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기자의 눈] 선도.보호에도 한계 ... 사회적 관심과 자각 필요

 

수능시험 한파가 지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성년을 맞는 수헙생들이 인생에서 맞닥뜨릴 어찌보면 가장 중대한 문제다.

 

수능시험을 치르고 압박감에서 벗어난 학생들은 이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정신이 해이해져 폭력, 성경험, 음주, 흡연, 신분증 위조 등의 탈선행위로 이어지기 일쑤다. 인생의 첫 고비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주경찰청, 제주도교육청은 13일 오후부터 연말까지 걸쳐 학생들의 수능시험 뒤 발생하기 쉬운 학교폭력, 유해업소출입 등 각종 탈선행위를 예방·선도 및 단속키로 했다.

 

그러나 민관기관의 각종 노력에도 불구, 학생들의 수능 후 일탈행위는 근절되지 못하고 매해 반복되면서 오히려 증가하는 실정이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상으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신분증을 위조하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면서 암암리에 신분증 거래(사문서 위조) 등이 성행하고 있다.

 

신분증을 위조해야 음주, 흡연, 유해업소 출입, 성경험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신분증 위조로 적발된 청소년사범은 전국적으로 지난 3년 간(2011∼2013) 5000여명에 달한다.

 

심지어 수능이 끝난 뒤 유흥비를 마련키 위해 특수강도죄도 서슴치 않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2009년 12월 제주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 A(19)군 등 7명이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귀가 중이던 남성을 협박한 뒤 집단폭행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또 같은 시기 12차례에 걸쳐 심야시간에 성당, 교회 안 금품을 훔친 수험생 B(19)군 등 3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검거됐다.

 

제주경찰이 지난 6년 간 매해 수능시험 다음날부터 단속을 벌여 검거한 청소년사범(강력, 절도, 폭력, 청소년 유해업소 출입 등)은 평균 100여명에 달한다.   

 

수능시험 성적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도 있다.

 

일례로 지난해 말 제주에서 수능성적을 비관한 여고생 C(19)양이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수능시험뿐만 아니라 고입시험이 끝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도 있는데 2012년 말 제주시내 여중생 D(16)양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성적비관이 사유다. 

 

이처럼 수능 뒤 벌어지는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는 고질적 사회문제다. 

 

전문가들과 언론, 시민사회단체들은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에게 학부모들이나 어른들이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매해 조언한다. 

 

청소년 일탈현장에서 활약 중인 경찰과 소방당국의 선도나 단속, 예방 대처 등은 매해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도민사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제주연강병원 강지언 이사장(신경정신과 전문의)은 "수능이라는 큰 목표 의식이 사라지면서 공허함과 점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인,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탈선 행동을 하기 쉽다"며 "해이해지고 산만한 심리상태에서 술을 마심으로서 분노가 폭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성언 제14대 교육감 재임 당시인 2012년 제주도교육청은 수능을 치른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결석 시 원인확인 및 학부모와 정보공유 ▲하교 후 불필요한 배회 및 우범지역을 출입하지 않도록 지도 ▲학생과 학부모 비상연락망 정비 ▲시험 후 성적 저조로 고민하는 학생 상담(격려)강화 ▲학생 생활 및 진로(진학)관련 상담 과정에서 학생 인격존중 ▲ 해당 지역 경찰관서 및 청소년 선도 관련 유관단체 등과 긴밀한 유대관계 유지 등을 일선학교에 실시토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이 끝난 뒤 12월 말 신분증을 위조한 채로 제주시내 유해업소에 출입해 단속된 청소년들이 제주도교육청의 노력을 무색케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경찰 등은 수능시험이 끝난 뒤 동계 방학 및 연말연시 기간 중 청소년 선도 및 보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수능을 끝낸 청소년들은 여전히 시한폭탄이다.

 

일탈을 막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성년으로 접어드는 이 때 스스로의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긴장의 끈이 더 중요하다. 

 

이제 스스로 인생을 책임질 첫 걸음을 뗀 게 바로 수능시험을 마무리한 우리 청소년들이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