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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심상찮은 환율 하락세 ... 한미 환율협의 잘해내라

 

환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2월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한때 달러당 1050원선이 위협받았다. 2014년 10월 이후 3년 4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선 하반기에 1000원 아래로 내려가고, 자칫 900원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3월 수출이 515억8000만 달러로 역대 같은 달 최대이고, 국제수지가 74개월 연속 흑자이니 원화강세(환율 하락)가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등 한반도 비핵화 진전 분위기와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도 환율하락 압력 요인이다.

 

환율은 경제변수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경제외적 요인도 작용한다. 가장 주목받는 외곽 요인은 4월 중 발표될 미국의 환율보고서 영향설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부담 때문에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이다. 이는 최근 한국과 미국 간 환율 협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함께 진행됐던 터라 설득력을 더한다.

 

국내 외환시장에는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한미 FTA 개정 협상 때 미국이 환율조작 금지를 과도하게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 플라자 합의’ 공포까지 거론됐다. 1985년 미국은 엔화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렸고, 이로 인해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져든 것과 비슷한 상황이 한국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런 예측까지 나온 것은 한미 FTA 개정 협상 이후 보인 양국 간 입장 차이가 큰 요인이다. 한국 정부는 협상 조기 타결을 성과로 내세우면서 환율 협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감췄다. 이와 달리 미국은 한미 FTA, 철강에 대한 고율관세 제외, 환율 협의를 패키지로 묶어 협상했다고 공개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별도 협상이며, 환율 협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과 약(弱)달러 의지는 명확하다. 환율 협의가 어떤 식으로 결론 나든 한국 정부가 시장 개입을 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 외환당국이 경고음을 냈는데 이마저 수월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고환율 시대는 사실상 끝나간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환율은 시장의 수급원리에 맞춰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정도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환율을 시장에만 내버려두는 국가는 없다. 짧은 기간에 급등락하지 않고 일정한 방향성 아래 천천히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환율 급등락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은 외환당국의 책무다. 우리 외환당국이 정교한 시장 개입도 못 하면서 ‘조작국’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

 

당장 4월 중으로 예고된 미국의 환율 보고서에 한국이 오르는 일이 없도록 적극 설명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환율 공세가 순전히 경제 문제인지 안보 관점까지 깔린 복합적 문제 제기인지도 잘 살펴 대응해야 한다. 외환정책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사후 공개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협의를 매끄럽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사실 외환시장 개입내역 사후 공개는 한국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모두 하고 있다. 영국ㆍ일본ㆍ호주ㆍ캐나다는 개입 한달 뒤, 인도는 두달 뒤, 미국은 석달 뒤 하는 식이다. 일정 시차를 두고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밝히는 것이지 시장개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시켜 시장의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려야 할 것이다. 이참에 4월과 10월, 매해 두차례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전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을 차단해야 한다.

 

어느 나라든 환율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한국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소규모 개방형 무역국가에선 더욱 그렇다. 환율 하락세에 따라 자동차나 선박, 반도체 등 전기전자, 기계장비 등의 주력 수출업종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국제유가 상승과 금리인상 추세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들로선 환율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제품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아야 한다. 환율변동에 울고 웃지 않는 참 경쟁력, 이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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