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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12신 …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 (10)] 제우스와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신
김승철  |  myth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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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1  10: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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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는 신화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대변한다. 인류가 걸어온 문명사적 궤적을 담아낸 것이 곧 신화다. 서양문명의 시금석이자 금자탑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가 말하는 그 문명사적 궤적을 오랜 기간 통찰해 온 김승철 원장의 시각으로 풀어본다. 그는 로마제국 이전 시대인 헬레니즘사를 파헤친 역사서를 써낸 의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난해한 의학서적이 아닌 유럽의 고대역사를 정통 사학자의 수준으로 집필한 게 바로 그다. 로마 역사에 흥미를 느껴 그 시대를 파고들다 국내에 변변한 연구서가 없자 아예 그동안 그가 탐독했던 자료를 묶어 책으로 펼쳐냈다. 그가 <그리스신화 이야기>를 제주의 독자들에게 풀어낸다./ 편집자 주
이 번 시간은 2세대 신 중의 하나인 디오니소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른 2세대 신들이 제우스와 여신 사이에서 태어난 것에 비해 디오니소스는 디오니소스와 여인 사이에 태어났음에도 올림푸스 12신 반열에 올랐다.

   
 
이 번 슬라이드는 세멜레와 제우스를 묘사한 슬라이드이다. 디오니소스의 모친은 카드모스의 딸 세멜레이다. 헤라는 제우스가 세멜레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헤라가 제우스의 바람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항상 같다. 제우스에게 잔소리를 하지만 하늘의 신인 제우스에게 보복을 하거나 응징을 하지는 못한다. 대신에 제우스의 상대역인 여신이나 여인에게 혹은 그들의 자식에게 보복하는 것이다.

제우스가 세멜레를 만난다는 것을 안 헤라는 세멜레의 유모 베로이아로 변신을 하였다. 그녀는 세멜레에게 밤마다 만나는 연인이 사람으로 변한 제우스라고 하는데 정말 제우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세멜레가 직접 그를 본 적이 없다고 하자 베로이아로 변한 헤라는 세멜레의 연인이 괴물일 수도 있으니 본 모습을 보여 달라고 부탁하라고 하였다.

그 말이 옳다고 여긴 세멜레는 제우스가 찾아온 밤에 소원을 하나 들어 달라고 하였다. 그녀는 부탁의 내용은 말하지도 않은 체 제우스에게 스틱스 강에 맹세를 하라고 하였다. 제우스는 사랑스런 세멜레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스틱스 강에 맹세를 하였다. 그러자 세멜레는 연인의 본래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였다.

제우스는 아차 싶었다. 이것은 헤라의 농간임을 알아차린 것이다. 하지만 스틱스 강에 맹세한 이상 제우스도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제우스가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자 몸에서 강한 열기가 나왔고 그 열기에 세멜레는 타서 죽고 말았다. 헤라의 의도대로 세멜레에게 복수를 한 것이다.

세멜레가 죽을 당시 그녀는 임신을 하고 있었다. 제우스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었지만 슬픔에 잠길 수만 없었다. 그래서 세멜레의 배속에 있던 아이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길렀다. 출산할 때가 되자 아이는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태어났다. 오른쪽 그림은 구스타프 모로라는 사람이 그린 그림인데 제우스의 오른쪽 허벅지에서 디오니소스가 태어나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다.

오른쪽 사진은 제우스가 헤르메스를 시켜 니사로 보내는 사진이다. 이유는 제우스가 헤라 몰래 세멜레의 아이 즉 디오니소스를 낳았기 때문에 헤라가 디오니소스에게 저주를 내릴까봐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이후 디오니소스는 세멜레의 자매인 이노에게 보내져서 그 곳에서 성장하였다. 이노 역시 나중에 헤라의 저주를 받아 자살을 하게 된다.

지도는 디오니소스가 자란 니사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디오니소스는 니사에서 자란 후 프리기아를 거쳐 그리스로 돌아왔다. 디오니소스가 니사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방법과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을 배워왔음은 물론이다. 신화에 따르면 와인은 현재의 투르크메니스탄에 지역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슬라이드는 마이나데스와 실레노스를 묘사한 사진이다. 당시에는 여인들이 억압된 생활을 하였는데 디오니소스가 만든 포도주를 마시고 일상의 괴로움을 잊었다. 그들 중에는 디오니소스를 열렬하게 숭배하는 여인들이 있었고 그들은 디오니소스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쫓아다니면서 술을 마시고 축제를 벌였다. 이들을 마이나데스라고 하는데 단수형은 마이나스이다. 오른쪽 그림 두 장은 실레노스를 묘사한 조각과 그림이다. 실레노스는 디오니소스의 스승으로서 항상 술에 취한 배불뚝이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다음 지도는 프리기아를 표시한 것이다. 실레노스가 항상 술에 취해 아무 곳에서나 자는 습관이 있었다. 어느 날 디오니소스가 스승을 찾았는데 찾을 수 없었다. 실레노스가 술에 취해서 어디선가 쓰러져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디오니소스가 스승을 찾아 헤메다가 프리기아라는 지방으로 갔더니 그 곳의 왕인 마이다스가 실레노스를 잘 돌보아 주고 있었다.

