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10)] SWOT무공 비책 ‘이간계’

 

“자네가 진정 이 무공을 익혔단 말인가.”

 

자객을 바라보는 넘버2의 얼굴엔 의심과 놀람이 겹쳐졌다.

 

SWOT무공으로 만든 비책이었다.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뽑아낸 뒤 최강의 전략을 수립하는 무공이다. 미 하버드무림대학 켄 앤드류즈(Ken Andrews) 훈장이 무림 1971년 창안했다. 아무리 두터운 병법서도 A4 한 장에 응축시킬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넘버 2가 손에 든 A4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주민소환 방지비책 SWOT 분석

 

S 강점

 

-태환노사의 비책을 벤치마킹 할 수 있음

 

-우린 제주무림 시-----반까지 장악한 상황. 투표에 참여하면 주민소환 찬성이란 전략을 구사하면 됨.

 

W 약점

 

-소환서명 시작되면 소환투표는 불가항력

 

-투표불참운동을 벌이는 것은 선출직 공직자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 태환노사, 삼척시 대수 맹주는 정치생명 끝.

 

O 기회

 

-투표율은 당연히 미달이 될 것임. 우린 제주무림 중간평가에서도 승리했다고 홍보를 할 수 있음.

 

-2공항 등 난관에 부딪친 사업들도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음.

 

T 위협

 

-투표율 33%가 안되도 개표할 수 있다는 주민소환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

 

-소환투표로 인해 직무가 정지된 기록을 남기면 중원무림 재기에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

 

넘버 2가 A4지를 갈기갈기 찢더니 입 안에 넣었다. 질근질근 소리를 내며 한참을 씹던 넘버 2가 ‘꿀꺽’ 소리를 내며 삼킨 뒤 말했다.

 

“소환운동이 시작되면 불가항력이고, 국회에 계류 중인 주민소환법은 중원무림의원 제살 깎아먹기 법안이어서 통과가 안 될 것이고, 설령 투표율을 넘지 않아도 직무정지 수순을 밟게 되서 희룡공 대권가도에 치명타를 입는다는 얘기인 거지?”

 

자객이 땅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소환투표운동이 시작되는 걸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

 

자객이 고개를 들더니 땅 바닥에 세 글자를 썼다가 황급히 지웠다. ‘이간계(離間計)’였다.

 

“뭔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넘버 2가 묻자 자객이 답했다.

 

“지금 민중연대무림에 모인 검객들은 태생이 모두 다릅니다.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 족보도 사라진 계파들이 급히 모인 상황입니다. 서로의 힘을 과소평가 시키는 이간계를 쓰면 스스로 흩어질 것입니다. 그들의 역량으론 석 달 동안 모든 수련을 제쳐 놓고 매달려야 하는데, 서로의 힘을 믿지 못한다면 시작도 못하고 무너질 것입니다.”

 

자객이 땅바닥에 네 글자를 쓴 뒤 지웠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1차 주민소환비무토론회에서 이견이 분분했던 건 제2공항 사안이 과연 주민소환까지 끌고 갈 동력이 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2공항 찬성 측 무림인들을 동원해 여론전을 펼친다면 용의 눈을 그려 놓는 것처럼 깔끔하게 마무리될 것입니다.”

 

넘버 2가 고개를 끄덕이자 자객은 또 다시 충심이 뚝뚝 넘치는 표정을 지으며 넘버 2에게 말했다.

 

“우리의 꿈이 제주맹주에서 끝날 건 아니잖습니다. 저 광활한 중원무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객은 또 다시 땅바닥에 글을 썼다가 지웠다.

 

‘희룡공 3선 불출마-> 2년 쉬면서 중원무림 재기 모색->무림 2022년 지존좌 비무대회 등판’

 

희룡공 대권플랜 시나리오였다.

 

넘버2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객에게 물었다.

 

“희룡공 쉬는 동안 수많은 식솔들은 어떡하지”

 

”밥 굶을 사람 없습니다."

 

자객은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은 했지만 넘버 2를 가만히 바라보며 솟구치는 의심을 억누르고 있었다.

 

‘이 사람이 진정 넘버 2가 맞는 것일까. 희룡공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아니잖아. 자천타천 넘버 2가 어디 한 둘인가. 내가 라인을 잘못 탄 건 아닐까’

 

수일이 흐른 후였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민중연대무림 방주들의 회동 날짜가 잡혔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방주가 아니면 방청도 불가능한 비밀회동이라고 했다.

 

한 방주는 주민소환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지지만 ‘원 포인트’ 회동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던가.

 

3일 후인 무림 2019년 7월 18일 깊은 밤엔 민노총 제주방에서 밀실회동이 열릴 예정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관련기사

더보기
2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