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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에 휩싸인 자의 오만 ... 이대로 보아야 하는가?정경호의 제주풍향계(14) 합리적 의심 충분, 해명할 의무 있다
정경호 객원논설위원  |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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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4  14: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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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은 풀리라고 있는 것이다. 그 의혹이 공익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풀리지 않은 의혹은 우선 의혹을 받는 자에게 큰 상처가 되며, 의혹을 제기한 자에게는 자칫 음해를 했다는 누명을 받기 십상이다. 그리고 공익을 누리는 대중에게는 찜찜함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어느 후보가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휩싸여 있다’고 표현될 만큼 의혹의 종류가 다양하여 가히 ‘의혹백화점’이라고 명명해도 무방할 정도이고, 그 수(數)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에 부족할 지경이다.

‘논문표절’ ‘부동산투기’ ‘당원명부 유출’ ‘곶자왈 훼손’ ‘영리겸직규정 위반’ ‘공직자재산신고 위반’ ‘정치인으로써의 정체성 불명’ 등등이 그 후보가 받고 있는 의혹인데, 필자는 그 중 ‘합리적 의심’을 받을 만한 몇 가지만 거론하고자 한다.

물귀신작전으로 응수한 ‘논문표절’ 의혹

그 후보는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참고문헌 목록에 국내 논문과 단행본 80여 편과 외국문헌 20여 편 등 모두 100여 편의 문헌을 참고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모 학자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에 실린 또 다른 모씨의 글을 각주를 다는 인용형식으로 옮겨왔다.

그런데 각주를 다는 형식의 인용도 염치가 없을 정도로 심했다. 그 후보는 다른 학자의 글을 인용한 각주표시까지 자신의 논문에 그대로 같은 위치에 옮겨왔다. 또한 같은 문장에 영어단어 몇 개만 추가하고 한문을 한글로 변환하는 방법으로 인용하기도 했던 것이다.

혹자는 출처를 밝히면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타인의 창작생산물은 일부라 하더라도 수정 없이 베껴 쓴다면 그건 분명 표절이라 할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그 후보는 다른 사람의 생산창작물을 각주도 없이 인용한 부분도 상당히 있다. 어떤 문장은 토씨 하나까지 그대로 옮겨온 경우도 있다. 어떠한 변명도 소용이 닿지 않는 표절행위인 것이다.

이에 대하여, 그 후보는 “당신(당내경선의 상대후보)도 정책 자료집을 내면서 다른 사람의 정책을 표절하지 않았느냐”며 물귀신작전으로 응수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의 이미지 추락, 정치인의 도의 따위는 거들떠 볼 필요가 없다는 치태(癡態)를 보인 것이다.

위법이나 탈법이 아니니 괜찮다는 ‘부동산투기’ 의혹

그 후보의 당내경선 상대측은 “그 후보가 송악산 인근 땅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지분매입, 쪼개기 후 매각, 단기 매매 등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의 전형을 그대로 드러내었고, 그 양상도 부동산업자까지 낀 전형적인 땅 투기”라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상대측은 그러한 땅 투기에 그 후보의 당시 도의회 내 지위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위 당시 그 후보의 도의회 내 지위와 행위 시점이 일치하지 않은 점이 더러 있어서 그 주장에 완전한 합리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그 후보의 부동산 투기는 부정될 수 없다, 약 5억 원의 시세차익을 발생시킨 것에 대하여 그 후보가 부인하지 않는 점, ‘지분매입’ ‘쪼개기 후 매각’ ‘단기매매’ 등에 대하여는 각종 공부(公簿)에서 확인 되고 있는 점 등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에 대하여, 그 후보는 부동산투기 과정에서 위법 혹은 탈법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당당하게 응수하였다. 부동산투기행위는 위법 탈법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인 것을 그 후보는 진정 모르고 있는 것일까? 이 세상 어느 투기꾼이 위법과 탈법을 저지르며 그런 짓을 하랴? 라는 두 가지 질문의 답을 생각하면 그 후보의 도덕성을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그리고 의혹이 사실로 바뀌게 될 공산이 큰 대목이다.

떠넘기기 ‘당원명부 유출’ 의혹

그 후보의 당내경선 상대측은 “소속 전체 당원 7만여 명에 이르는 명부가 유출되었으며, 그 후보 측이 이를 확보해 선거운동을 한 정황을 확인하였다.”고 주장했다.

만약,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위법여부가 문제가 아니다. 정의와 공정성을 부르짖는 그 당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행위를 그 후보가 저지르는 셈이 되는 것이다.

상대측의 주장에 따르면, 그 후보 측이 ‘예비공보’물을 각 가정에 발송했는데, 확인된 전부가 그 당 제주도당 당원이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통상적으로 세대주 명의로 발송되는 공보물이 한 세대당 2~3명 당원들만을 발송대상으로 적확하게 선정해 발송되었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그 후보 측이 유출된 당원 명부를 근거로 하였다는 정황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선거구 안에 있는 세대수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수 이내에서 예비후보자 홍보물을 발송할 수 있다는 선거법규정에 따라 발송되었다면, 공보물이 당원만을 골라 한 세대 2~3명에게 발송된 정황이 속속 드러난다는 점에서 ‘당원명부 유출’이란 상대 후보 측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하여. 그 후보는 “당원명부 관리주체는 중앙당과 시도당인 만큼 당원명부 유출은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캠프와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밝히면서 유출행위가 중앙당이나 도당에 의하여 자행되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해명을 하였다. 전형적인 ‘떠넘기기’가 아닐 수 없다.

중앙당이나 도당이 자진해서 당원명부를 유출해서 그 후보자 측에 넘겨주었을 리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없다. 그렇다면 그 후보 측이 도당 관계자에게 강요 혹은 요구가 있었다는 추론이 충분히 가능하다.

‘오만’의 근원은 무엇일까?

의혹을 받는 자는 그 의혹에 대하여 해명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의혹 제기자는 둘째로 치더라도 수많은 다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해명은 객관성 진정성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여 대부분의 다중이 고개를 끄덕이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 정경호 전 제주도의원

그런데, 그 후보자는 다중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는커녕 궤변에 가까운 논리로 다중의 지적수준을 비웃고 있다. 한마디로 오만한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오만함의 근원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낳게 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이렇다.

“그 후보 오만의 배경은 이 나라 최고 통치자, 그리고 그 통치자의 지지율일 것이다.”  / 정경호 전 제주도의원

☞정경호는?
= 도의원을 지냈고 정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면서도 ‘제주타임스’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더불어 제주의 여러 매체에 글을 썼다. 그래서인지 어느 전직 대학총장은 그를 두고 ‘정치인인지 문필가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그는 4․3 연구가다. 1990년대 초 ‘월간제주’에 1년 동안 4․3을 주제로 한 칼럼을 썼으며, 4․3특별법의 제안자이자 기초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6년 동안 대변인을 지내면서 제주정가에 대변인 문화를 착근(着根)시킨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2014년 6.4선거에선 신구범 캠프의 대변인을 맡아 정가논평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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