실레노스를 애타게 찾던 디오니소스는 마이다스 왕에게 거듭 감사의 표시를 하면서 마이다스에게 선물을 하나 주고 싶다고 하였다. 마이다스는 자신이 만지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능력을 달라고 하였다. 디오니소스는 마이다스에게 선물로 그 능력을 주었다. 마이다스는 신이 났다. 그가 손을 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니 그는 곧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음식을 만져도 황금이 되니까 혼자의 힘으로는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다. 그 정도까지는 참을 수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사랑스런 딸이 그에게 다가오자 무심결에 딸을 안았는데 딸이 황금으로 변했다. 슬픔에 빠진 마이다스는 디오니소스를 찾아가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없애 달라고 부탁하였다. 디오니소스는 그에게 팍톨루스 강(지금의 터키 사르디스 근처)에서 목욕을 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 능력이 사라졌고 대신에 그 강에서 사금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은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는 이미 포세이돈 편에서 이야기된 것인데 다시 반복한다. 미노스는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미노스는 크레타의 왕이 되고자 하였는데 세력이 미미하였다. 미노스는 포세이돈에게 왕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하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미노스는 포세이돈을 항상 경배하고 모시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포세이돈은 그 약속을 믿고 미노스가 크레타의 왕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결국 미노스가 크레타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왕이 된 미노스는 오만해져서 포세이돈과의 약속을 잊어버려 신을 경배하지 않게 되었다. 포세이돈은 화가 나서 황소 한 마리를 크레타로 보냈다.

황소가 멋있게 보였는지 미노스의 부인인 파시파에가 황소를 성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몸이 달아오른 파시파에는 부하인 다이달로스에게 방법을 상의하였다. 무엇이든 잘 만드는 재주가 있던 다이달로스는 나무를 이용하여 가짜 암소를 만들었다. 파시파에는 가짜 암소의 몸속에 들어갔는데 황소는 가짜 암소가 진짜 소인 줄 알고 사랑을 나누었다. 그래서 파시파에는 임신을 하게 되었다. 파시파에는 상반신은 황소이고 하반신은 사람인 괴물을 낳았는데 그가 미노타우로스이다. 미노스가 포세이돈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포세이돈이 크레타에게 준 저주의 결과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난 것이다.

미노타우로스는 젊은 남자와 여자를 먹이로 하였기 때문에 크레타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미노스 왕은 미노타우로스를 미궁에 가두었다. 하지만 자기 나라의 백성을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주어야 했다. 크레타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만 가자 미노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력이 약한 아테네에게 매년 7명의 남자와 7명의 여자를 먹이로 바치라고 하였다.

당시 아테네의 왕은 아이게우스였다. 미노스의 요구가 아이게우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이지만 크레타의 압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아이게우스의 아들 테세우스가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왔다.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보내지는 것을 참고 바라볼 수 없었다. 테세우스는 자신이 미노타우로스를 죽여 아테네 젊은이들의 목숨을 구하고 싶었다.

어느 해에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또 먹이로 보내게 될 때 테세우스는 자신도 그 대열에 끼겠다고 하였다. 자식이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가는 것을 아이게우스는 강렬하게 반대하였지만 테세우스의 의지를 굽힐 수는 없었다. 아이게우스는 아들 테세우스를 사지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슬픔에 잠긴 아이게우스는 테세우스에게 혹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살아오게 되면 흰 돛을 달고 죽어서 오게 되면 검은 돛을 달고 오라고 하였다.

다음 슬라이드는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미궁에 들어가서 미노타우로스를 찾는 상황을 나타낸 그림이다. 테세우스 일행이 크레타로 갔다. 미노스의 딸 중에 아리아드네라는 공주가 있었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늠름한 모습에 반하고 말았다. 그런데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의 먹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안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말렸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 대신 다른 사람을 보내고 테세우스는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자신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러 왔지 먹이가 결코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인다 할지라도 미궁을 빠져나오지 못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실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게 되면 실을 따라서 미궁을 빠져나오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물론 실의 한쪽 끝은 아리아드네가 잡고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무공이 강했던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였고 아리아드네가 준 실을 따라 미궁을 성공적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다음 슬라이드는 아테네, 크노소스, 낙소스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임무를 완수한 테세우스는 이제 아테네로 돌아가야 했다. 아리아드네는 아버지를 졸라 테세우스를 따라가겠다고 하였다. 결국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따라 아테네로 향하였는데 아테네로 가는 길에 낙소스 섬에 들르게 되었다. 낙소스 섬에는 마침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있었다.

이 사진은 아리아드네를 본 디오니소스를 표현한 그림이다. 가장 왼쪽에 붉은 천을 감고 있는 여인이 아리아드네이고, 중앙에 표범이 모는 마차를 탄 자가 디오니소스이다. 위쪽 칸 나무 뒤에 있는 흰 옷 입은 여인 바로 뒤쪽에 고개 숙여 쓰러진 자가 실레노스이다. 아리아드네의 왼쪽 어깨에 걸쳐 보이는 흰색 물체가 아마 아리아드네를 두고 떠나는 테세우스의 배일 것이다. 아리아드네를 본 디오니소스는 테세우스에게 그녀를 포기할 것을 종용하였고 테세우스는 하는 수 없이 그녀를 두고 아테네로 떠났다. 낙소스 섬에 남은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와 같이 지내게 되었고 나중에는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한다.

   
▲ 김승철 원장.
얼마 후 정신을 차린 테세우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온 슬픔에 검은 돛을 흰 돛으로 바꾸는 것을 잊었다. 멀리서 검은 돛의 배를 본 아이게우스는 자신의 아들이 결국 미노타우로스의 먹이가 된 것으로 잘 못 알고는 슬픔에 못 이겨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 아이게우스가 빠져 죽은 바다라고 하여 그 바다를 에게 해라고 한다.

이 슬라이드는 디오니소스 축제를 표현한 그림이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억압받는 여인들이 디오니소스를 숭배함으로써 현실의 괴로움을 잊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쳐서 가정을 버리고 디오니소스를 숭상하게 되었는데 이들을 마이나데스라고 한다. 다른 말로 여인들이 술을 통해서 해방감을 맛보았다고 볼 수도 있다.

디오니소스는 연극의 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코모스라는 희극과 트라고스라는 비극을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상연하기도 하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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