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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뱃길이 불안하다 …운항중단, 고장 곳곳 '멀미'<이슈>설봉호 화재사고 제주~부산 뱃길 중단…수출업자 배편 확보 '전쟁중'
인천연결 배 고장 표류에 제주~추자 배는 잦은 고장, 결항으로 주민불만 폭발
최병근 기자  |  whiteworld84@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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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29  14: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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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주민 정모(49.여)씨는 지난 15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는 제주에서 추자도로 가기 위해 아침일찍 표를 구하고 추자행 배에 올랐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배는 떠나지 않았다. 그는 "조금만 기다리면 출발하겠지..."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러나 한시간이 지나자 선사 측으로부터 "배에 이상이 생겼다.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핑크돌핀호는 12시20분쯤 결항을 통보했다. 3시간 만의 결항 통보였다.

정씨는 "선사측에서 일찍 통보만 했어도 다른 볼일이라도 봤을 것이다. 나를 비롯한 모든 승객들이 3시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뺏겼다. 하지만 선사 측에서는 뱃삯만 환불해 줬을 뿐 시간을 허비한 것에 대해 어떠한 보상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씨월드고속훼리(주)의 핑크돌핀호. 현재 수리와 정비를 위해 운항하지 않고 있다. 다음 달 11일쯤에야 운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제이누리 DB

뱃길 불편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제주에서 부산 뱃길이 끊긴 건 이미 오래전 얘기다. 피해는 고스란히 수산물 수출업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광어수출업체인 동방씨월드의 고수일 과장은 "제주와 부산을 잇는 뱃길이 끊겨 굉장히 불편하다. 일본으로 광어를 수출하는데 부산 뱃길이 막히니 녹동 또는 목포항으로 갔다가 다시 부산항으로 간다. 이 과정에서 물류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이를 모두 유통업체측이 부담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부산배가 없어지면서 성수기에는 배를 맞추기 조차 어렵다. 목포, 녹동으로 가는 배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다음달에 부산으로 가는 배가 생긴다고 하는데 활어차는 선적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정말 많이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안한 제주행 뱃길, 잦은 고장 사고 결항...

제주와 뭍을 잇는 바닷길이 불안하다. 잦은 고장으로 불안하고, 끊긴 뱃길은 장기간이 흘렀지만 되살아날 기미가 없다. 표류하고 있는 뱃길인 것이다.

제주와 추자를 잇는 배는 낡아 고장이 잦아 툭하면 점검에 나서 배타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뱃길이 막히면서 주민들의 발길도 묶였다.

제주~부산 뱃길도 마찬가지다 제주와 부산 바닷길을 운항하던 동양고속훼리(주)가 여객선 코지아일랜드를 매각한다며 지난 15일 면허반납 의사를 제주해양관리단에 제출했다. 이로써 35년을 이어온 제주와 부산을 잇는 뱃길이 완전히 끊기게 된 것이다.

코지아일랜드호와 함께 제주~부산을 잇던 현대 설봉호는 지난해 9월 배에 불이난 뒤 폐선처리 됐다.

제주~인천 뱃길도 사고를 겪었다. 지난 2월 제주와 인천을 운항하던 6000t급 여객선 오하마나호가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 근처 바다에서 승객 250여명을 태운채 고장이 나 5시간 가량 표류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서귀포와 부산을 잇는 뱃길이 시도만 이뤄지다 결국 취소됐다.

이에 반해 배편으로 제주를 찾는 여행객은 늘어나는 추세다. 

   
▲ (주)한일고속의 한일카페리3호. 정기 정밀검사를 마친 뒤 21일부터 운항되고 있다. 그러나 선령이 27년이나 됐다./제이누리 DB

제주해양관리단 여객수송실적에 따르면 2002년 배를 이용해 제주를 찾은 사람은 88만6158명, 2003년 103만8552명이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2010년 228만7845명, 2011년 280만7643명을 기록했다. 뱃길 이용객 300만을 눈앞에 두는 추세였다.

하지만 2012년부터 추세는 꺾였다. 274만6394명으로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저가항공이 활황세를 기록하면서 부터다. 배를 이용해 제주로 들어오던 관광객이 저가항공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뱃삯이 저가항공과 비슷하면서도 시간은 더 걸린다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고유가 사태까지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안한 1차산업, 한중FTA에 부산 뱃길까지 끊기면...

