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줄곧 제기한 제2공항 공론조사를 놓고 '공론화'란 의미로 말을 바꾸고 있다. 게다가 "원 지사가 먼저 공론화 얘기를 꺼냈다"며 역으로 '말 바꾸기'란 비판을 내놨다.

김태석 의장은 26일 오전 11시 제11대 제주도의회 개원 1주년 및 의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제2공항 공론조사와 관련, 원희룡 지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의장은 먼저 “지난 1년간은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며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다른 의원들과의 소통도 부족했다. 때문에 여러 문제점이 도출됐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운을 뗐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행정사무조사의 부결, 국제관함식 문제, 보전지역 관리 조례개정안의 상정보류 등을 언급하며 “나름대로 이에 대한 상당한 고민들이 있었지만 리더십의 한계를 인정한다. 그렇다고 의장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이어 제2공항 공론조사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자 김 의장은 “시민사회 단체 등 각계에서 제2공항과 관련해 공론화를 언급하고 있는데, 사실 공론화에 대해 먼저 주장한 사람은 원희룡 지사다”라고 말했다.

현재 원 지사는 제2공항 공론조사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론화'와 '공론조사'는 다른 문제다.

하지만 김 의장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TV토론회에서 제2공항 해결방안에 대해 사회자가 질문을 하자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해결하겠다는 표현을 한 것이 바로 원희룡 지사”라고 강조했다. 현재 원 지사가 그 당시의 입장을 번복, 제2공항 공론조사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공론화에 대해 “공론조사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어떤 식으로든 찬성과 반대 측, 의회,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고 어떤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인가 논의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지금의 집행부는 시도조차 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또 “어떤 정책이든 역기능과 순기능이 있다”며 “역기능에 의패 피해를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순기능에 따라 이익을 보는 이들이 있다. 저는 역기능에 의해 피해를 보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에 의해 쫓겨나는 사람들이 먼저 고려돼야 정의로운 사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또 제2공항 공론화와 관련된 논의를 위해 각종 정책에 대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협치’를 위해 마련된 상설정책협의회를 언급했다.

김 의장은 “제주도의회는 상설정책협의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현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