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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완의 시론담론] 통계청장.기상청장의 경질을 보는 안타까움

 

청와대는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려주는 통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통계청장을 조기강판 시켰다. 게다가 태풍 ‘솔릭’의 방향과 예보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상청장까지 단칼에 갈아치워 버렸다.

 

지난 주말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을 더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데 이어 최저임금의 효과를 나타내는 ‘가계동향조사 통계 문제’로 황수경 통계청장을 취임 1년여 만에 경질했다.

 

경질된 황 청장은 27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그것이 국가 통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는 올바른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계청 발표로 여러 분야에서 치열하게 논쟁을 하는 것을 보면 나름 성과를 거뒀다”며 “통계는 국가의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평가하는 기준이기에 독립성과 전문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는 소회를 내비치면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임식 직후 중앙일보 기자로부터 ‘가계동향조사 소득 통계 신뢰도 문제로 경질됐냐’는 질문에 “(이유를) 모른다. 그건 인사권자의 생각이겠죠”라며 “제가 그렇게 (청와대 등 윗선의)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고 말해 ‘경질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여운을 남겼다.

 

물러난 황 청장은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다. 임명 당시 문 정권의 코드인사라는 소릴 들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로 발탁됐었다.

 

이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27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고용지표가 나빠진 건 나빠졌다고 해야지, 도대체 통계가 무슨 죄냐"면서 "청와대가 그래프를 수작업으로 높여버린 것 같은 요령이 통계청장에게 있었다면 교체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통계는 중립성·신뢰성이 가장 큰 원칙인데 통계청장이 자꾸 표본을 재조정한다고 하면 누가 통계를 믿겠느냐”고 따졌다.

 

“내가 윗선 말 잘 듣진 않았다”고 밝힌 황수경 청장은 1.2분기 통계청 조사에서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이 한 해 전보다 각각 8%와 7.6%나 급감된 조사내용을 밝혔다. 한마디로 ‘분배 정책이 되려 악화됐다’는 수치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이 저소득층의 소득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비판이 쏱아졌다. 여론이 나빠지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을 제기해 청와대 경제팀과 대립각을 세웠다.

 

애초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를 지난해까지만 작성하기로 했으나 황 청장 취임 후 오히려 소득이 낮은 가구 표본 수를 5500개에서 8000개로 넓혀 올해도 계속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오히려 실직자가 늘면서 올해 가계동향 조사에서 하위층 소득이 8%나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자 청와대측이 통계청장을 갈아 치웠다”며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조사 표본 가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60대 이상 저소득층 조사 가구가 전보다 증가했다'는 사실을 통계청이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비판 여론을 키웠다는 것.

 

청와대는 신임 통계청장에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했다. 강 청장은 소득 재분배 분야를 10년 이상 연구한 진보 성향의 학자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5월, 청와대 경제팀의 지시로 통계청 가계소득 동향 자료를 분석했던 인물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강 신임 청장과 노동연구원 관계자가 함께 분석한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청와대 경제팀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이를 두고 서강대 교수인 이인실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전 통계청장)은 "청와대는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반성하기는 커녕 잘못된 정책에 대한 기득권층의 이상한 자기 확신에 빠졌다"며 `마치 한국경제는 회색 코뿔소의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회색 코뿔소’는 멀리서는 눈에 잘 띄지만 실제로 위험스럽게 자기 눈앞에 나타날 때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대상을 의미한다. 이것은 경제문제에 있어 충분히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데도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뜻한다.

 

이 교수는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올들어 모두 나빠졌다. 나쁜 결과를 두고 통계청장의 경질은 황당하다“면서 ”이럴 때는 전문가와 학자들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데 ‘내 생각은 맞고 다른 사람 생각은 틀렸다’는 착각 속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소득을 올려서 성장을 하겠다는 선순환이론인데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면서“ 우리 경제에 ‘코뿔소와 같은 위기’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고도 적극 대응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는 진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통계청장과 기상청장, 환경부 차관 등 차관급 6명에 대한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기상청장 교체 배경에 관해 제19호 태풍 ‘솔릭’의 피해 가능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데 대한 경질성 인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나왔다.

 

기상청이 ‘태풍 ‘솔릭’이 최근 역대급 태풍 가운데 가장 위력이 높다’고 하자 정부는 8000개 학교가 휴교토록하고 문 대통령까지 일정을 취소해가며 국가비상사태까지 들먹이며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태풍 ‘솔릭’은 제주도 외에는 경미한 피해를 내고 소멸하자 일각에서 기상청 예보능력을 비웃기도 했다.

 

 문대통령이 안보와 경제, 남북관계 등 주요 국정이슈에서 성공하려면 선거 공약이나 진영논리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 어느 한쪽의 논리로 ‘외눈박이’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 아니라 통합된 의견을 듣고 역사와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비전을 실천하길 간절히 원한다. [제이누리=김선완 객원논설위원]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 산학연구원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을 지냈다. 대구경북언론인회 사무총장과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에서 역량강화 분야 산업강사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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