이 같이 제주에서 부산으로 가는 뱃길이 끊기자 농수산물 유통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농수산물의 특성상 제때 시장으로 출하하지 못하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만 신경쓰다 정작 제주도내 1차산업 피해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도내에서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광어의 경우 부산행 뱃길이 끊기면서 목포와 녹동 등 전남지역 뱃길을 통해 고속도로를 이용해 부산까지 가다보니 당초보다 2배 많은 물류비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에만 3338t의 광어를 수출하면서 6억원에 이르는 추가 물류비가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어류양식수협 측은 "제주산 광어의 경우 트럭(활어차)를 이용해 전량 수출길에 나서고 있는데 내륙 운송비까지 들다보니 추가로 물류비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이 모두 생산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제주와 부산을 연결하는 직항편 운항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백합 등 수출품목과 뭍으로 올라가는 다른 농산물에도 마찬가지다.

   
▲ 제주와 부산 사이의 뱃길이 끊기면서 농수산물 유통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제주산 월동채소가 집중 출하되는 시기에 배편이 없어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제이누리DB

제주광어를 수출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활어차 운전자들이 서러운 측면이 있다. 공산품과 달리 살아있는 광어를 차에 싣고 가다보니 산소, 수온, 염도 조절을 위해 24시간 전기를 틀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항상 긴장상태에 있어야 한다. 더구나 뱃시간을 맞추기 위해 밤 늦은시간까지 운전을 해야 해서 졸음운전 위험도 매우 높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부산항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일본으로 들어가는 수출물량이 모두 부산항을 통해서만 선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부산항을 잇는 배편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농수산물 유통문제 외에도 수학여행단 등 대규모 관광객들이 배를 이용하지 못하자 항공기로 몰리면서 항공노선이 북새통을 이뤄 불편을 끼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2005년에는 제주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제주항 연안여객선 터미널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부족한 배편으로 인해 이미 예약은 끝난 상황이었다.

우 지사 공약 '제주해운공사'설립...이제와서 '계획없다'

   
▲ 제주도와 뭍을 잇는 뱃길.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제주~부산 정기여객선 취항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더구나 우근민 도지사가 2010년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제주해운공사' 설립 계획은 지난해 2월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무산됐다. 해운산업 육성 계획이 백지화된 것이다.

지난해 2월 제주도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제주발전연구원에 의뢰했던 용역결과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향후 민간차원의 한·중·일 국제카페리가 운항할 예정이어서 민간 사업자와의 경쟁 및 마찰이 우려된다고 나타났다.

연구용역을 실시한 제발연과 수산개발원은 우 지사 임기 내에 검토가 가능한 사업은 평택종합물류센터와 제주외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조성사업 정도라고 제시했다.

박태희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지난 2월 이후 제주해운공사 설립계획은 중단됐다"며 "제주도가 직접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은 선석(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장소)을 선정하는 것 밖에 없다. 4월부터 여객선 2척(5000t, 6000t)이 운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현재 제주와 부산을 잇는 배편은 4000t급 화물선 단 두척 뿐이다. 동절기에는 감귤과 월동채소가 집중 출하되고 있어 추가 물류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전남지역 배편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공동화 도입으로 물류체계 개선해야"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선 이번사태를 기회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류공동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제주와 뭍을 잇는 다양한 교통편이 마련돼야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을 것이라 강조했다.

윤의식 한국물류기술연구원 부원장은 지난해 12월 제주지역 물류발전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제주는 1차산업 제품을 제외한 물자(식품 생활용품 건자재 등)를 육지에서 들여와야 하는 소비.관광지역"이라며 "따라서 물류 공동화, 통합화, 규모화를 추진하면 효과가 큰 지정학적 강점이 있다"고 물류체계 개선을 제안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제주 전체의 물류코스트 절감을 위해 양방향 공동물류를 활성화하는 공익적 성격의 공동물류센터 구축, 공동 물류정보의 제공을 통해 제3자 물류, 공동물류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실질적인 물류 합리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희 제주대 경영학과 교수도 물류공동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제주도내 유통업자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제주~부산 뱃길이 끊기면서 가구와 같은 대형화물이 도내로 들어오지 못해 불편해 하고 있다"며 제주~부산 뱃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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