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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부자 일부자'...'시집가서 소처럼 일만 하겠네'[32화]일제강점기 제주 농어촌 마을의 토지 소유
진관훈 박사  |  adel@jejut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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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0  12: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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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 즉 감귤농사가 보편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제주지역에서 단순히 땅을 많이 가진 것만으로는 그리 유세할 거리가 못되었다. 오히려 ‘땅부자 일부자’라고 땅 많은 집에 시집가는 새색시를 보며 ‘시집가서 소처럼 일만 하겠네’ 라며 안타까워했다.

제주도의 전통농업은 낮은 토지생산성을 노동생산성(특히 여성노동의 강화)으로 충당하는 조방적 농업방식이었다. 즉, 화학비료와 제초제가 나오기 전에는 제주지역 농지 대부분이 토질이 안 좋았고 검질(잡초)이 많아 농사는 그야 말로 ‘검질과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며느리에게는 잡초가 많은 진밭을 주고 딸에게는 잡초가 덜한 뜬밭을 준다고 했다.

제주농가에서는 땅의 크기가 아니라 논(水田)과 촐왓(茅田)를 포함하여 5가지 형태의 토지를 골고루 소유하고 있어야 진정한 땅부자로 인정받았다.

   
▲ 지세명기장 본문
일제강점기 제주지역 농어촌 마을에서는 어느 정도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을까. 일제강점기 과세의 기준이 되었던『地稅名寄帳』을 기초자료로 하여 일제강점기 제주지역 농어민들의 토지 소유 면적과 지가(地價)을 살펴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1916년에서 1919년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도 해안마을 한곳과 중산간 마을 한곳의『지세명기장』을 참고하여 그 당시 제주지역 농가의 토지소유 현황을 살펴보았다.

해안마을의 총 토지면적은 171만3313평이며 지가총액은 56만6850원이다. 가구당 평균 토지소유 면적은 5387평이며 평균 토지 소유액은 1782원이다. 전(田)이 가장 많은 163만593평이고 그 다음은 잡종지가 5만8967평, 대지 2만1844평 순이며 답(논)과 지소(池沼)는 각각 1532평과 377평으로 적은 편이다. 대지가 4.12원으로 가장 비싸고 잡종지, 지소가 0.13원, 0.10원으로 낮으며 답은 0.96원으로 전 0.28원에 비해 3.5배 정도 비싸게 거래되었다.

이 마을은 500평 미만의 농가가 43가구로 가장 많지만 일 만평 이상의 농가도 42명이나 된다. 이중 3만평 이상 토지 소유 농가는 3가구인데 각각 3만1414평, 3만1334평, 3만438평으로 광작(廣作) 수준이다. 또한 일만평 이상 농가가 30가구, 이만평 이상 농가가 9가구이고, 그 당시 제주지역 평균 토지 소유보다 더 많은 토지를 가진 농가가 140여 가구로 나타나 제주도내 타 지역에 비해 토지 소유면적이 넓었다고 보아진다.

이 마을의 소유 토지를 액수로 보면, 500원 미만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501∼1000원 61명 1501∼2000원 38명 순이다. 그러나 8000원 이상도 6명이나 되며 평균 토지 소유 농가의 금액(1782원) 보다 많은 농가가 110여명이며 가장 많은 소유 토지 액수는 1만9453원이다.

   
 
중산간 마을의 총토지 면적은 100만1498평, 지가 총액은 41만8546원으로 토지 소유가구 평균 토지 면적은 4594평이고 평균 토지 소유액수는 1919원이다. 전이 가장 많은 97만4685평이고 그 다음은 대지가 2만3524평, 답 3264평 순이며 잡종지와 지소는 각각 20평과 0평으로 미미하다. 대지가 4.07원으로 가장 비싸고 답과 잡종지가 각각 2.53원, 1.36원으로 전은 0.31원으로 답에 비해 8배 정도 싸게 거래되었다. 총토지의 평균 지가는 0.41원으로 A마을 토지에 비해 높고 전의 평균 지가 보다 0.09원 많다.

이 마을의 토지소유현황을 살펴보면 1000∼1500평 농가가 32가구로 가장 많으며 일 만평 이상의 농가는 17명이다. 가장 많은 토지를 소유한 농가는 1만8095평을 소유했으며 2만평 이상 토지를 소유한 농가는 없다. 그 당시 제주지역 평균 토지소유보다 더 많은 토지를 소유한 농가도 80여 가구로 나타나 이 마을은 제주도내 타 지역에 비해 토지소유 면적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이 마을이 제주지역 다른 농어촌 마을에 비해 토지생산성과 농업생산성이 높아 이 정도의 토지 소유로도 충분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이해되며 농업 부산물과 축산업 등 농가부업 소득이 상당 부분 보충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소유 토지 액수 현황을 살펴보면, 500원 미만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501∼1000원 36명 1001∼1500원 33명 순이다. 그러나 8000원 이상은 5명이며 평균 토지 소유 농가의 액수(1919원) 보다 많은 가구는 80여 호이며 가장 많은 소유 토지 액수 농가는 1만3180원이다.

1913년 제주지역 총 3만7621호농가의 호당(戶當) 경지면적은 1.4ha이며 100ha 이상 1호, 5ha 이상 142호 1ha, 이상 7422호 1ha 이하 2만7056호 토지 무소유 3000호이다. 두 마을 모두 호당 경지면적이 당시 제주지역 농가 호당 경지면적 4200평보다 해안마을은 394평, 중산간마을은 394평이 더 많다. 이는 전국 호당 경지면적 4550평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해안마을의 토지거래가 중산간마을에 비해 활발하다는 것이다. 중산간마을의 경우『지세명기장』에 나타난 토지변동 사항이 매우 드문 반면 해안마을은 토지소유의 변동의 심하게 이루어졌으며 토지소유자도 인근 주변 마을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이것은 당시 신작로의 개설과 함께 중산간 지역에서 해안지역 마을로의 취락이동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세요람』(1939)에 의하면 1939년 4월말 제주지역 민유과세지(民有課稅地)의 평균 지가(평당)는 전(田) 4.56원, 답(畓) 36.34원 대(垈), 52.89원 평균 5.95원이다. 이와 비교해 보면, 20년 동안 제주지역의 지가는 평균 15배 가량 급격히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 진관훈 박사.
한편 예외적인 경우로 해안마을에서 3만평 이상의 대토지 소유자가 몇 년 사이 몇 백평의 토지 만 남기고 모두 매매한 사례가 있다. 추측컨데 이것은 개인적 상황이 아닌 정치적 사건과 깊이 연관된 개인사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토지소유의 변동을 그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는 마을 어르신들의 구술사로 재현하여 사회․정치․경제사적 상황과 더불어 입체화한다면 당시 생활사를 더욱 가치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제주대 사범대를 나왔으나 교단에 서지 않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2011) 학위를 받았다. 제주도 경제특보에 이어 지금은 지역산업육성 및 기업지원 전담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 대학,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등이 있으며『문화콘텐츠기술과 제주관광산업의 융복합화연구』(2010),『제주형 첨단제조업 발굴 및 산업별 육성전략연구』(2013),『제주자원기반 융복합산업화 기획연구』(2011) 등 보고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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