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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함식에 유린된 갈등의 강정마을, 그 아픔대통령의 소통과 화합 강조하지만 동상이몽 커뮤니티센터 안과 밖
고원상 기자  |  kws8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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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2  10: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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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 등에 대해 강정주민들에게 사과했다. [사진=제주도청]

“국가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강정마을 주민 공동체는 붕괴되다시피 했다.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11일 오후 4시30분 강정커뮤니티센터.

문재인 대통령은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강정마을 주민들을 향해 '사실상' 사과했다. 

또 “이제 강정마을에는 치유와 화해가 필요하다”며 “믿음을 갖고 주민들과 소통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시각. 대통령이 강조한 치유와 화해가 필요한 사람들이 커뮤니티센터 밖에 있었다.  또 다른 강정마을 주민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년의 갈등을 이제는 100년의 갈등으로 키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11일 오후 제주 강정마을 사거리에서 관함식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및 마을주민들이 강정마을 주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로 향하는 길목에서 경찰에 막혀 고립돼 있다. [사진=뉴시스]

강동균 반대주민회 회장은 “오늘의 간담회는 대통령이 자기 합리화를 하기 위한 ‘소통쇼’에 지나지 않는다”며 “주민에게 사과하러 온다는 대통령이 정당한 집회 신고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려는 우리를 막아 세웠다. 찬성 주민들만 앉혀놓고 사과하는게 진정한 사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철 전 강정마을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그래도 주민들 사이를 이간질하지는 않았다”며 “사람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양심을 짓밟고 주민들 사이를 이간질시킨 것이 문재인 정부”라고 성토했다.  

이들이 울분은 지난 국제관함식 개최지 선정과정에서도 원인이었다. 실제로 국제관함식 개최지 선정과정은 해군과 정부의 자기합리화를 위한 ‘소통쇼’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10일부터 제주해군기지를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은 우리나라에서는 3번째로 열린 관함식이다. 해군은 이보다 앞서 1998년과 2008년에 부산에서 국제관함식을 열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2018년도 국제관함식의 제주개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 해군은 지난 3월 이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면서 해군은 “강정마을 주민들이 반대를 한다면 부산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강정마을 측에서는 마을 총회를 통해 관함식 개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강정마을 일부 주민들은 “관함식은 한국의 해군력을 과시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더욱 분명히 했다. 

   
▲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의 해상사열이 11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가운데 제주해군기지 정문앞에서 강동균 전 강정마을 회장이 관함식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하지만 해군은 마을 총회의 반대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측은 이 때부터 해군이 마을주민들을 회유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지난 6월에는 해군에서 ‘18년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대행 용역’과 ‘18년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종합홍보 용역’을 경쟁입찰에 부쳤다. 사실상 제주에서의 국제관함식 개최를 확정하고 세부계획까지 마련해놓은 것이 드러났다. 

해군은 그러나 이를 숨겼다. ‘거짓말’로 강정주민은 물론 제주도민을 우롱한 것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주도내에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난 7월18일 청와대가 나섰다.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국제관함식과 관련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제주를 찾았다.

이 수석은 원희룡 제주지사 및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을 차례로 면담한 후 강정마을을 직접 방문, 주민들에게 의견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청와대는 지난 3월 해군이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제주에서의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에 대한 강정마을 주민총회 결과를 따르겠다”는 것이었다. 

또 다시 열린 주민총회 결과는 ‘찬성’이었다. 해군은 이 총회결과를 등에 업고, 반대주민들이 ‘생명평화대행진’으로 자리를 비운지 하루 만에 기습적으로 제주에서의 국제관함식 개최를 발표했다. 

2007년 제주해군기지 건설부터 시작된 주민 갈등이 치유되는가 싶더니 강정마을은 다시 갈등의 늪으로 더 빠져들어갔다. 

갈등의 양상은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간담회 자리에 들어갔던 강정마을 주민들은 사실상 관함식을 받아들인 주민들이었다. 

   
▲ 고원상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던 주민들이 대체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안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또다른 주민들이 경찰병력에 막혀 있었다.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볼거리다.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되는 듯 싶다. 하지만 강정마을 내부는 이제 내상의 상처가 깊다. 상처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해군은 이번 관함식을 개최하면서 민과 군의 화합과 상생을 강조했다. 대통령도 치유와 화해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 화합은 겉핥기 수준이다. 속 빈 강정이었다. 

강정마을 11년의 고통, 그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의 해상사열이 11일 많은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남방해역에서 열리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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