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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스토리]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vs 노브랜드 가맹점

이마트의 ‘노브랜드 가맹점’은 비판에 시달린다. 반면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찬사를 받는다. 신임 장관까지 이 상생스토어를 찾아가 격려를 했을 정도다. 같은 ‘노브랜드’인데, 평가가 극과 극인 이유는 대체 뭘까.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만 ‘상생’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마트가 갈등을 빚을 줄 알면서도 상생스토어와는 다른 가맹점을 냈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아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마트 PB(Private Brand) 노브랜드가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노브랜드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노브랜드 전문점은 2016년 8월 용인시 기흥구에 1호점(보라점)을 연 이후 지난해 매장수 200개를 넘어섰다.

 

노브랜드 관련 매출도 급증했다. 2015년 234억원에 불과했던 노브랜드 매출액은
2017년 29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 90개에 불과하던 매장수가 지난해 2배 이
상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노브랜드 매출액은 껑충 뛰었을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마트 노브랜드의 매출액이 8000억원에 이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여세를 몰아 노브랜드 전문점 가맹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4월 25일에는
노브랜드 첫번째 가맹점인 울산무거점과 군포산본역점을 오픈했다. 뒤이어 4~5개가맹점이 잇따라 개점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브랜드 전문점을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다. 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생
활용품·가전제품까지 판매품목이 워낙 다양해 지역상권과 겹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해서다. 직영점은 물론 가맹점 오픈을 앞두고 지역상권과 마찰을 겪는 일이 숱한 이유다.

 

4월 25일 오픈한 노브랜드 군포산본역점은 산본로데오거리상인회·군포역전시장상인회 등의 반발에 부딪혔다. 군포시 관계자는 “상인들이 노브랜드로 인한 상권 침
해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매장이 이미 오픈했지만,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선 노브랜드 직영점 출점을 두고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2017년 이마트
는 전주에 노브랜드 직영점 3곳(효자동·삼천동·송천동)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웠
다. 하지만 지역상인과 시민단체가 반발하면서 3곳 중 2곳의 출점계획을 철회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관계자는 “효자동 매장에 한해 이마트측과 사업조정이 진행
중이다”면서 “하지만 상인들이 제시한 상생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원만한 합
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이마트는 노브랜드 가맹점을 통해 5월 중 전주에 진출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노브랜드가 지역상권에서 미움만 받는 건 아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는 지역상권의 환영을 받고 있다. 상생스토어는 이마트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이마트는 2016년 충남 당진 어시장을 시작으로 경북 구미 선산봉황시장, 경기 안성맞춤시장 등 8곳에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내에 노브랜드 매장이 입점하되,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과 겹치지 않도록 품목을 조정했다.

 

예컨대 대구 월배시장 상생스토어에선 원물축산·원물수산·채소·건해산물·과일 등 신선식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노브랜드 입점에 따른 상인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집객효과를 시장 상인들도 누리게 한 셈이다.

 

➜ 대 기업과 전통시장의 상생 모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7년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안성 중앙시장 상인 한영혜(가
명)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안성 경기가 부쩍 침체됐는데, 그나마 장사를 접지 않고 버틴 건 노브랜드 매장과 상생한 효과 덕분이라고 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4월 11일 충남 당진 어시장 상생스토어를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박장관은 이날 지역상인·이마트 관계자 등과의 간담회에서 “당진 어시장은 대형 유통사와 골목상권이 상생한 모범 사례다”면서 “유통대기업과 골목상권의 협력모델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생스토어’를 뺀 노브랜드 전문점은 집요하게 골목상권을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에선 성장의 벽에 부딪힌 이마트가 노브랜드 가맹사업으로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마트는 할인점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 할인점 부문 매출액은 11조5223억원으로 전년(11조6828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75억원에서 4397억원으로 26.4% 줄었다.

 

야심차게 뛰어든 편의점 사업은 출점 규제의 벽에 부딪혔다. 이마트 계열의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해 편의점 5개사(BGF리테일·GS리테일·코리아세븐·한국미니스톱·씨스페이스) 등과 함께 지자체가 규정한 담배 소매거리 내(50~100m) 출점을 제한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마트24가 내세운 매장 수 6000개 목표 달성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반면 노브랜드 가맹점은 출점이 자유롭다. 편의점과 업태가 달라 출점 거리 제한
이 없다. 편의점 코앞에 노브랜드 가맹점이 들어서도 규제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골목상권 상인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직영점과 달리 상생법(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 사업조정 대상도
아니다. [※참고: 단 노브랜드 가맹점도 유통산업발전법 상 영업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을 지켜야 한다.]

 

➜ 골목마다 자유로운 출점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준대규모점포(노브랜드)는 지역 상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사업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가맹점의 경우 사업조정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단 과거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SSM이 출점 규제에 막히자 가맹사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골목상권에 진출한 사례가 있어, 가맹점의 경우에도 개설비용의 51% 이상을 본사가 부담한 경우에는 사업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이마트는 노브랜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이제 전국 골목골목에서 노브랜드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일부 소비자는 “가성비 좋은 노브랜드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성장 과실은 이마트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노브랜드 직영점의 경우 임차료, 인건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이마트로선 노브랜드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비용 부담을 덜고,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창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본사 제휴 The Scoop=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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