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을 사회적 합의로 풀겠다는 위성곤 제주지사의 핵심 공약이 출발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제주에서는 찬반 진영이 공론화 방식과 민관협의회 참여 조건을 놓고 맞서고 있는 데다 정부가 제2공항 관련 예산을 지출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면서 갈등 해결과 사업 추진 모두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1일 제주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위 지사는 지난 6월17일 당선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제2공항 갈등을 2027년 안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당시 위 지사는 "찬반을 떠나 도민의 뜻으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정보 공개와 숙의를 거친 뒤 주민투표나 공론조사 등 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종 의견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찬반 단체 등이 참여하는 도지사 직속 '제2공항갈등해결민관협의회'를 구성해 4개월간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 7월 말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8~12월 운영비와 인건비 등 3억원도 확보했다.
하지만 협의회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찬성 측인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회가 현재 방식의 협의회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오병관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장은 "지난 11년간 반대 측이 제기한 쟁점에 대해 수차례 검증이 이뤄졌고 환경영향평가 이후 주민 의견 수렴과 제주도의회 동의 등 법적 절차가 남아 있다"며 "공론화나 주민투표를 통해 사업 추진 여부를 다시 결정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찬성 측은 ▲찬반 논리의 투명한 도민 공개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의제 제외 ▲협의회 결론 비공개 ▲도지사의 최종 정책 결단 등 4가지 조건이 받아들여질 경우 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반대 측은 협의회에 참여하되 주민투표를 가장 바람직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찬식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집행위원장은 "협의회에 참여는 하되, 제2공항은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공론조사 등 다른 방식을 원천적으로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찬반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제주도는 오는 3일 소위원회 회의를 열어 양측이 제시한 조건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민관협의회가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공론조사와 의견 수렴 등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과 절차를 알리고 논의하기 위한 기구라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찬반 단체와 갈등해결 전문가, 항공 전문가, 공무원 등 20명 안팎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내년도 제2공항 예산도 크게 줄었다.
정부는 1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820조원 규모의 '2027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69조원을 편성하면서 관행적 예산과 집행이 부진한 사업 등을 대상으로 9조6000억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실시했고 제주 제2공항도 대상에 포함됐다.
국토부가 당초 제2공항 사업비로 반영했던 150억원 가운데 98억원이 삭감되면서 정부 예산안에는 52억원만 남았다. 당초 요구액의 약 35% 수준으로, 삭감된 예산은 내년 실시설계에 대비한 사업비다.
제2공항은 국토부의 기본계획 고시 이후 현재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초안 작성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본예산 150억원과 전년도 이월액 47억원 등 모두 197억원이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에 투입되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가덕도신공항 사업비 4311억원을 비롯해 새만금신항만 공사비 1200억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민항보상비·설계비 202억원, 울릉도 소형공항 공사비 1137억원 등이 반영됐다.
국토부는 제2공항 예산 삭감에도 사업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 범위에서 사업별 조정을 하면서 일부 감액 조치가 있었다"며 "연내 기본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실시설계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내에서는 민관협의회 출범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하고 정부에서는 내년도 실시설계 관련 예산까지 대폭 줄면서 위 지사가 공언한 '2027년 제2공항 갈등 해결' 구상도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