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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룡공-영진검-상일검 ‘도원결의’ ... 운명 or 기획?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13)] 희룡공 삼고초려 ... 직속 후배, 혈투 예고
강정태  |  kjt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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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5  09: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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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선무림입니다. 희룡공 진영, 제주 갑, 을, 서귀포 순서로 10여회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상황, 대사 등은 상상력으로 꾸며낸 허구입니다. 오버액션도 빈번하게 사용했습니다.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존인물도 등장시켰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십시오. 제주가 바뀌고, 한국이 바뀝니다. 4.15총선은 이미 시작됐습니다.[편집자 주] 
   

8할을 머금은 차디 찬 글라스에 빨간 립스틱 대신 차디 찬 눈물이 맺혀 있었다. 머리엔 나무젓가락 두 쪽. 위스키를 가득 채운 스트레이트잔이 나무젓가락을 밟고 위태롭게 서 있다.

그때였다. ‘쿵’하고 술상을 뒤흔드는 소리가 들렸다. 스트레이트잔이 ‘퐁’ 하는 소리를 내며 맥주를 향해 돌진했다. 제조자인 상일검(48)의 이마가 벌겋게 부어올랐다. 충성주였다.

원샷이 이어졌고, 상일검이 병권(甁權)을 영진검(52)에게 넘겼다.

빈 맥주잔 하나가 술상 정중앙에 놓여졌다. 영진검이 7할의 맥주를 따르더니 빈 소주잔을 띄웠다. 그들은 오고가며 소주를 따르기 시작했다. 소주잔이 가라앉을 듯 말 듯 흔들거렸다. 그들의 마음처럼. 술 무게를 못 이긴 소주잔은 금세 가라앉았다. 타이타닉주였다.

중국집 수련이 끝난 후 희룡공이 집으로 돌아간 후였다. 영진검과 상일검이 노래주점 밀실에서 2차 수련을 하고 있었다. 상상력무공과 창의력무공을 키워주고, 결속력도 강화시켜 준다고 했다. 음주무공의 진가를 맛 볼 수 있는 폭탄주 수련이었다.

폭탄주 제조에 능해야 술자리를 장악할 수 있다고 그들은 굳게 믿었다. 술자리 장악은 곧 기선제압을 의미했다. 선거비무에선 기선을 제압해야 승률도 높아지기 때문.

중원무림에선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 있다. 탄핵을 당해 무림감옥에 감금된 근혜 전 지존이 국회무림의원인 시절이었다. 술이 약한 근혜지존이었지만 폭탄주수련엔 유독 공을 들였다. 공대무림출신답게 정확한 비율, 술 따르는 각도까지 연구했을 정도다. 병권을 쥐어야 분위기를 주도하며 술자리 권력을 쥘 수 있다고 근혜지존은 믿었다. 병권 집착증으로 불릴 정도였다.

일화 하나. 강창희 당시 국회의장이 조폭주를 제조해 돌리자 근혜지존이 자신의 빰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제 앞에선 조폭주 함부로 하시면 안 됩니다. 조폭주는 이 정도는 있어야 하죠.”

무림 2006년 서울시장비무 유세장에서 커터칼 테러를 당해 생긴 상처였다. 근혜지존은 그 한마디로 그 술자리를 장악했다.

다시 2차 수련자리.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술상 위엔 빈병들이 늘어갔다. 다양한 폭탄주초식이 펼쳐졌지만, 둘은 좀처럼 취하지 않았다.

4선 제주관광협회방주 출신인 영진검, 4번째 총선비무 도전에 나선 상일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들은 어떤 인물일까.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 출신인 영진검은 자타공인 관광무공 고수다. 여행도장을 차려 수련을 하다가 무림 2011년 제주관광협회방 방주를 뽑는 보궐선거에 당선됐다. 이후 내리 4번을 연임하는 저력을 발휘한다.

제주무림경제를 움직이는 양대 축은 관광무공과 농업무공. 그중 한 축을 장악하며 내공을 쌓아온 셈이다. 운이 따랐는지, 그의 무공이 빛을 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관광무공 최대 관건인 관광무림인 방문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신기록 행진을 벌였다. 지금은 너무 많은 관광무림인 방문으로 제주무림 사회문제가 될 정도.

인지도는 의외로 약체라는 평가다. 오랜 세월 관광협회 방주를 지냈지만 대중무림인들에게 좀처럼 무공을 알릴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오죽하면 베일에 싸인 인물이란 평가도 있다.

희룡공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후 중원무림 고수에게 이미지 트레이닝 수련을 받으며 내공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출신인 상일검은 무공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물. 서울대학무림 법대에서 수련한 후, 정통 코스인 무림검찰 칼잽이 길로 들어섰다. 수석무공을 익히지만 못했을 뿐, 희룡공과 궤적을 같이 한 끈끈한 인연이 있어 직속 수하로 꼽힌다.

첫 출전은 무림 2008년에 열린 18대 총선비무였다. 그는 한나라방 깃발을 들고 36세의 나이로 출전한다. 당시 현직인 우남거사와 맞붙었지만 3696표(5.28%) 차이로 패배한다.

19대 비무에선 배우자 선거법위반 사건이 터져 낙마한다. 눈물의 기자회견은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덕분에 그는 여인무사들의 모성애를 흡입할 눈물신공을 익혔다고 한다. 당시 새누리방은 제을 선거구를 무공천지역으로 결정한다. 그에 대한 배려라는 분석도 있다.

와신상담(臥薪嘗膽). 그는 천연라텍스 침대 대신 땔나무를 깔고 자며, 쓰디 쓴 홍삼 엑기스를 먹으며 버텼다. 4년이란 긴 시간이었다. 화려한 재기를 꿈꿨던 무림 2016년에 실시된 20대 비무. 3선 우남거사를 누르며 파란을 일으킨 영훈처사에게 석패한다. 표차는 2.882표(2.93%).

   
▲ 강정태

이번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현직 제을맹주를 겨냥한 회심의 카드에 총선 사수생 정도 되면 절로 익히게 되는 동정심흡입무공도 장착했다.

희룡공에 대한 충성심은 또 어떤가. 한 마디로 타의추종을 불허다. ‘희룡공 대권 총대는 내가 매겠다’는 말은 그의 단골멘트일 정도다.

희룡공과 도원결의를 맺은 영진검과 상일검. 그들의 만남이 운명인지, 기획인지는 알기 힘들다. 무림은 원래 그렇다.

같은 시각, 집으로 돌아온 희룡공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주 큰 그림이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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