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000호를 넘어섰다. 이미 공사가 끝났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한 이른바 ‘악성 미분양’도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면서 제주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3303호로 집계됐다.
한 달 전 2909호보다 394호(13.5%) 늘어난 규모다.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2299호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고, 서귀포시는 1004호였다.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3000호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월 2909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300호 선을 훌쩍 뛰어넘으며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더 큰 문제는 미분양 물량 대부분이 이미 준공을 마친 주택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제주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364호로 전월 2339호보다 25호(1.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주시가 1367호, 서귀포시가 997호다.
전체 미분양 3303호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71.6%에 달한다. 미분양 주택 10채 가운데 7채 이상이 집을 다 지어놓고도 팔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미분양 적체 속에 주택 거래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주택 매매거래량은 519건으로 전월 552건보다 6.0%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 542건과 비교해서도 4.2% 줄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18.3%에 달한다.
전월세 거래는 2403건으로 전월보다 1.3%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1.2% 감소했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와 착공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지난달 제주지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24호로 지난해 같은 달 113호보다 98.2% 증가했다. 올해 1~7월 누계 인허가는 1031호로 전년 동기보다 5.7% 늘었다.
착공 물량도 지난달 177호로 전년 동월 78호보다 126.9% 증가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착공 물량은 1271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반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준공 물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달 준공된 주택은 75호로 지난해 같은 달 342호보다 78.1% 급감했다. 1~7월 누계 역시 1268호로 전년 동기보다 15.0% 감소했다.
주택 공급 속도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기존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제주 주택시장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고분양가와 청약 수요 위축, 지역별 입지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제주시 도심권에서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1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이 커졌다.
읍·면지역에서도 교통과 생활편의시설 등 입지 여건에 따라 수요가 갈리면서 단지별 분양 성적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결국 신규 주택 공급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하면서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사상 처음 3000호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