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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대학 동기·정치적 신뢰 속 이상봉 낙점 ... 공모 절차는 '형식'?

 

민선 9기 위성곤 제주도정의 첫 행정시장 인선을 계기로 제주 행정시장 공모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지난달 31일 기후경제부지사에 이창흠 전 대통령실 기후환경비서관을, 제주시장에 이상봉 전 제주도의회 의장을 각각 지명했다. 반면 서귀포시장은 공모 심사에서 1순위 후보자가 선정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제주시장 인선이었다.

 

이상봉 지명자는 제주대 출신으로 위성곤 지사와 대학 동기이며 학생운동을 함께했던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같은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을 이어온 '정치적 동지'다.

 

정치권에서는 민선 9기 핵심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도정 철학을 공유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제주시장은 도정의 주요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고 제주도의회와 행정조직,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자리인 만큼 도지사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결과보다 과정이다.

 

이번 공모에는 제주시장에 4명, 서귀포시장에 3명이 지원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상봉 전 의장이 유력 후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고, 실제 결과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공개모집이 실질적인 경쟁보다는 절차를 갖추기 위한 형식에 머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7월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이후 김태환 도정에서는 김영훈 제주시장과 이영두 서귀포시장이, 우근민 도정에서는 김병립 제주시장과 고창후 서귀포시장이 각각 첫 행정시장으로 임명됐다. 원희룡 도정에서는 이지훈 제주시장과 현을생 서귀포시장, 오영훈 도정에서는 강병삼 제주시장과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첫 행정시장으로 발탁됐다. 

 

공개모집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도정마다 공모 이전부터 특정 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실제 임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제도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제주특별법은 또 다른 방식도 허용하고 있다. 제주특별법 제31조는 도지사 후보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후보자를 미리 공표할 수 있으며 당선 후에는 선거 과정에서 공표한 사람을 행정시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러닝메이트제'를 법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역대 제주도정은 한 차례도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특정 인물을 선거 과정에서부터 행정시장 후보로 내세울 경우 경쟁을 벌인 다른 세력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지는 등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도 이상봉 지명자가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해 어떤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최종 선정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모집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평가 기준과 심사 결과, 선정 이유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도지사와 정책 철학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면 공개모집보다 제주특별법이 허용하는 러닝메이트제를 활용해 선거 과정에서부터 도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책임정치에 더 부합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공개모집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법이 허용하는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해 책임정치를 강화할 것인지. 제주 행정시장 인선 제도가 수술대에 오를 시점이 다가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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