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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협력해 ‘동북아 新경제권’ 만들자[양재찬의 프리즘] 남한의 기술.자본력, 북한의 지하자원.노동력의 시너지 효과
양재찬 대기자  |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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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08: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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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의 기술과 자본력, 북한의 지하자원과 노동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면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초석이 세워질 수 있다. [사진=뉴시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ㆍ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판문점선언의 남북간 경제협력 관련 부분이다. 애초 4ㆍ27 정상회담에선 경제협력이 의제로 잡히지 않았다. 남북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남북경협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만큼 북한이 남북경협에 적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하자 김 위원장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응답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평창올림픽에 다녀온 분에게 들었다며 “고속열차가 좋다고 하더라”란 말까지 덧붙였다.

10ㆍ4 선언은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것이다.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개성공단 2단계 착공, 백두산 관광을 위한 서울~백두산 직항로 개설, 해주 지역과 주변 해역을 포괄하는 서해경제특구 조성 등 여러 사업이 들어 있다.

문 대통령이 USB에 담아 김 위원장에 건넸다는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은 10ㆍ4 선언을 계승하는 동시에 확장시켰다. 통일부가 지난해 여름부터 각계 의견을 들어 만든 것으로 한반도를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축으로 나눠 H자 형태로 개발하자는 청사진이다.

구체적으로 수도권~개성공단~평양ㆍ남포ㆍ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산업ㆍ물류ㆍ교통 벨트, 금강산~원산~단천~청진~나진ㆍ선봉 지역을 잇는 동해안 에너지ㆍ자원 벨트,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 관광벨트 및 DMZ 생태ㆍ평화안보 관광지구를 동시에 공동 개발하는 내용이다.

그간의 남북경협은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을 활용한 국지적 임가공사업이나 관광교류 위주였다. 그나마 외교ㆍ안보 상황에 따라 중단되는 등 리스크가 컸다. 금강산관광은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중단됐고, 개성공단은 2013년 가동 중단에 이어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폐쇄됐다.

   
 

이와 달리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평화체제를 전제로 남북한이 협력해 한반도 및 동북아에 새로운 경제권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남북간 경협에 한정된 과거 방식과 달리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주변국과 국제기구의 투자를 받음은 물론 중국 동북지방과 러시아 연해주까지 연결하는 국제적 경협이다. 종전(終戰)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바탕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외교ㆍ안보 변수에 따라 흔들릴 리스크도 적다.

신남북경협은 남북 양쪽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로선 새로운 사업과 시장을 확보함으로써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는 돌파구를 열 수 있다. 핵과 경제의 병진 노선을 버리고 ‘경제건설 총력 집중’의 길을 선택한 북한으로선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얻고 개혁ㆍ개방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력, 북한의 지하자원과 노동력이 합쳐지는 분업적 의존 관계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 서로 이익이고, 장차 ‘한반도 경제공동체’ 형성도 가능할 수 있다.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에선 관련 테마주 가격이 올랐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공장 재가동을 기정사실화한다. 건설업계는 인프라 특수에 주목하고, 은행들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비한 정책금융 채비에 들어갔다. 코레일과 도로공사 등 공기업과 정부기관에선 남북협력사업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남북경협은 당장 재개되진 못한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가 나오고,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가 풀리면 속도가 붙을 것이다.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한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장 발언은 북미정상회담의 전망도 밝게 한다.

정부와 경제계는 기민하면서도 신중하게,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신남북경협 및 동북아 신경제권 형성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성공적인 남북경협과 관광ㆍ문화 교류 모델을 통해 ‘평화만큼 좋은 경제 추동력이 없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자.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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