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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 표기 간판 456곳 중 87곳 잘못 표기 ... '모음 오류' 가장 많아

 

제주인의 삶이 녹아든 '제주어(語)'가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고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받는 '소멸위기 언어'이건만 현실에선 '사이비'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오염되고 있다.

 

도민과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옥외간판으로 각광받는듯 했건만 동시에 '엉터리 제주어' 간판도 난립, 정확한 제주어 표기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도내 옥외광고물 중 제주어를 사용한 상호는 456개(2014년 기준 제주시 262개·서귀포시 194개)다.

 

이중 87곳이 표기가 틀린 '엉터리 제주어'를 사용했다. 이는 전체 제주어 활용 상호의 19.1%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가장 흔한 오류는 '모음 표기'다. 87곳 중 38곳(43%)이 이같은 오류를 범했다.

 

아래아(ㆍ)를 써야할 곳에 쓰지 않거나,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썼다. 또, 'ㅚ'와 'ㅞ'를 혼동하기도 했다.

 

제주시 노형동의 한 식당은 '쇠랑 돗괴기'라는 상호를 썼다. '소랑 돼지고기'라는 뜻의 제주어다. 하지만 제대로 된 표기법은 '쉐랑 돗궤기'가 맞다.

 

또 제주시 이도2동의 한 민속주점은 'ㄱㆎㄴ당네 파전'이라는 상호를 썼다. 이는 '병楹 파전'이 맞는 표기다. '병'은 제주어로 친인척을 의미한다. 'ㄱㆎㄴ당', '괸당' 등 다양한 표기 오류가 발생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일도1동의 갈옷집은 '갈옷ㅊ·ㄴ'이라는 상호를 썼다. 'ㅊ·ㄴ'을 바르기 표기하면 '촌'이 돼 표준어와 동일한 형태가 된다. 사실 제주어로도 '갈옷촌'이지만, 제주어를 의식해  '갈옷ㅊ·ㄴ'이라고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삼도2동의 갈옷 전문집은 '몬딱'이라는 상호를 썼다. 바른 표기는 'ㅁ·ㄴ딱'으로, '송두리째'라는 뜻을 지닌 제주어다.

 

이도2동의 한 식당은 '바다에서 나는 것'을 뜻하는 '갯ㄱ·ㅅ이'를 '갯것이'로 잘못 표기했다.

 

자음을 소리나는대로 적은 사례도 종종 보인다.

 

제주시 연동의 한 주점은 팽나무를 뜻하는 제주어 '폭낭'을 '퐁낭'으로 잘못 표기했다.

 

제주어는 2010년 12월 유네스코가 ‘소멸 위기 언어’로 등록해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되는 등 보전과 전승이 필요한 상태다.

 

도 차원에서는 제주어문학상을 신설하는 등 사라져가는 제주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언론사 <제이누리>와 제주학연구센터 또한 제주의 말과 글을 되살리기 위해 '아름다운 제주의 말과 글, 제주어 찾기' 공모전을 매해 열고 있다.

 

제주어를 간판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주어 보전.전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구잡이식 사용은 오히려 제주어 소멸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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