 함께 두 번째 4.3재심 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재심청구에 나선 생존수형인은 1948년  일반재판을 통해 형무소로 끌려갔던 김두황 할아버지(91)와 1948년과 1949년에 걸쳐 군사재판을 받은 김묘생 할머니(91), 김영숙 할머니(89), 김정추 할머니(88), 변연옥 할머니(90), 송석진 할아버지(93), 송순희 할머니(94), 장병식 할아버지(89) 등 8명이다.

이번에는 제주는 물론 서울과 인천, 안양, 부산, 일본 도쿄 등에 거주하는 생존수형인들이 모여 억울함을 풀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4.3도민연대는 “청구인들에게 대한민국은 71년 전 ‘불법적인 국가범죄’를 저질렀다”며 "청구인들은 수형 이후 돌아온 고향에서도 수시로 경찰에 동향신고를 해야 하는 등 지속적인 감시와 통제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냉대를 참아내야 했고 자녀들까지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오랜 법적 압박과 차별을 견뎌야 했다”며 “이처럼 4.3 당시 군사재판과 일반재판은 법의 너울을 뒤집어쓴 야만적인 국가폭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철저하게 유린된 4.3생존수형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4.3역사의 올바른 정립을 위해 오늘 4.3생존수형인 8명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다”며 “국가폭력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의 준엄한 심판을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차 재심에 이어 이번에도 4.3생존수형자들의 재심 변호를 맡은 임재성 변호사는 군사재판의 경우는 수월하게 재심이 시작될 것으로 판단했다.

임 변호사는 군사재판에 대해 “1차 재심 당시 재심재개와 관련해 수형인명부의 신빙성이 쟁점이었다”며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수형인명부가 신빙성이 있는 자료라는 것이 확인됐다. 때문에 수형인 명부의 신빙성을 위해 심리를 하는 과정은 수월하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재판의 경우에는 “법리적으로 재판부와 재심 청구인 측 사이에 다퉈볼만한 여지가 있다”며 “일단 판결문이 있고 어떤 사실로 기소가 됐는지 자료가 남아 있다. 살펴볼 부분은 고문과 불법구금이 있었는지 여부다.  재판부가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재판을 받을 사유가 된다고 판단할지 안할지가 쟁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재심 개시가 되도 70여년 전의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며 “이번 과정을 통해 명예회복이 이뤄질지는 또 다른 도전”이라고 말했다.

   
▲ 71년 전 제주4.3 당시 일반재판으로 목포에서 옥살이를 했던 김두황 할아버지(91).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일반재판 재심 청구인인 김두황 할아버지는 재심 청구에 나서는 심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 “71년간의 응어리를 풀어달라”라고 말했다.

1948년 일반 재판을 받고 1년 2개월의 형을 선고 받은 후 목포로 끌려갔던 김 할아버지는 1950년 출소를 했지만 한국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예비검속에 의해 다시 한 번 잡혀 들어갔다. 그렇게 성산포경찰서에 잡혀 들어갔는데, 그 때 그를 구한 것이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로 불리는 고(故) 문형순 경찰서장이다.

1949년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낸 문 서장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예비검속된 주민들에 대한 군 당국의 학살명령을 “부당하므로 불이행한다”며 거부, 성산 지역 예비검속자들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거기에 김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 후 70년 만에 다시 한 번 법원을 찾은 김 할아버지는 “2017년부터 이뤄진 군법회의 생존자들의 재심을 보면서 4.3사건 일반재판 희생자인 저도 재심을 통해 명예회복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며 “이게 명예회복의 시작이고 내 응어리를 풀어주려는 시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17명의 생존수형자들이 2017년 법원에 71년 전 불법 군사재판에 대한 재심을 청구, 2년여의 법정투쟁 끝에 올해 1월17일 사실상 무죄에 해당하는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와 4.3수형생존자 및 그 가족들이 2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민원실을 찾아 재심청구서를 재출하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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