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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성과 내려면 ...[양재찬의 프리즘] 노동.규제.교육 개혁으로 기업 춤추게 해야
양재찬 대기자  |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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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3  10: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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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공약'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474 경제비전'도 실현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44비전'이 성과를 내려면 과거 정부와 달라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6월 19일 ‘2030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선포식을 했다. 2030년까지 산업구조의 스마트화, 친환경화, 융ㆍ복합화 혁신을 통해 세계 4대 제조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포식에서 “제조업 4강과 함께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수출 제조업이 이끌어왔다. 양질의 노동력과 기업의 도전을 바탕으로 섬유ㆍ신발(1970년대), 철강ㆍ기계ㆍ조선(1980년대), 전자ㆍ자동차(1990년대), 반도체ㆍ휴대전화(2000년대) 등 주력산업을 개척했다.

그러나 제조원가 상승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 전통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신산업이 뿌리내리지 못해 경제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제조업 비전을 논의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은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이 “산업정책이 안 보인다”며 뼈아픈 자성을 촉구한 뒤 6개월 만에 나온 작품이다. 그러나 이미 2011~2017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산업발전 전략을 발표해 추진 중인 독일ㆍ미국ㆍ중국ㆍ일본 등 주요국보다 한참 늦었다. 그 내용도 그간 나온 정책의 재탕, 삼탕에 장밋빛 전망만 나열했을 뿐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빠져 있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산업혁신이 가능하려면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에 담긴 기술ㆍ금융ㆍ투자 지원 못지않게 노동ㆍ규제ㆍ교육 분야의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임금 구조와 노동시장 경직성, 대립적 노사관계는 세계경제포럼(WE F)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국가경쟁력을 평가할 때마다 지적되는 저평가 요인이자 국내 기업들을 해외로 탈출시키는 위협인자因子다. 전체 노동자의 10%가 회원인 민주노총이 주력 제조업과 대규모 사업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선진 주요국들은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기 위해 세금제도를 손보는 추세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법인세율이 35%로 최고 수준이던 미국은 세율을 21%로 낮췄다. 일본도 30%가 넘는 세율을 내년에 20%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호응해 기업들이 투자에 나섰고, 고용이 증가하면서 실업률이 낮아졌다.

한국의 상황은 이와 정반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에 부담을 주는 조치-이태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ㆍ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도 도입 등-가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중 무역분쟁이 가열되면서 고율관세가 부과되자 ‘메이드 인 코리아’의 매력이 급감했다.

   

그 여파로 올해 1분기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직접투자 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설비투자는 17% 넘게 감소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앞다퉈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제 나라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판에 외국인들이 돈 들고 사업하러 한국을 찾지 않는다. ‘제조업 르네상스’는커녕 ‘제조업 위기’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조업 비전 선포식에서 제조업 4강과 국민소득 4만 달러를 강조하자 정치권에서 ‘344(2030년 제조업 4강, 국민소득 4만 달러) 비전’라는 말이 나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공약(임기 내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경제규모 7위)’, 박근혜 전 대통령의 ‘474 경제비전(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을 빗댄 표현이다.

전임 두 대통령의 구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선언적 구호에 그치고, 근본적인 노동ㆍ규제ㆍ교육 개혁이 실행되지 않은 결과다. 문 대통령의 ‘344 비전’이 성과를 내려면 과거 정부와 달라야 한다.

 

 

‘기업하기 힘든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 노력이 절실하다. 기업들이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도록 정부가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신산업 태동과 혁신창업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더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에 머무는 수준으론 부족하다. 인공지능(AI) 인재 육성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개혁도 요구된다.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시장수요에 맞춰 고급 두뇌를 양성하도록 해야 한다.

산업정책의 핵심 고객은 기업이다. 기업들이 원하는, 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인책을 선물해야 산업이 변화하고 발전한다. 기업인의 야성적 충동을 살려 기업을 춤추게 해야지, 청와대나 집권여당을 만족시키는 슬로건이어선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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