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제주도민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던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가 폐지와 보완의 갈림길에 섰다. 위성곤 제주지사가 선거 과정에서 전면 폐지와 상시 분리배출 전환을 제시함에 따라 제주도가 시범운영과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제도 개편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요일별 배출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오는 9~10월 중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용역비 1억원을 확보했다.
연구용역과 함께 오는 10월쯤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재활용품을 요일과 시간에 관계없이 버릴 수 있는 24시간 상시배출 시범운영도 추진한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도민 의견 등을 용역에 반영해 내년 중 현행 제도를 폐지할지, 보완해 유지할지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요일별 배출제 폐지는 위성곤 지사의 주요 생활밀착형 공약 중 하나다.
위 지사는 도지사 선거에 앞서 지난 2월 요일별 배출제를 전면 폐지하고 상시 분리배출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당시 위 지사는 “지난 10년간 도민들의 환경 의식 수준은 크게 향상됐음에도 행정은 여전히 ‘요일별 배출’이라는 행정 편의주의적 틀에 갇혀 있다”며 “도민에게 지키라고만 강요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행정이 함께 책임지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도민들의 높은 환경 의식이라면 현재의 클린하우스 인프라에서도 충분히 상시 배출이 가능하다”며 “중요한 것은 행정이 수거와 처리 시스템을 얼마나 더 철저하게 구축하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제주의 요일별 배출제는 2016년 제주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17년 7월부터 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현재 월요일은 플라스틱, 화요일은 종이·병·불연성, 수요일은 캔·고철, 목요일은 스티로폼·비닐, 금요일은 플라스틱, 토요일은 종이·병·불연성, 일요일은 스티로폼·플라스틱·비닐류 등을 배출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배출시간도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로 제한돼 있다.
제도 시행 이후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정착시키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도민 불편도 끊이지 않았다.
정해진 요일을 놓치면 해당 재활용품을 며칠간 집에 보관해야 하고, 특히 여름철에는 위생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품목별 배출요일이 달라 요일을 착각하거나 제때 재활용품을 버리지 못한다는 불편도 이어졌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양 행정시는 2017년부터 생활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상시 배출할 수 있는 재활용도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는 클린하우스 1613곳과 재활용도움센터 201곳이 설치돼 있다. 재활용도움센터에서는 요일에 관계없이 품목별 재활용품을 배출할 수 있지만, 일반 클린하우스에서는 여전히 요일별 배출제가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모든 클린하우스에서 24시간 상시배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전환할 경우 이를 뒷받침할 수거·처리 시스템도 함께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주시는 상시배출제 도입에 앞서 청소차량 증차와 환경미화원 등 수거인력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출량과 관계없이 품목별 재활용품이 매일 배출되면 현재보다 수거 횟수가 늘어나 차량과 인력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시 읍·면·동에 배치된 청소차량은 종량제 수거차량 31대, 재활용품 수거차량 32대, 스티로폼·대형폐기물 수거차량 16대 등 모두 79대다. 청소차량 운전원은 140명, 환경미화원은 216명으로 수거 인력은 모두 356명이다.
재활용률 저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출 편의성이 높아지는 대신 재활용품과 생활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하지 않는 혼합배출이 늘어날 경우 오히려 재활용 체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제주시 관계자는 “혼합 배출 시 생활쓰레기와 재활용품이 뒤섞이면서 현재보다 재활용률이 하락할 수 있다”며 “청소차량은 3인 1조로 운영하고 있어 24시간 배출제가 시행되면 차량과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위 지사가 공약한 ‘요일별 배출제 폐지’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도민 편의뿐만 아니라 추가 인력과 차량, 예산, 재활용률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우선 상시배출 시범운영을 통해 실제 쓰레기 배출량과 수거·처리 과정의 변화를 살펴보고 도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요일별 배출제에 대한 장단점이 팽팽한 만큼 연내 24시간 상시배출 시범지역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도민 의견을 수렴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내년에 제도를 폐지할지 보완할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