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 등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이들에 대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의회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이도1･건입동)은 22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제주로 유배를 온 이들 중에 제주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 많다”며 “이에 대해 행정이 적극적으로 발굴해 자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날 행감에 출석한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상대로 “제주문학관이 건립 중이고 행정이 이 안에 유배문학관 전시공간을 마련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제주로 유배를 온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문학이 아닌 문화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 의원은 “추사 김정희는 대정에 머물면서 많은 제자를 가르치고 제주사회에 영향을 끼쳤고 근대 개화파 박영효는 제주 최초 여학교 개교에 영향을 끼쳤다”며 “이는 문학과 별개로 가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어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제주에서 숨을 거둔 광해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문 의원은 “광해는 제주 동쪽 마을 행원리에서 올라와서 4년 4개월 동안 유배생활을 하다 돌아가시고 관덕정에서 대제를 지냈다”며 “하지만 묘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다. 남양주는 이것을 가지고 많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정작 4년4개월의 유배생활을 하고 제주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임에도 제주에서는 그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해는 역사적으로 재평가가 이뤄지는 인물이기도 하다”며 “광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굴해 이를 자원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부지사는 문 의원의 지적에 공감을 하면서 “광해나 김정희 말고도 송시열이나 최익현 등의 유학자들이 제주에 유배를 왔지만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지적 사항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 부지사는 이어 “유배 온 사람들이 제주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는 부분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자라나는 세대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관광콘텐츠로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이에 “최근에는 제주에 많은 이주민들이 와서 제주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 사람들은 제주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역사를 인식하고 자연을 지키려 하고 있다. 과거 유배인들 중에도 그런 모습들이 있었다. 유배를 과거의 역사로만 국한 시킬 것이 아니라 현재와 맞물리도록 하면서 이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거듭 ‘유배 문화관’ 추진을 주문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