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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제주 이전 추진 속 퇴역경주마 관리 부실 논란 ... 이력관리 신뢰성도 도마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에 속도를 내며 '대한민국 말산업 중심지'를 내세우는 제주가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퇴역경주마의 체계적인 관리를 내세웠지만 정작 퇴역경주마들은 불법도축장으로 팔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지난 6월 15일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에서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을 공식 건의했고, 제주도도 같은 날 한국마사회를 방문해 유치 제안서를 전달하며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섰다.

 

제주도는 전국 유일의 말산업 집적 기반과 제주경마장 인프라 등을 앞세워 제주가 대한민국 말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도내에서 퇴역경주마 관리 실태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기관 이전에 앞서 관리 시스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제주시의 한 말 농장에서는 불법도축 정황이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훼손된 말 사체와 도축 흔적, 냉동고에 보관된 말고기와 흑염소 사체가 발견됐으며 살아있는 말 4마리가 구조됐다.

 

이 가운데 한 마리는 퇴역경주마 '천행챗'으로 확인됐다.

 

천행챗은 2021년 태어나 약 3년 4개월 동안 경주에 출전해 1억4675만원의 상금을 획득한 뒤 퇴역했다. 이후 승용마로 용도가 변경됐지만 퇴역한 지 약 20일 만에 불법도축장에서 발견됐다.

 

한국마사회는 퇴역경주마의 승용 전환을 복지 정책의 성과로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관리실태는 딴판이었다.

 

최근에는 말 이력관리 시스템의 신뢰성을 흔드는 사례도 확인됐다.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에 따르면 한국마사회 말 이력제에는 제주의 한 목장에 승용 전환된 퇴역경주마 156마리가 있는 것으로 등록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17일 제주도청 관계자와 함께 현장을 확인한 결과 해당 말들은 단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해당 목장에는 경주마 생산용 말만 사육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제도상 말의 소유권 변경이나 소재지 이동, 용도 변경은 즉시 신고해야 하지만 시스템에는 여전히 해당 목장에서 보유 중인 것으로 등록돼 있었다.

 

제주비건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퇴역경주마 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민간으로 이동한 5565마리 가운데 1354마리는 생사 확인이 되지 않거나 추적이 끊긴 뒤 '현행화 폐사'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거래 퇴역마의 약 24.3%에 해당한다.

 

'현행화 폐사'는 장기간 개체 확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스템상 폐사로 정리하는 행정 절차로 실제 폐사를 확인하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마사회가 2019년 수행한 연구보고서에서는 일부 승마시설과 목장이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폐사 신고 없이 매립하는 사례가 있었고, 조사 대상 승마시설의 47.6%가 매립 처리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156마리 사례가 실제 불법 유통이나 불법 매립으로 이어졌다고 단정되지는 않았다.

 

한국마사회는 승용 전환된 말은 마이크로칩과 정기 대면조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상 존재하는 말들이 실제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은 데다 퇴역경주마가 불법도축장까지 흘러간 사례가 확인되면서 현행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제주도가 한국마사회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말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관 유치에 앞서 퇴역경주마 관리와 복지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경주퇴역마 이력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말 등록의 법적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퇴역경주마의 이동과 소유권 변경, 폐사 관리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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