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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100일 항해 2기 경제팀 실력 ... ‘직職을 걸고’ 일하라

 

경제팀이 안 보인다. 정부의 경제정책도 먹혀들지 않는다. 투자ㆍ생산ㆍ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극심한 부진에 빠진 데다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리는 수출마저 넉달째 감소세인데도 경제팀도, 정책도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차를 맞아 성과를 보여주기는커녕 정책 혼선과 잡음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의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부처 이견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텐데 기획재정부 스스로 세제ㆍ예산ㆍ정책 등 3대 핵심 기능에서 우왕좌왕하며 불확실성을 더한다.

 

대표적 사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논란이다. 올해로 도입 20년째인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등공신이자 봉급생활자의 합리적 절세 수단이다. 그 존폐나 공제한도 축소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세금이 왔다갔다 하는 중대 사안이다. 폭발성이 큰 문제를 경제부총리가 납세자의 날 기념사에서 툭 던졌으니 사달이 날 수밖에.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는 대다수 봉급생활자들에게 ‘사실상 증세’다. 지난해 카드 소득공제를 받은 근로자가 968만명에 이른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년 4월 총선거를 의식해야 하는 집권여당도 부담을 느꼈다. 급히 당정청협의회를 열어 없던 일로 하기로 덮었다지만, 기재부로선 큰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긴 안목으로 나라경제와 재정 건전성을 숙고해야 할 예산 업무 처리도 미덥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책용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지시하고, 외부 훈수꾼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지출 확대를 권고하자 기재부가 기다렸다는 듯 검토에 들어갔다. 470조원 규모의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9.5%인 슈퍼예산이다. 시기적으로 1분기도 지나지 않아 예산이 아직 본격 집행되지도 않았다. 또 추경을 편성하면 2015년부터 5년 연속,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이다. 더구나 추경 재원을 마련하려면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정부는 또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라는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지난 1월 23개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에 이어 나온 ‘시리즈 토건’ 경기부양책이다. 추경과 토건으로 경제성장 둔화세를 막아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추경과 토건으론 경기 활성화가 어려울뿐더러 오래 가지도 못한다.

 

 

정책에 대한 신뢰 점수는 2월 고용통계를 대하는 부총리의 시각에서 크게 깎인다. 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6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홍 부총리는 “다행스럽다”며 반색했다. 속내를 분석해야 할 텐데 겉으로 드러난 것에 흡족해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9만명 늘어나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였다. 그런데 이게 대부분 세금으로 만든 노인 공공 일자리다. 노인 돌보기나 청소년 선도 활동을 하루 2~3시간 하고 월 30만원 정도 받는 단기 알바다.

 

반면 가정의 가장이자 나라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는 24만명 감소했다. 업종별로도 괜찮은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가 15만명 감소했다. 과속 인상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도ㆍ소매업 일자리도 6만개 줄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드는 단기 공공 알바 등 불황형 일자리로 고용지표를 떠받치는 현실을 뻔히 아는 경제부총리가 할 말은 아니다.

 

정부는 지금 전체 취업자 증가라는 착시통계에 빠져 안도할 때가 아니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노인 공공근로만 봐선 안 된다. 기업 고용은 지금 극심한 가뭄 상태다. 현실을 타개할 대책이 절실하다. 규제혁파와 신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과속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부작용을 야기하는 정책에 대한 수정 보완책을 강구할 시점이다.

 

이런 문제들을 대통령과 경제팀이 심도있게 논의하는 자리여야 할 부처 신년 업무보고가 예년보다 두달 늦은 3월 초에야 이뤄졌다. 그것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도 아닌 서면보고, 몇 개 경제부처 합동으로 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북미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 때문에 밀렸다지만, 경제부처들로선 맥이 빠지고 긴장감도 떨어질 일이다.

 

이쯤 되면 162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 대사대로 ‘지금가지 이런 약체 경제팀은 없었다’는 평가를 들을 만도 하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소상공인들은 목숨 걸고 장사해!”라고 절규한다. 홍 부총리와 2기 경제팀은 지금부터라도 ‘직職을 걸고’ 일하라.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고, 결단력있게 추진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래야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답답한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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